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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소식통

골드미스 이모·고모 "애인보다 조카"

by soulfree 2009. 10. 21.

훔...
그래도 난 옷이나 신발, 학용품 종류로 사다줬었는데.... ㅡ.ㅡ
액세서리는 만들어서 주는편이고
장난감은 내가 일터에서 만들어내는 것들만 줘도 충분했고
승용완구같은건 코엑스에서 완구쇼 끝나는날 가서 전시품들 반값에 사라고 알려주고 이런 정도??...^^;;;;

어쨌거나
30대 비혼 여성들은 우리나라 어느 시장에서나 최고의 소비자로 군림하는구나....
소비시장의 만능 블루칩???  ㅡ.ㅡ;;;;

골드미스 이모·고모 "애인보다 조카"

여윳돈 아낌없이 '올인'… 육아용품 업계 큰손으로

'골든 앤트' 신조어까지 등장

엄마들은 선뜻 못사는 액세서리…

값비싼 수입·세트상품도 '척척'"고가화 부추긴다" 우려도


기사출처>>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2&cid=316016&iid=160513&oid=023&aid=0002092203&ptype=011

외국계회사 홍보팀 과장으로 근무하는 김은별(34)씨는 최근 프랑스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한 살짜리 조카 선물 사는 데만 한 달 용돈이 다 들어갔다고 했다. 그는 "유아복에 아기 팔찌, 각종 그림책과 인형, 양말, 모자, 고무젖꼭지, 장난감 오르골까지 샀다"며 "어차피 남자친구가 없으니 돈 쓸 일도 별로 없다. 조카 보는 낙에 사는데 이 정도는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유아용품 업계는 김씨처럼 조카를 위해 돈을 아낌없이 쓰는 이모·고모를 두고 '골든 앤트(Golden Aunt)'라고 칭한다. 안정된 직장과 경제력을 갖고 있는 30~40대 고학력 미혼 여성을 일컫는 '골드 미스(Gold Miss)'란 말에 이모·고모를 뜻하는 영어단어 '앤트(Aunt)'를 합성한 신조어.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경제적으로 독립했지만, 아직 미혼인 상태라 여윳돈을 모두 조카에게 쏟아붓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골드 미스, 잘 쓰는 이모가 되다

유아용품 업계는 "이모나 고모가 유아용품 업계에서 가장 구매력 있는 손님으로 부상하고 있는 건 이미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한다. 중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뚜렷이 나타난다. 작년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선 조카를 위해 한 달 670위안(약 11만4000원) 이상 쓰는 미혼여성이 18%나 됐다. 또 이들 중 21.6%는 '수입장난감을 사서 선물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골드 미스가 '골든 앤트'가 되고 있는 셈. 할머니·할아버지·외할머니·외할아버지·엄마·아빠가 아이 한 명을 위해 주머니를 탈탈 털던 '식스 포켓 원 마우스(6pocket 1mouth)' 시대에서 여기에 이모, 고모가 가세한 '에잇 포켓 원 마우스(8pocket 1mouth)' 시대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모·고모가 엄마·아빠보다 오히려 '큰손'으로 부상하게 된 건 이들이 실제로 아기양육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 유아복 업체인 '봉 쁘앙(Bon Point)'측은 "엄마들은 아무래도 계속 옷을 사야 하니 비싼 옷을 봐도 선뜻 사지 못하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모·고모들은 '한 번 사주는 물건인데 기왕이면 좋은 걸 사주고 싶다'며 바로 지갑을 여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골드 미스'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배우 김혜수(39)도 조카들을 위해 쇼핑하는 걸 즐기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예전엔 쇼핑 나가면 내 옷만 주로 샀는데 이젠 조카들 옷과 장난감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이모들은 '실용'보단 '디자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유아용품 업계는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 출시에 집중하는 추세다. "엄마들이 아기용품을 살 때 실용적인 제품을 고르는 것과 달리 이모들은 선물로 주는 만큼 예쁘고 화사한 제품을 더 원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아용품 업체 '아가방'이 최근 니트 망토, 털부츠 같은 액세서리 제품을 출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아가방앤컴퍼니 황은경 홍보부장은 "엄마들은 티셔츠, 바지, 점퍼, 운동화 같은 실용적인 아이템을 사지만 이모나 고모는 깜찍하고 예쁜 액세서리를 더 많이 사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60만원짜리 '프리미에쥬르' 유기농 이불, 58만5000원짜리 '브라이텍스' 신생아용 카시트, 약 100만원인 '토마스' 원목기차세트를 구매한 고객 중 30%가량이 미혼여성이었다.

◆육아 몰라도 쇼핑할 수 있게…세트상품 쏟아져

육아를 실제로 해보지 않은 이들도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세트상품을 내놓는 경우도 많다. '봉 쁘앙'은 20만원 내외의 거즈수건 세트, 보디수트 세트, 턱받이 세트, 100만원이 넘는 여행 가방+의류 세트를 내놨지만, 비교적 잘 팔린다.

아기용품 '에뜨와(ettoi)'도 미혼여성들의 소비를 돕기 위한 '베이직 소프트 기초세트'를 내놨다. 내의 두 벌, 신생아 모자, 턱받이 등을 갖춘 선물세트. '에뜨와' 측은 "엄마들은 단품 하나씩을 잘 보고 고르는 반면, 이모나 고모는 내놨을 때 폼나는 세트 제품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모·고모들의 이 같은 소비행태는 그러나 유아용품 고가화를 부추기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가족처럼 친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비싼 선물을 해야만 체면이 선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며 "작은 선물이라도 자주 마음을 담아서 하는 외국과 달리 비싼 물품을 안겨주는 것을 선호하는 우리의 문화가 아쉽다"고 말했다.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