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통째로 좋은 가요 앨범들이 참 많이 발견(?)된다.
이토록 알차게 매력적인...
어느 한 곡 뒤쳐짐없이 통째로 다 좋은... 이런 앨범들...
이토록 알차게 매력적인...
어느 한 곡 뒤쳐짐없이 통째로 다 좋은... 이런 앨범들...
싱어송라이터 밴드 '20세기 소년' 첫 앨범
"20세기 멜로디·감성에 21세기 음향기법 결합해봤죠"
‘주변인’이란 단어는 소년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청소년기만을 집어서 규정하진 않는다. 시대와 문화 그 어떤 기준을 들이대더라도 유심히 살펴보면 주변인이라 부를 만한 이들은 청소년 말고도 많다. 20세기의 문화를 학습으로 배웠지만 21세기의 노래를 체득하지 못했던 30대 초ㆍ중반의 이들도 어찌 보면 주변인의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
지난달 첫 앨범 <20th century boy>를 낸 정유석과 윤영준의 싱어송라이터 밴드 ‘20세기 소년’. 정유석은 90년대 초반 아이돌 밴드인 ‘색종이’의 멤버로 데뷔해 영화 <황진이> OST 등을 쓴 작곡가로, 윤영준은 성시경의 ‘좋을텐데’ 이효리의 ‘마지막 인사’ 등을 작곡해 실력있는 뮤지션으로 각각 10년 이상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들의 노래는 정확히 어느 시대의 음악에도 정을 주지 못한 문화적 주변인들을 달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20세기의 감성으로 만든 멜로디가 21세기의 음향기술과 만나 묘한 선율을 울려서다. 동시대를 산(기자와 정유석은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학교 92학번 동기였다) ‘주변인’ 셋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20세기 소년’의 곡 대부분은 유재하와 이영훈의 가사에서 느꼈던 소소하고 간단한 생활의 감성을 기반으로 했다. 포크기타가 바닥을 다지고 나서야 세련된 연주가 따라붙는다.
대중성도 포기하지 않아 타이틀곡 ‘언제나 둘이서’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삽입곡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곡은 조금은 낯 간지러운 가사가 사랑스러운 편한 비트와 어울린 ‘쉬운 곡’이다. 트립합의 분위기가 얹혀진 ‘노보케인’, 70년대의 그루브감이 질척한 ‘싱’등에선 실력 있는 작곡가의 면모가 느껴진다.
“어렵고 멋 부리는 음악으로 나아가기보다 저희가 좋아했던 20세기적 멜로디에 21세기의 기법을 결합해봤어요.”(정) “욕심이 있으니까. 처음엔 기술에 치중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 좀 새로운 것, 한국에 없던 음악들을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대중음악 작곡가로 살아왔지만 한편으론 비틀스와 카펜터스를 좋아하며 보낸 시간이 더 많더라고요.”(윤)
이들은 일본 인기만화와 마크 볼란이 이끈 밴드 ‘티렉스’의 대표곡명으로 밴드 이름을 만든 이유에 대해서도 음악적인 취향으로 설명한다. “타이틀곡은 사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만들어 놓은 것이에요. 20세기 소년 시절의 감성으로 다져놓은 곡에다가 서른이 넘은 지금 가사를 만들어 붙였으니까, 우리 밴드 이름과 딱 맞는 작법이죠. 내년 봄에 내놓을 예정인 2집에도 대학 때 만든 곡을 실을 예정이에요.”(윤)
‘20세기 소년’의 음악을 들으면 어떤 이는 ‘어떤날’을, 누군가는 프랑스 듀오 ‘에어’를 떠올린다 말한다. 그런데 언뜻 들으면 그 스타일의 분포가 단순하단 느낌도 있다.
“가지를 많이 친 것이에요. 악기를 하나라도 빼는 쪽으로 생각했어요. 단순하게 스타일을 몰아간 이유는 저희가 원하는 음악의 본질이 중구난방 되는 게 두려워서죠.”(정) “오히려 스타일이 다양하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어요. 들으시는 분 나름이죠. 우리는 장르를 결정하고 음반을 만든 것도 아니니까요.”(윤)
5년여 전 녹음실에서 처음 만난 이 두 작곡가는 뒤늦게 가수로 판을 낸 이유에 대해서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라 입을 모은다. 가수로서의 출발선은 조금 뒤쳐졌지만, 이젠 더 이상 후회할 게 없다는 20세기적 소년의 느낌으로 21세기를 사는 어른들이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한국일보 기사전송 2008-07-15 03:17
"20세기 멜로디·감성에 21세기 음향기법 결합해봤죠"
‘주변인’이란 단어는 소년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청소년기만을 집어서 규정하진 않는다. 시대와 문화 그 어떤 기준을 들이대더라도 유심히 살펴보면 주변인이라 부를 만한 이들은 청소년 말고도 많다. 20세기의 문화를 학습으로 배웠지만 21세기의 노래를 체득하지 못했던 30대 초ㆍ중반의 이들도 어찌 보면 주변인의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
지난달 첫 앨범 <20th century boy>를 낸 정유석과 윤영준의 싱어송라이터 밴드 ‘20세기 소년’. 정유석은 90년대 초반 아이돌 밴드인 ‘색종이’의 멤버로 데뷔해 영화 <황진이> OST 등을 쓴 작곡가로, 윤영준은 성시경의 ‘좋을텐데’ 이효리의 ‘마지막 인사’ 등을 작곡해 실력있는 뮤지션으로 각각 10년 이상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들의 노래는 정확히 어느 시대의 음악에도 정을 주지 못한 문화적 주변인들을 달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20세기의 감성으로 만든 멜로디가 21세기의 음향기술과 만나 묘한 선율을 울려서다. 동시대를 산(기자와 정유석은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학교 92학번 동기였다) ‘주변인’ 셋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20세기 소년’의 곡 대부분은 유재하와 이영훈의 가사에서 느꼈던 소소하고 간단한 생활의 감성을 기반으로 했다. 포크기타가 바닥을 다지고 나서야 세련된 연주가 따라붙는다.
대중성도 포기하지 않아 타이틀곡 ‘언제나 둘이서’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삽입곡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곡은 조금은 낯 간지러운 가사가 사랑스러운 편한 비트와 어울린 ‘쉬운 곡’이다. 트립합의 분위기가 얹혀진 ‘노보케인’, 70년대의 그루브감이 질척한 ‘싱’등에선 실력 있는 작곡가의 면모가 느껴진다.
“어렵고 멋 부리는 음악으로 나아가기보다 저희가 좋아했던 20세기적 멜로디에 21세기의 기법을 결합해봤어요.”(정) “욕심이 있으니까. 처음엔 기술에 치중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 좀 새로운 것, 한국에 없던 음악들을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대중음악 작곡가로 살아왔지만 한편으론 비틀스와 카펜터스를 좋아하며 보낸 시간이 더 많더라고요.”(윤)
이들은 일본 인기만화와 마크 볼란이 이끈 밴드 ‘티렉스’의 대표곡명으로 밴드 이름을 만든 이유에 대해서도 음악적인 취향으로 설명한다. “타이틀곡은 사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만들어 놓은 것이에요. 20세기 소년 시절의 감성으로 다져놓은 곡에다가 서른이 넘은 지금 가사를 만들어 붙였으니까, 우리 밴드 이름과 딱 맞는 작법이죠. 내년 봄에 내놓을 예정인 2집에도 대학 때 만든 곡을 실을 예정이에요.”(윤)
‘20세기 소년’의 음악을 들으면 어떤 이는 ‘어떤날’을, 누군가는 프랑스 듀오 ‘에어’를 떠올린다 말한다. 그런데 언뜻 들으면 그 스타일의 분포가 단순하단 느낌도 있다.
“가지를 많이 친 것이에요. 악기를 하나라도 빼는 쪽으로 생각했어요. 단순하게 스타일을 몰아간 이유는 저희가 원하는 음악의 본질이 중구난방 되는 게 두려워서죠.”(정) “오히려 스타일이 다양하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어요. 들으시는 분 나름이죠. 우리는 장르를 결정하고 음반을 만든 것도 아니니까요.”(윤)
5년여 전 녹음실에서 처음 만난 이 두 작곡가는 뒤늦게 가수로 판을 낸 이유에 대해서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라 입을 모은다. 가수로서의 출발선은 조금 뒤쳐졌지만, 이젠 더 이상 후회할 게 없다는 20세기적 소년의 느낌으로 21세기를 사는 어른들이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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