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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듣고 웅얼웅얼

가요> 김민기 / 봉우리

by soulfree 2007. 4. 30.

김민기 아저씨의... 목소리로 듣는 이 곡은...
마치 엄숙한 종교의식과도 같은 느낌...
마치... 진중한 고백성사를 듣는 기분?
양희은씨의 목소리와는 또 다르게 담담...
양희은씨와는 또 다른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
이 목소리는... 뭔가... 종교적 자아성찰이 담겨있는 기분이랄까...

내가 학력고사 본 날 밤에 라디오에서 듣고 펑펑 울었던 이 노래는 양희은씨의 목소리였지...
난 산꼭대기를 다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겨우 봉우리 하나 넘은거라면? 아니 이게 겨우 고갯마루 하나였다면? 하는 생각에 어찌나 막막한 기분이었던지...^^;;;;
나는 얼마나 더 이런 기분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줄줄줄... 그랬나? ^^;;

그때 이 버전의 노래가 있었다면...
그래서 그때 이 목소리의 봉우리를 들었었다면...
그랬어도 그렇게 줄줄 울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마... 김민기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아주 긴~ 일기를 썼으려나?...
아님... 달밤에 옥상에 올라가 왔다갔다 하지않았을까?
훔....
쿠쿠쿠...
양희은씨 버전도 좋아하지만...
난 김민기 아저씨의 목소리로 듣는 이 노래가 더 좋다...







+ 2003-11-03 오전 1:31:00

내가 대입 학력고사를 보던날... (그땐 학력고사였지...^^;;;)
집에와서 시험을 치른 후련함보다 어떤 불안함에 안절부절해했었지...
그냥 막연하게 시험을 준비하고 그냥 때되면 시험보고...그냥 그러고 있었는데... 막상 학력고사를 보고나니까 현실감이 확 와닿았달까...
와... 이 시험따위가 진짜 날 어떤 기준에다 놓아줄수 있는거였구나...
정말 내 앞날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는거였구나... 하는...
그런게 갑자기 너무나 또렷하게 실감났달까...
잠도 오지 않았고... 그냥 멍하게 있었던것 같아...
그러다 습관처럼 라디오를 켰는데 밤늦은 시간... 거기서 이 노래가 나오더군...
칠판에 탁탁 쓰는 소리가 나면서... 양희은씨의 목소리로...
멍하게 있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줄 흘러내렸던 기억이 있는 노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 보면서 허무했던(?) 기억이 되새겨지던 노래...
정말 이 시험이 겨우 지나가는 고갯마루였을까?
시간이 지나면... 지금 이 시간들이 그저 작은 동산쯤으로 여겨질까?
이 시험이 끝나도 난 또 다른 봉우리로... 봉우리로... 또 가야하는걸까?
그냥 안가고 여기 주저앉아서 편해지면 안되는거야?
여긴지도 모르고 가야할 길이 남아있는지도 모른채... 그냥 무작정 가다 지치면 바다나 보면서 위안삼으라고? 말도 안돼!

끝도없는 봉우리만 보던 사람이 눈을 돌려 바다를 본다는게 쉬운일일까...
과연 바다를 보게될 때는 언제쯤일지... 평생 봉우리만 바라보다... 평생을 헉헉대고 봉우리만 탐하다 갈 사람들도 많을텐데... 왜 갑자기 바다를 보며 욕심을 버리라는거야...
도 닦으라는거야? 깨달음을 얻으라는거야? 내가 부처야?
여긴지도 모른다구? 나 이제 그만가도 되는거야? 아님 난 아직 쉬려면 먼거야? 대체 어쩌라는거야?
사는게 왜 이렇게 계속 피곤해야하는걸까...
아... 정말 싫다...
이상도 이래서 자살을 했던걸까??? 현명하네~ 하며 별별 생각이 다 나던 기억이...쿠쿠쿠...

지금은... 피식 웃음이 나지만...
사실 그땐 정말이지... 산다는게 너무너구 귀찮고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었지... 쿠쿠쿠...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그래도 그때가 좋은때라고 말씀하셨지만...
정말 그때가 좋았을까? ㅡㅡa
난 별로 안좋았는데... ㅡㅡ;;;;;; 

올해는 수능보는 사촌동생도 없는데...
난 왜 아직도 입시가 며칠앞으로 다가오면 이렇게 심난해지는지... 참... 알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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