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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사이

반가운 SOS

by soulfree 2018. 6. 24.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C.

1-2년 하다가 한국으로 다시 들어올 줄 알았는데 벌써 몇 년째 인지...
맛집도 없고, 심심하다며
창살없는 감옥 같다면서도 그 곳에서 계속 머무시는 이유는 결국 '일'인건가요? ^^

음악 취향이나, 여러가지 취미가 참 잘 맞아서
같이 공연보러 다니고, 전시회 다니고, 일 얘기도 하고...
C나 나나 어디가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는 거의 안하는 편인 사람들인데 
둘이 만나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속 깊은 가족얘기, 상열지사 얘기, 사람관계 고민얘기... 참 많이도 했었죠.

C랑 저랑 참 다른 스타일인데
C는 저를 왜 그렇게 좋게 보신거예요?
저를 왜 그렇게 믿어주신 거예요?
생각지도 않았던 C가 확~ 다가와서 맨날 칭찬해주고, 챙겨주고, 먼저 연락해주고, 또 같이 일하자 해주고 그래서
'저 사람이 나한테 왜 이러지???' 이럼서 C가 표현해주던 친밀감을 부담스러워 했던 때가 있었었죠.

오래오래전... C가 제 사수였을 때
회사 그만두고 이직하고 연락 안했을 때
이렇게 친해져서 오래오래 연락하고 만나고... 이럴줄... 꿈에도 상상한 적 없었어요
아직도 "만인에게 '늘 친절한 진주씨'지만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어서 다가가면 그 이상은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사람?" 이런 소릴 듣는 저인데
C는 저를 자주 만나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제 벽을 뚫고(^^;;;) 들어온걸까요? ㅋㅋㅋ
하긴... 제가 제 눈에 예쁜사람한테는 또 약해서~^^;;;;
혼자 저 사람이 왜저러나 불편해 하면서도 애초에 제가 별로 벽을 안 쳤는지도... ㅋㅋㅋㅋ
'친해지면 여러모로 신경쓰이고 귀찮아서~' 지금 있는 친구들하고나 잘 지내면서 살려고~ 더구나 일로 만난 사람은 친구로 잘 안 만드는 사람인데...
더이상 친구가 생기는건 부담스러우니까... ㅡ.ㅡ;;;;;
근데 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겁나 의지하는 친구가 됐단 말이지요.

함께 갔었던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PAT님 공연들... 이런거 생각나네요.
같은 맛집도 누구랑 함께 밥을 먹느냐에 따라서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것 같다고 했던 신군 얘기가 생각나는데
저는 공연 관람도 어느 정도 그런 영향이 있다고 생각이 되요.
저는 C랑 공연 보러 가는게 가장 편하고 좋았던것 같아요.
공연보고 나오면서 서로 바보같이 막 감탄하고~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막 하면서 결국은 딴소리를 하던... ㅋㅋㅋ
함께 봤었던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이 또 내한을 하더구만요.
그래서 요즘 더 C의 생각이 났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더 옛날에 함께 봤던 [델 라 구아르다]도 생각나고... 막 그랬었네요. ^^;

그리고 알랑가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제가 C에게 의외로 정신적인(?) 의지(?)를 많이 하나봐요.
일 관련해서는 다른사람 말보다 내 판단대로 움직이는 편인데
C의 말은 이상하게도 내게 큰 힘을 발휘하는거 아시죠? ^^;;;;;
'아, 내가 또 섣부른 판단을 했나보다.
C가 저렇게까지 얘기해주는거 보면 C의 말이 맞는거겠지?'
이럼서 C의 말은 또 철썩같이 잘 따르는 이상한 사람이 됐어요. ㅋㅋㅋ

특히 그 '알바'(?)는... 진리!!! ㅋㅋㅋ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땐
"그게 뭐예요~ 그건 아니죠. 저는 그렇게 지내기는 싫어요. 진짜 그건 아닌거 같아요" 이래놓고
곰곰히 두고두고 곱씹어 생각해보니...
제 상황에서 그 보다 더 딱 들어맞는 해결책은 없는것 같더라고요.
평소 제 습관(?)이나 가치관에선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결론이 내려지더라고요.
제 성격상... 또 제 생각처럼 막 지르지는 못하는 스타일인걸 저보다 C가 더 잘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어쩌다보니... 알바가 제겐  '마법의 단어' 되었죠. ^^
지금은 제가 저를 찾아와 울며불며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심심찮게 C와 똑같은 얘기를 하며 토닥여 주고 있다고요.
웃기죠? ^^;;;;;

저와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겪어본 사람의 말이라 더 따르게 된건지도 모르겠고
아님, 내 마음속엔 있었으나 결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던 무언가를 그냥! 딱! 결정! 이렇게 단정지어주곤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C는 저에게 그런 존재여요.
그러니 타지에서도 건강 잘 챙기고, 좋아하던 그 다양하고 신기한 운동들 꾸준히 하면서 지내셔용.
우리~ 건강하게 즐겁게 오래오래 보고 삽시다요!
(또 생뚱한 결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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