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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웅얼웅얼

[6월의 일기]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by soulfree 2005. 12. 4.


정말...

너무 무서워서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한참을 울다 나왔다...

차라리... 이게 정말 영화속에서나 있을 일이었음...싶었다...

 

영화속 그 어린 중학생들의 왕따 돌림빵...

소름끼치게 현실감 있었다...

무섭게... 너무나 잔인하게 생생해서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그동안 TV에서 보아왔던 그 수많던 왕따학생들의 뉴스들이 머리를 스쳤다...

이럴수가...

정말 이럴수는 없는건데...

그 많은 아이들이 저런식으로 당했었단 말이야?

그래서 그렇게 자살을 했었던거야?

여고괴담 시리즈에서 나왔던 왕따는 80년대 정서수준의 그나마 인간적인 왕따였다...

영화속 자영의 말처럼 '왕따'라는 말만 없었지 언제나 은근히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이 있긴했었지만... 이토록 대놓고 한명에게 전원이 모두 다 린치를 가하진 않았었다...

어쩜... 어쩜...

 

'그것이 알고싶다' 'PD수첩'같은 프로그램에서 왕따당해서 자살을 하거나 피해를 본 학생들, 그 부모님들의 절규같은걸 종종 보긴했었지만...

사실... 하도 자주... 잊을만하면 다뤄지는 아이템이라...

TV보면서 안타깝고 마음아프긴했지만... 요즘 뉴스들에 너무 많은 엽기적인 사건들이 너무 생생하게 전해지는탓에 무뎌져서 그런지 그런 왕따사건이나 학생들의 집단 성폭행같은 일들이 여느 살인사건처럼 그닥 '충격'적이지는 않았었거든...

처음 볼 땐 좀 충격적이긴 했지만 별로 현실감은 느껴지지않는...

그냥 그저 많고 많은 엽기적인 '뉴스거리'중 하나 정도? 이런 느낌이었거든...

근데...

정말...

영화보면서 정말 너무 가슴아팠어...

영화속에서 잠깐잠깐 나오는 중학생 아이들의 왕따 괴롭히기 장면들은 흡사 작년에 인터넷을 떠돌던 미국군 영국군이 이슬람의 포로들을 고문하는 그런 장면들 같았다...

게다가 그 장면들을 보기 괴로와하기는 커녕 킥킥거리며 구경하고 그걸 또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고 즐기기까지 하는 문화가... 너무 생생해서... 기가막혔지...

영화보는 내내 '설마... 아이들인데... 이제 겨우 중학생들인데 저렇게까지 괴롭힐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올해초에 터진 학생들의 집단 성폭행 사건이 떠올라... 최근 너무 충격적으로 보고있는 긴급출동 SOS24 에 나오던 사람들이 떠올라... 그 영화의 상황들 역시 실제상황에도 분명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더 무서웠던건...

내가 그 엄마였어도 그랬을거야...

나 같아도 마리아처럼 했을거야... 하는 생각...

마리아의 마음을 너무 이해하겠는거야...

이성적으로야 내 아이가 그렇게 되었다고 다른아이들을 그렇게 하면 안되지~하는 생각? 물론 들겠지...

하지만 나도 결국 마리아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것같아...

 

우리나라에서 사교육비 감당할 자신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애만 과외 안시킬수도 없고

자기 아이한테 공부하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은데 현실상... 또 자기 성격상 자기도 모르게 아이의 관심과 의견은 무시한채 공부만하라고 닥달 할 것 같고

무엇보다 우리애가 왕따가 되기라도하면 어쩌나 겁난다고 하면서 이민을 가는 사람들이 허다해...

또 어떤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닌다는 자체가 너무나 무섭고 불행한 일이라 아이를 안 갖겠다고 해...

저런 사람들 보면 내가 잘 내뱉던 말이... 그 마음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아이낳고 키우고 학교보내는  부모들은 다 바보냐고...
학교 다니고 공부하고 있는 애들은 뭐고 학교에 있는 선생님들은 다 허수아비냐고...
외국나가면 퍽이나 대우받는줄 아느냐고... 황인종이라고 왕따 안되는줄 아느냐고...
오히려 외국나가서 어린나이에 마약이나 안하면 다행일거라했었지...
요즘 우리나라는 애들을 교육시킬게 아니라 아이 낳기전에 부모들에게 먼저 '올바른 부모 되기' 교육같은걸 시켜줘야한다는 말들이었지...

근데...

그랬던 내가...

저 [6월의 일기]라는 영화보고 나오는데... 멍~하더라...

뭐... 다 이렇지는 않겠지만... 항상 문제가 되는게 소수의 확률이겠지만...

그 확률속 나의 예쁜 조카들이 걸리지않는다는 보장... 절대 없잖아...

(설마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일까??? 헉...)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자기 아이가 왕따가 된것같길래 이사가고 아이를 전학시켰다는 측근분의 얘기도 생각나고... 
나 조차도 당장 조카들이 앞으로 어떻게 학교를 다녀야할까 그 걱정이 되는데 자식 키우는 부모들은 어떤 심정일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

부디... 이 영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왕따 문화에 조금이라도 경종이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그래서 지금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처방안들이 폭넓게 이야기되길 빌어봅니...
흑...

영화 마지막 부분

윤희가 동영상을 보던 장면이 잊혀지질 않는다...

 

'방관자'라는 단어가 이렇게 가슴아린 단어일줄이야...

이렇게 흐뭇하게 눈이 내린 밤에... 영화 한편 때문에 참 가슴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