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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소식통

알고보니 내가 발달장애?.. 뒤늦게 진단받는 어른들

by q8393 2017. 11. 10.

이 기사대로라면 상당수의 사람이 발달자애라고 봐야할듯 ㅡ.ㅡ


알고보니 내가 발달장애?.. 뒤늦게 진단받는 어른들

권중혁 기자 입력 2017.11.09. 16:10
사진=일본 아사히방송 영상 캡처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립니다.” 일본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취업교육을 받고 있는 야기 토유키(43)씨. 야기씨는 요즘 제품의 송장을 만드는 훈련을 한다. 카탈로그에서 가격을 보고 송장을 작성하는 일이다. 복지관 직원은 “두 개의 과제를 하고 보고를 할 건데요”라며 “오전 10시45분이 되면 진행 상황이나 실수한 것 등을 먼저 말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야기씨는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10시45분. 진행상황을 보고하기로 했던 시간이다. 하지만 야기씨는 계속 작업을 하고 있다. 일을 마친 후에야 직원을 향해 “끝났습니다”라고 말했다. 직원이 “야기씨, 앞선 지시가 어떤 지시였는지 기억하나요?”라고 묻자 야기씨는 그제야 “10시45분에 보고하는 것을 잊었네요”라고 답했다.

야기씨는 한 번에 여러 지시를 받으면 한 가지는 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보고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야기씨는 2년 전 41세가 돼서야 ‘발달장애’로 진단을 받았다.

사진=일본 아사히방송 영상 캡처

◇ 성인이 돼서야 발견한 발달장애

발달장애는 주로 어린 나이에 발견되지만, 성인들이 뒤늦게 자신의 발달장애를 인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방송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발달장애의 특징으로는 활동적인 활동, 읽고 쓰는 것을 싫어하고 커뮤니케이션에 약하다는 것 등이 있다. 과거에는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교육문제로 여겼지만 현재는 선천적인 뇌기능 장애로 받아들여진다.

취업지원 NPO ‘크로스잡’의 오쿠라 아츠시 소장은 “자신이 발달장애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는 사람이 많다”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자신의 미래 설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고”고 말했다.

20대 때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남성 A씨는 향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에서 실습 중이다. 복지시설에서 취업훈련을 받은 이들이 다음 단계로 기업에 실습을 받으러 간다. A씨는 40개의 상자를 같은 높이로 나란히 정리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A씨는 “6×6을 해서 36개를 쌓고 위에 4개를 올리면 40개가 된다”고 말했다.

사진=일본 아사히방송 영상 캡처

하지만 이대로는 상자를 쌓아도 같은 높이가 되지 않는다. 상자의 방향을 바꿔 8개씩 5층을 쌓으면 40개가 될 수 있다고 직원이 설명했지만 A씨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A씨는 발달장애의 영향으로 공간인지 능력, 즉 물건의 크기와 방향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골치라고 말했다.

◇ 있는 그대로… ‘발달장애’ 드러내기

뒤늦게 안 발달장애 소식에도 자립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사카의 한 IT 기업에서 일하는 유카(24·여)씨도 그중 하나다. 유카씨는 20세 때 자신의 발달장애란 사실을 알았다. 당시 그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유카 씨는 “한번에 여러 지시를 받으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유카씨는 발달장애 진단을 받고 오히려 무척 안심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일에 서툴렀던 원인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곤란한 일이 적지 않다. 친구들과의 식사 모임에 갈 때는 지도를 들고 모임 장소로 가지만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잦다. 공간인지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회식 중에는 동료들과 즐겁게 얘기하다가도 갑자기 굳은 표정으로 몇 번이나 귀를 틀어막는다. 유카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청각의 조정능력이 훼손돼 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들릴 때가 있다”며 “이 때문에 곤란스럽다”고 말했다.

유카씨는 대학 졸업 후 일반기업에 취직했지만 2년 만에 그만뒀다. 그는 “몸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며 “의사는 우울증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카씨는 이후 지인의 소개를 받고 현재 회사에 재취업했다. 그때 유카씨는 마음속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리자”고 결심했다. 자신의 발달장애를 숨기지 않고 완전히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그대로의 저를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장애를 겪고 있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쓴 설명서를 만들었다. 가령 자신 있는 것은 ‘아이디어 내기’이고 싫어하는 것은 ‘시끄러운 곳에서의 모임’이다. 이를 본 사장은 유카씨가 일을 편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장은 “직원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회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카씨는 자신의 장애를 주변에 알리면서 자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자신이 노력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직장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이해하는 환경이 확산되면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http://v.media.daum.net/v/2017110916105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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