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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ter Me/나혼자 웅얼-2004

해웃음

by soulfree 2004. 2. 12.

해웃음에서 사진 한 장을 봤다.
내가 중학교때 뵈었을 때 보다 훨씬 포근해진 인상... 표정...
선생님과 잘 어울려 보이는 개량 한복(?)같은 복장들...
내가 기억하는 모습은 남방 셔츠에 면바지 차림이 더 자연스러웠던... 그런 모습이었는데...

글쎄...
내가 선생님께 수업을 받을때... 그때 선생님 나이보다 지금의 내 나이가 더 많지? ^^;;;;
그때 선생님의 연세가 어떻게 되셨었누...??
28살? 29살?쯤 되셨을까?
지금 재원이보다도 어린 나이...
강군, 양군 정도 되었을까?

하...
쿠쿠쿠쿠...
내가 그렇게 풋풋한(?) 선생님께 배웠었구나...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동생을 화장하고 돌아오던 날의 마음을 표현했던 미연이의 글...
울먹이는 미연이에게 끝까지 읽으라고 하셨던 선생님...
그리고 천은주...
내가 중1때 3번째로 바뀐 도덕 선생님을 싫어하게 만들었던 이 두개의 에피소드. ^^;;

아마도... 난... 이 일(?)들이 아니었다면 선생님을 친근하게  다른 애들처럼 좋아하던 선생님으로 기억할 수 있었을까?
선생님을 싫어(?)하지 않고... 문예부에도 남고 열심히 책 읽고 독후감 쓰고... 그때 현희도 만나고... 그랬었을까?
글쎄... 알 수 없지... 

기타

고운노래반

헤르만 헷세

고아

그리고...

"수녀님!"

"잘 살고 있습니까?"

 

예상치 못한 시간에... 예상치 못 했던 장소에서 딱 두번 마주쳤던 선생님의 뜬금없는 인사에... 난 꽤 당혹해 했었던 적이 있었지...
선생님은 기억도 못하시겠지만... 이상하게도 그때마다 내겐 참 절묘한 순간들 이었거든...
저렇게 간단한 인사 몇 마디가 그때 내게는 무슨 선문답처럼 들렸었거든....
그래서 난 저 인사를 받고 며칠동안 밤잠 설쳐가며 고민을 하고 또 했던... 그런 때가 있었었다.
'정말 나 잘살고 있는건가... 앞으로 계속 이런식으로 살아야하는걸까...'
전교조 관련해서 얼토당토 않은 부당한 징계를 받은 짝꿍 선하를 보면서
자퇴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런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걸까 정말 머리털 빠지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지...

그땐 인정하지 않았어도... 나도 그때 사춘기여서...^^;;;;;
선생님께 참 버릇없이 굴었었지...
틱틱거리고 대답도 잘 안하고... 무시하기 일쑤 였고... 누가 봐도 무례한 티가 났을텐데...
내가 스물 여덟살때 누가 나에게 그렇게 굴었었다면... 죽음이었쥐! ^^;;;;
기필코 내게 죽음이었쮜!

음... 그땐 선생님이 싫었던것 같아... 싫어했던 걸로 기억해...
아니... 누구에게건 어떤 상황이었건 주목받는걸 끔찍히도 싫어하던 내가
선생님 때문에 몇몇 아이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는게 참 싫었던것 같아...
인기있는 선생님 덕분에(^^) 선생님이 내게 별말 아닌 말을 건네실 때 마다
내게 필요 이상으로 주목(?)하고 캐묻던(?) 애들이 있어서...
나를 그런식으로 가끔 주목받게 만드는 선생님이 싫었던걸거야...
 
특히나... 나의 단짝 친구 은주가... 난 선생님이랑 별 말도 안해봤는데... 그런걸로 나를 말도 안되게 질투(?)한다는게...
선생님 때문에 나를 질투한다는게 제일 싫었지...^^;;;;
근데... 정말... 정말 싫었던걸까?? 그 이유가 다였을까???  ㅡㅡa

참 유치했던.... 유치하게 굴었던 시절... 창피하당... ㅡㅡ;;;;;
선생님은 기억하지 못하신다 해도... 나는 내 기억이 있어서... 떠올리는것 자체가 너무 창피하당... ㅡㅡ

한번은... 중학교 졸업하고 나서 수애에게서 내이름을 기억하시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지.
아마도 나의 우상(^^;) 태영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있을때 문병 갔었던 수애가 선생님을 뵈었었다지?
"언니! 선생님이 언니를 어떻게 알아요?" 하며 수애가 묻는데 내가 그걸 어찌 알겠어... ㅡㅡ;;;;;
(아~ 내 주위엔 왜 이렇게 저 선생님의 해바라기들이 많았던걸까... 쿠쿠쿠...
것두 나랑 친했던 사람들이... ㅡㅡ;;;
하긴... 인기있는 선생님들 중 한 분이셨으니까... 뭐... )

아마도... 선생님은 학교 다니시던 시절...노래패 활동 같은걸 하셨었나보다...
노찾사든 뭐였든...
생활성가 만드시는 김정식씨와도 그런 인연으로 친하셨던걸까? ㅡㅡa

음... 생각해 보면... 난 어쩌면 선생님을 한편으론 꽤 좋아했었을지도...ㅡㅡa
단지... 다른 애들처럼(^^;;;) 티내고 좋아하지 않고 삐딱하게 이상하게 좋아한 티를 냈던걸까?... ㅡㅡa
싫어한다고 생각했으면서도... 그 어느 선생님보다도 선생님다웠던 선생님의 모습으로 기억되어 있는 걸 보면...
이상적인 선생님의 모습으로 존경을 했던걸까?
알 수 없지... 모르겠따... ㅡ..ㅡ

하긴... 아주 잠깐이었지만... 한때 나도 교사를 꿈꾸던 시절엔...
최병우 선생님같은 선생님이고 싶은 적이 있었으니까...

사진을 보니... 참 곱게(?) 나이드시고 계시나보다...
멋지게 나이드시고 계시나보다...
사진만 봐도... 그 분 특유의 자유로운 느낌(?)...
뭔가 초월한듯한 분위기를 아직도 그대로 풍기시다니...
세월에 꺽이셨을법도 한데... 세상에 변색됐을만도 한데...
사진에 보이는 선생님의 얼굴엔 20여년전 그 느낌 그대로 다 담겨있네...
오히려 더 자유로워지고 더 편안해진듯한 모습으로...
왠지...내가 저런분께 잠시라도 가르침을 받았다는게 참 뿌듯한 기분...

선생님은 아직도 나같은 틱틱거리고 버릇없는 사춘기들 속에서 지금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요즘 들려오는 많은 선생님들의 이야기처럼 교직에 대해 회의를 품고계시진 않으실지...
부디... 사진속 모습 그대로 간직해주세요... 건강하세요...^^

일을 해야하는 오늘밤에... 일도 많은데...ㅜㅜ
난 중학교 시절의 기억들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네...

난감하다.

사진은 어쩌다 보게 되어서...ㅜㅜ

은주들아... 보고싶다.
왜들 이렇게 다 멀리 사는거냐...
캐나다가 다 뭐냐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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