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명 조차 '비일상(非日常)'
듣다보면 부분부분 '사카모토옹?'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요즘 '꽃남'에서 깔리는 피아노곡이 '레인보우 브릿지'를 떠올리게 할만큼 흡사한 분위기의 편곡을 한것처럼 작곡자가 사카모토옹의 어떤곡과 흡사할거란걸 모르지 않을텐데 이렇게 발표한 이유가 '이 정도가 이 멜로디에겐 최선의 편곡'이라 판단했겠거니...라고 생각하며 들어...
설마하니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곡인데 그저 쉽게 유명한 곡에 묻어가고 싶어서 그랬을리가? 존심이 있찌! 라고 생각해... ^^
이 앨범은 CD로는 안 나온걸까? 아님 절판된걸까?
저 자켓이 참 마음에 들거든...
CD로 갖고 싶은데 아무리 뒤져도 디지털 싱글 밖에 구할수가 없네...
음반사이트에 등록조차 안되어 있는걸 보면 정말 디지털 음원으로만 발표한것 같기도...
작년에...
내게는 일명 '구해줘' 3종 세트가 있었다.
하나. 20세기 소년 / 구해줘
둘. 기욤 뮈소 / 구해줘
셋. Josoye / 구해줘
이렇게 3개
작년에...
내게...
'구해줘'라는 말이 너무나 절실하게... 강렬하게 다가왔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정작 노랫말이나 내용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 무작정 '구해줘'란 제목의 노래가 좋았고
'구해줘'란 제목의 책을 읽었고
'구해줘'란 곡목의 연주곡을 하루종일 듣고... 그랬었다.
그저 '구해줘'라는 제목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 조금이라도 나를 구해줄것만 같은 망상같은걸 품었다고나 할까...
그저 '구해줘'라는 제목만으로 위안을 삼고 싶었다고나 할까...
작년에...
누구라도 붙들고 '나 좀 여기서 구해줘~ 제발~' 하며 말도 안되는 생떼를 부리고 싶은적이 종종 있었다.
길을 걸어가다가도 무시로 미친 사람처럼 하소연인지 넋두리인지 모를 소리를 혼자 심하게 웅얼거리고
감정의 기복이 하루에도 열두번씩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 상태가 나 스스로 짜증나서 돌아버릴만큼... 모든게 다 싫었던 시간들이 있었더랬다~ ㅡ.ㅡ
어느 순간 내가 그냥 투명인간이어서 이 상황들에서 벗어났으면...
다만 며칠이라도 아무 소리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지냈으면...
아니... 무작정 다 그만두고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잠적해버릴까
완전히 잠적해서 한 몇년 정도 그렇게 지내볼까...
생각으로는 현실도피의 막장까지 가봤었다고나 할까?...
단순히 슬럼프 정도가 아니라
정말 미치는줄 알았었다고나 할까... ㅡㅡ;;;
마음으로는 정신줄을 수십번도 더 놓고 싶었었다고나 할까...ㅡ.ㅡ;;;;
거의 매일 울 . 고 . 싶 . 었 . 다 .
나중엔 이 몹쓸 2008년! 빨리 지나가라고 매일매일 카운트다운까지 했지.
이 몹쓸 책임감(?)과 나름 뛰어난 연기력으로 내 친구나 가족들도 설마 내가 이 정도일줄은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아님 다 알지도??? ㅡ.ㅡ;; 물론 이런 내모습을 매우 티내며 보여준 몇몇은 알겠지만... ㅡㅡ;;)
2008년이 끝남과 동시에 다 bye~bye~해버릴테다!
이 더러운 기분!
이 짜증나는 것들!
이 모든 것들을 다 버려 버릴테다!
정 안버려지면 일 따위 다 그만둬버릴거야!
일 보다 내가 행복해 하는게 더 소중해!
내가 제일 소중해!
이렇게 내게 홧병과 허무함만 안겨줄 곳이라면 그따위 다 버려버릴거야
이거 안하면 굶어죽겠니? 여기 아니면 돈 벌 곳이 없겠니?
뭐든 다시 시작하면 그만인거야.
다 필요없어!
이러면서 계속 나 스스로 주문을 걸었지.
12월 한달 내내 12월 31일을 카운트다운 하면서 매일매일 주문을 걸고 또 걸었지.
그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이런 핑계 이런 계기(?)라도 만들지 않으면 계속 버리지 못할것만 같아서
또 우물쭈물 거리며 '그냥 참으면 그만이지~'하며 넘길것 같아서
또 매듭을 짓지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갈것 같아서
매일매일 '다 버려! 못버리면 끝이야!'를 되뇌었지...
사람이란 얼마나 이기적이게 간사하고 간편한 생명체인지
마음먹은대로 조절이 가능한 '나'란 사람은 또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거짓말처럼 다 비웠다고 하면... 그건 좀 뻥이겠지만
정말 내가 내게 걸었던 주문처럼 새해와 함께 저 재수없던 것들을 거의 비워낸듯해...
한결 편해졌고
한결 가벼워졌고
한결 즐거워졌고
마음 아프게 했던 것들도 기억에서 멀어지고
보통의 내 상태로 많이 돌아와 있어.
다만...
저것들이 나간 자리에
사는게 참 슬프다는 생각이
사는게 참 우습고 구차하고 공허하다는 생각들이 슈욱~들어와 버렸지.
예전이라고 이런 생각들을 안했던건 아니지만
내 기억에... 전에는 1년에 서너번씩 들었던것 같은 이런 생각이
요즘은 거의 매일 집으로 돌아올때마다 잠깐씩 슉슉 나를 음습하더라.
하고 싶은일을 하면서 산다는게 이렇게 지키기 힘든걸까...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 일을 고수하고 싶은걸까
정말 그런걸까
그런 회의(懷疑)가 들어...
내가 대체 지금까지 뭘 한걸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걸까 하는 회한(悔恨)이 들때면 참을수 없는 한기(寒氣)가 들더라...
아바마마가 정년을 앞두고 이런 기분이셨을까?
해고 당한 사람들의 기분이 이런거였을까...
이런 공허함이 나를 괴롭게 하거나 잠 못자게 하거나 속상하게 하지는 않지만
왠지 내가 거의 흰색에 가깝게 탈색이 되어버린것 같은 기분이랄까?
영화 '우주전쟁'에 영화 마지막에 나오던... 무(無)로 돌아가 먼저처럼 날리는 핏줄기가 된 것 같은 기분?
지나가긴 지나간 모양이네.
이렇게 남 얘기하듯 길게 쓸 수 있는걸 보면...
낙서하면서도 이렇게 눈물이 나올락말락 하는걸 보면 내가 많이 아파하긴 했었나 보네...
피식...
새해.
잘 살아내보자.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살아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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