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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웅얼웅얼

[캐쉬백] Crash...

by soulfree 2007. 5. 31.

 

정지된 시간... 환상처럼 내리는 눈...
지난해 PiFan 에서 봤던 '겨울여자'의 눈 내리던 장면이 떠올랐었다...
영화속 눈 내리던 풍경은 영원히 정지시켜서 간직하고 싶은 풍경이던걸....



 

'겨울여자'와 '위대한 유산'과 '이터널 썬샤인'과 '수면의 과학'의 장점과 감성적인 느낌들이 잘 어우러진듯한 영화...
너무나 감각적으로 잘 포착된 정지된 순간들...
날옛날에 내가 만화 그리기를 그만두고 이상의 사진을 보고 인물화를 끄적거리기 시작하게 만들었던 이유를 충분히 표현하고도 남을 멋진 스케치들...

자신이 먼저 이별을 말하고도 헤어짐에 사소한 미련이 많아 잠을 못자는 벤
불면증으로 갑자기 발생해버린... 감당 못 할 정도로 지루하고 길기만 한 잉여의 시간...
어차피 잠도 못자고... 감당하기도 곤란해져버린 8시간을 '노동력'이란 이름으로 소비하기로 결심.
그 시간의 댓가는 돈으로 보상받기로 한다.
cash back...
말하자면 내 시간과 노동력의 댓가를 돈으로 돌려받는다는 아주 간단한 논리로 변화를 시도...
문득... 저렇게 따지자면 내 한시간은 얼마짜리일까? 궁금...

 

그가 화가를 꿈꾸었던 이유
그녀가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
그녀가 화가를 만나고 싶어하던 이유
모두 참 순수하고 낭만적인 이유들... '시'적인 표현들...
저 이유들에 나도 공감...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걸까...
이런 청춘들이 아직도 자라나고 있는걸까...
아직도 저런 순수한 마음으로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걸까...하는 의구심이 들때가 있지...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난 저렇게 꿈꾸는 사람들을 보는게 참 기분좋아...
자신의 꿈을 얘기하며 반짝반짝 빛을 내는 눈이 참 예뻐...
오랫동안 꿈을 잊지않고 늘 꿈꾸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 예뻐...
정말 예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뭘 하고싶어하는지도 잘 모르는데
자신이 뭘 하고싶어하는지 뭘 원하는지 아는것만으도로 대단한거라는...
내가 하고 싶어하는게 원하는게 뭔지 아는 사람은 그걸 얻는데도 시간이 단축된다는 대사에...
영화속 잠깐 사이에 벌써 자신의 꿈에 한발짝씩 다가선 그들을 보며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자신이 원하는게 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듯 행동하는 그들을 보며
나는 또 푸~욱... 

'알면서도 이렇게 알고만있고 마냥마냥 지연시키고 있는 나는 대체 뭘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나중엔 '내가 하고싶은걸 제대로 알고 있는게 맞는걸까? 이게 정말 하고 싶었던게 맞는걸까?' 하는 회의를 품다가... 이젠 이도저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멍~해 지다가...
저런 얘기를 들으면 괜히 혼자 꾸중듣는 기분이 되어서는 우울해져버리는...
난 지금 뭘하고 있는걸까...
내가 정말 원하던게... 정말 바라던 내 모습은 어떤 나 였을까... 

벤이 표현하던 Crash 한 감정... 난 언제 느껴봤었던걸까? ㅡㅡa

 

 

 

내가 어릴적에 봤던 '환상특급'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시간을 정지시키고 그 정지된 시간 사이를 활보하는 사람의 이야기였지...
나도 환상특급속 주인공처럼... 벤처럼... 같은 마법을 부릴수 있을까?
그렇게 시간을 정지시켜놓고 난 뭘 하고 싶은걸까?...
'사랑의 블랙홀'처럼 내 주변은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으로 정지시켜놓은채 나 혼자만의 발전을 꿈꾸는걸까? ㅡㅡa
내가 하고 싶고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충분히 다 연습하고 배워서 짠~하고 멋지게 등장할
그런 상황을 꿈꾸는걸까?...

어리석어라...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