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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웅얼웅얼-S_Free

1995년 여름.

by soulfree 2018. 6. 29.
1. 6월 29일
졸업전시를 앞두고
학기말 조별과제를 하느라 며칠 밤낮을 고생해서 과제 제출하고
기절한듯 꼬박 하루를 자고일어나 TV를 켜니
온통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는 뉴스.
그 뉴스의 사망자 명단에서 내 친구 이름을 발견했었지.
설마했었다.
오빠로부터 진짜 내 친구가 죽었다는 얘기를 전해듣기 전까지는...

http://v.media.daum.net/v/20180629114622364?f=m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 신정아 http://soulfree.tistory.com/1073

2.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였던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한자 날일자 모양의 온통 하얗고 금색 테두리가 있던
조선시대(?)라는 단어와 정말 어울리지 않는 서양식 '성'같았던 건물.
박물관을 갈때마다 왜 우리 문화유산을 일본 강점기의 상징에 전시를 해야했는지 울화가 치밀었던 나였던지라
철거시작 뉴스를 보며 '이제야 뭔가가 제대로 돌아가는군!' 하던 20대 유권자였다.

3.
국내최초 통신위성 무궁화1호가 발사 성공했었을껄??
당장 무슨 우주시대가 개막된 양
시대에 걸맞게 학연, 지연 폐기를 외치며
사람만 보고, 능력만으로 뽑는다며
출신학교나 경력을 적지않는
신기한 대기업 채용 공고가 나왔던 해였지.
시대정신이란 근사한 단어가 때때로 참 가볍고 간사하기도 했었다.


이 외에도...
1995년은 내겐 슬프고, 이상한, 충격적인, 그러면서도 잊을수 없는 한 해였지.
갑자기 23년전 삼풍 사고 기사를 보니
나도 잊고 지냈던 나의 1995년이 떠올랐다.

유전(?)적으로 술을 잘 마시리라 짐작은 했었지만
내가 진짜 이렇게까지 마실줄이야!  감탄(ㅡ.ㅡ)을 하며 직접 확인(?)해 본 한 해였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죽자고 술 먹고 쳐울기도 해봤었고
그럼에도 내 성격상 난 '필름 끊기도록' 술을 마시는건 죽어도 못하는구나 하는걸 깨달았고...
난... 사람이고 뭐고 탄성한계에서 이건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나면 뒤도 안돌아보고 칼이 되는 사람이구나... 다시한번 깨달았고...
내가 아무리 하고싶다고 갖고싶다고 고집을 부리고 욕심을 부려도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그럼에도 포기가 안되는 '하고 싶은 것', 외면하고 싶어도 '해야만 하는 것'은
모두 내 의지와 상관없이 존재한다는 거
다 제 각각 흩어져 있는것 들 중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과연 몇개나 될까? 하는 깊은 고민...
난 내가 생각한것 보다 훨씬 더 엄청 현실적인 사람이구나 하는 큰 깨달음...
이런 것들... 파편같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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