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을 빨리 돌린것처럼 너무 빠르지만 정확한 손놀림으로 고무신을 만들던 출연자분...
"오오오~~~장난아닌데~~~" 이러면서 신기하게... 흥미진진하게 봤다.
스무살때부터 수제 고무신 공장에서 일하셨단다.
생활의 달인 사상 가장 긴 공정(?)의 작업이라던 수제 고무신 만들기 과정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해내는 출연자분...
"근데 저거 하나 만들면 얼마나 받을까? 한 500원?
아니다~ 요즘 세상에 공장에서 일하는데 작업한 개당으로 받겠어?
월급제거나 최소한 일당으로 받겠지?"
이런 얘기를 할때쯤 출연자분이 식당으로 가셔서 점심을 드시는데
큰 그릇에 물을 가득 담아가 밥을 말아서 후루룩 드시고 일어난다.
식사조차도 너무 빠르다.
식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 5분 10분 이란다.
"남자들은 오면 한시간 내내 먹고 가는데
여자들은 5분 10분이면 다 먹고 다시 일하러 가.
보면 안쓰럽기도하고 그렇지 뭐... 한 푼 이라도 벌겠다고 저러는데..."
식당 아주머니께서 안쓰러워하는 표정으로 말씀 한마디.
설마 밥 먹고 바로 또 그 고무 냄새 본드 냄새가 진동하는 공장으로 가는거야??? 하고있었는데
당연하다는듯이 식사후 바로 공장으로가서 또 바로 재단된 고무를 한아름 안고 고무신 만들기에 열중하신다.
'장난아니신데...' 하는 생각을 하는 찰나
"이렇게 만든 고무신이 한개 150원, 하루에 꼬박 190개의 고무신을 만들어내는 달인"
이런 멘트가 나온다.
뭐?
저렇게 복잡한 공정인데 150원?
잠깐잠깐... 일당이 아니라 개당으로 계산하는거야?
에이~ 설마~
생각해봐~ 일당이면 저렇게 밥먹는 시간도 아까워하면서 하시겠어?
개당으로 계산이 되는거니까 하나라도 더 만들려고 저러시는거잖아!
진짜? 그럼 얼마지?
저렇게 열심히 고무냄새 본드냄새 맡으면서 일하는데 일당 3만원도 안되는거야?
150원 X 190개 = 28,500원
28,500원 X 26일 = 741,000원
아...
진짜...
갑자기 눈에 확~열기가 오른다.
함께 보며 '에~이~설~마~'하던 은진이도 순간 말을 멈추고 표정이 이상해진다.
1500원을 잘 못 본거 아니야??? 하면서도 그럴리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저런 공장에서 저런 단순노동직에 월 700만원의 고소득을 줄리가 없잖아...
놀러가려고 준비하며 TV를 보던 내가 왜 이렇게 부끄러워지던지...
나도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인데
저걸 계산해서 액수를 확인하는 순간, 내가 왜 그렇게 부끄러워지던지...
생활의 달인 전에 잠깐 봤던게 비만가족의 살빼기 프로젝트인듯한 '거꾸로 하우스'
그들은 온 가족이 비만이었고
먹고나서 움직이기 싫어하는 그들을 위해 여러가지 생활속 운동과 움직임을 고안해낸 집에 일정기간동안 생활하게 하는... 그런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은 한달에 80만원이 안되는 돈을 벌어 식비하고 생활하기위해 5분동안 밥 먹으며 하루종일 독한 고무냄새 본드냄새를 맡으며 지문이 없어지도록 고무신을 만드는데...
그 시간에 어떤 사람들은 널찍한 집에서 뒹굴뒹굴하다 살이 너무 쪘다고
일부러 살빼기 위한 집으로 들어간다.
그 시간에 나는 놀러 나간다.
부끄럽다 생각하는건 잠시일뿐... 그럼에도 나는 놀러 나갈 것이다.
밖에 나가서 고무신 만들기 달인이 하루 종일 휘발성 냄새 속에서 지문 없어지도록 버는 28,500원보다 더 쓰고 올 것이다.
적당한 소비생활을 해야 경제도 원활해진다고 하는데...
이런게 바람직하고 원활한 경제생활일까?
내가 씀으로서 다른사람의 소득에도 이윤이 생기는게 맞는거라면...
돈을 주체 못 할 만큼 벌어 들이는 사람들 말고 저런분께 그 이익이 돌아가게 할 수는 없는걸까?
속상하다.
저러시니까 자식들에게는 가난을 대물림하기 싫다며 교육열이 확확 높아진거겠지만...
검사 판사 의사에 목메며 자식의 성공을 바라고 이루어 내던것도 옛날 얘기다.
요즘은 단지 공부만 잘해서 잘 되는 확률도 적을 뿐더러...
더더군다나 영세한 가족 환경에서 공부를 잘해서 진학을 잘 한다는건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기적에 가깝게 되어버렸다.
여러 통계수치에서도 확인되듯이 가난은 대를 물리고 있다.
좋은환경에서 공부하고 과외시켜서 좋은 대학에 가고, 안정된 직장에서 안정된 소득을 올리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되는건 결국 중산층 이상의 2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거 보면서 속상해 할 수 밖에... 달리 방법도 없고...
설혹 방법이 있다 해도 귀찮아 하며 '나랑 상관없잖아~'하며 결국 안 할 내가 뻔하기에...
그래서 더 속상하다.
속상해 하지나 말지... 부끄러워 하지나 말지...
속상하다 부끄럽다 이러면서 잠시잠깐 그러면서 지나가고 나면
아무런 일 없었다는듯 똑같이 생활할 내가
더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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