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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취향나름

같은뿌리, 다른음악 - 신해철 VS 정석원

by soulfree 2009. 7. 2.

혈님의 블로그에 이런 말이 써있었다.
"나의 사춘기는 어떤날로 가득했다."
저 글을 내 버전으로 써보자면
"나의 수험생활은 무한궤도로 가득했다" 정도일까? ^^

무한궤도, 015B, 신해철

그대에게
우리앞의 생이 끝나갈때
여름이야기
텅빈 거리에서
2층의 작은방
안녕
슬픈표정하지 말아요
인생이란 이름의 꿈
연극속에서
나에게 쓰는 편지
길 위에서

야간자율학습때
도서실에서 답답할때
대학 입학원서를 넣으려 뛰어갈때
내 기억에 또렷하게 각인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노래가 이들의 노래였지...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뮤지션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나의 일순위는 해철옹과 상옹. ^^

물론 석원님의 곡도 무척 좋아해~
이승환과 박정현의 음악적 전환기(?)를 선사해줬던 석원님의 아름답고 섬세하면서도 스케일 있는 곡!
모노음을 이용한 놀라운 앨범 럭키7의 멋진곡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너무 멋졌지~
성냥팔이 소녀도, 그녀에게 전화오게하는 방법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곡이 되었지만...
해철옹, 석원님.
두분과 두팀... 모두 너무 좋아하지만...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음...015B의 공백만큼 NEXT에게 밀렸다고 보심 되겠어요~^^;;;



출처>> http://music.naver.com/special.nhn?m=main&specialid=155



Special | 창조적인 뮤지션, 신해철 vs 정석원 글 : 권오경 (음악인) / 구성 : 네이버 뮤직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한궤도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대상을 차지할 때의 장면이 아직도 떠오른다.
20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 '그대에게'는 여전히 대학가의 영원한 응원가 레퍼토리로 남아있다. 당시 유행했던 장국영 헤어스타일을 하고 무대에 섰던 신해철은 지금 삭발을 한 상태다. 015B는 그때 이렇게 노래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 손엔 외로운 동전 두 개뿐.' 지금 공중전화는 20원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아니, 공중전화를 쓰는 사람도 거의 없다.

많은 세월이 흘렀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러나 당시 신해철과 정석원의 곡들은 단순히 지금 '추억'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들이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뮤지션들이어서가 아니다. 실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신해철과 정석원을 낳은 무한궤도, 무한궤도 해체 후 이들이 만든 015B와 N.EX.T의 초기 시절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만나게 될 것이다.


Round .1 | 그들 음악의 뿌리, 무한궤도

보컬리스트 신해철 vs. 키보디스트 정석원
1988년 정석원과 신해철은 각각 MBC 강변가요제에 도전하지만 입상에는 실패하고 만다. 둘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같은 해 신해철은 '무한궤도'라는 팀을 결성해 다시 MBC 대학가요제에 도전한다. 결과는 대상. '그대에게'는 전파를 타기 시작했고, 무한궤도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그룹이 됐다. 1집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멤버들이 탈퇴하려하자 신해철은 강변가요제에서 인연을 맺었던 정석원을 떠올린다. 결국 새 키보디스트로 정석원을 영입했고 드디어 1989년 데뷔 앨범을 발매한다.




Round .2 | 궤도의 이탈, 그리고 결별

솔로로 데뷔한 신해철 vs. 015B로 데뷔한 정석원
'무한궤도'라는 이름처럼 무한히 장수할 것 같았던 이 그룹은 데뷔 앨범을 마지막 음반으로 남긴 채 해제되고 만다. 무한궤도가 대학생들로 구성된 팀이다 보니 멤버들이 생각하는 미래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었다. 신해철은 음악을 업으로 삼길 원했고, 일부 멤버들은 다시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길 원했다. 음악적으로도 갈등했다. 마침 신해철이 대마초 흡연으로 언론에 그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무한궤도는 결국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됐다. 정석원과 신해철의 음악 여정이 두 갈래 길로 나뉘는 순간이었다.


정석원은 무한궤도의 멤버였던 조형곤, 조현찬, 친형인 기타리스트 장호일과 함께 015B를 결성해 1990년 데뷔 앨범을 발표했고, 신해철도 같은 해 솔로 앨범을 내게 됨으로써 무한궤도라는 이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활동기간이 길지 않았던 까닭에 무한궤도는 신해철과 015B라는 두 이름으로 금세 바뀌어 기억되기 시작했다. 신해철은 두 장의 솔로 앨범을 낸 후 N.EX.T를 결성했다.


Round .3 | 015B와 N.EX.T라는 이름으로
발라드 중심의 015B vs. 록 중심의 N.EX.T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석원과 신해철은 무한궤도 시절 음악적인 견해차가 있었다고 한다. 015B와 N.EX.T의 음악을 비교한다면 그 차이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결성 초기에는 어느 정도의 교집합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후의 음악들은 점차 달라져갔다. 015B와 N.EX.T가 첫 해체시기를 맞았던 90년대 중반의 두 그룹의 음악을 살펴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015B는 초기에는 발라드를 중심으로 하우스, 록, 복고적인 댄스 리듬을 활용한 곡 등 여러 가지 음악 스타일을 선보였다. 신해철은 솔로 앨범 2장을 내고 1992년 N.EX.T를 결성했다. 솔로 활동에서 이미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한 보여줬다. 독특한 느낌의 발라드로 대중을 아우르는 동시에 영어 랩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등 실험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N.EX.T에서 역시 그는 마찬가지였다. 최고였다. 거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녔다. 데뷔작에선 록을 기반으로 팝과 일렉트로니카적 요소까지 아울렀다.


Round .4 | 닮은 듯, 다른 듯 현재를 앞서간 음악들
음반 프로듀서 정석원 vs. 솔로 프로젝트 신해철
해체와 재결성의 과정을 겪었던 두 그룹은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만큼 유사점도 많다. 015B는 1996년, N.EX.T는 그 다음해인 97년 해체된다. 각각 6장, 4장의 음반을 발표했던 때다. 그룹 해체 후 정석원은 캐나다로, 신해철은 영국으로 향한다. 귀국 후 정석원은 주로 음반 프로듀서로 활동했고, 신해철은 개인 앨범을 여러 프로젝트 형태로 발매했다.



20세기 말을 달궜던 두 그룹은 21세기에 들어 재결성된다. 015B는 해체된 지 10년만인 2006년 7집을 발표하면서 돌아왔고, N.EX.T는 2003년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결성돼 이듬해 5집을 발매했다. 현재 정석원은 장호일과 함께 015B의 이름으로 여러 공연 활동 중이며, 신해철은 N.EX.T 활동과 함께 방송인, 프로듀서로도 맹활약 중이다. 015B와 N.EX.T의 컴백이 추억을 반추시키면서 복고의 이미지를 전혀 띄지 않았던 이유는 두 그룹 모두 현재보다 앞선 음악을 해왔고, 하고 있는 까닭이다.


Album | 015B 데뷔 앨범 [공일오비]


015B의 데뷔작은 무한궤도에서 막 독립한 정석원의 음악세계가 제대로 펼쳐졌던 음반이었다. 생소했던 객원가수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은 그가 곡 하나하나에 대해 아주 세심한 배려를 했음을 증명해준다. 앨범에 참여한 보컬로는 윤종신, 최기식, 신해철 등이 있다. 윤종신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텅 빈 거리에서' '때늦은 비는' 같은 발라드 넘버 외에도 보사노바 곡인 '이층의 작은방', 재즈 스타일의 '슬픈 듯 흐르는 시간 속에', 펑키 리듬의 연주곡 '쨈이 발린 버터빵'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다. 감성적인 가사가 전체를 지배하고 있어 장르의 변화를 눈치 채기 힘들다.



Album | N.EX.T 데뷔 앨범 [Home]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안녕' '재즈카페' '내 마음 깊은 곳에 너' 등을 히트시키며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했었던 신해철은 N.EX.T를 결성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데뷔작은 온갖 실험으로 가득하다. 전자적인 음색과 록이 결합된 사운드, 하우스 리듬, 신해철만의 발라드, 시니컬한 가사... 많은 것들이 새로웠다. '인형의 기사 Part Ⅱ'와 '도시인' 등이 대중들에게 공감을 받은 곡들이지만 '인형의 기사 Part Ⅰ' 'Turn Off The T.V.' '외로움의 거리' '영원히' 등도 주목해야할 곡들이다. 현재 N.EX.T의 음악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을 갖고 있다.



Epilogue | 그들 앞의 생이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을 굳건한 지지
015B와 N.EX.T는 여전히 건재하다. 최근 낸 앨범 역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실험적이고 진보적이다. 해체 이후 공백기의 시간들이 오히려 큰 자양분이 된 듯하다. 마니아들은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고 추종한다. 그들 앞의 생이 끝날 때까지 굳건한 지지는 계속될 것이다. 자신의 색을 지키며 장수하고 있는 밴드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고마움의 대상이다.



두 그룹 안엔 여전히 정석원과 신해철이 주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석원은 장호일과 함께 015B를 알차게 이끌고 있으며, 작곡가로서도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신해철은 음악 활동뿐 아니라 여러 정치적 행보로 자주 이슈가 되고 있다.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신해철과 N.EX.T의 음악에까지 손가락질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석원과 신해철, 015B와 N.EX.T 그리고 그 뿌리가 됐던 무한궤도의 흔적들을 더듬다보니 새삼 이들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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