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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LED, 유럽의 밤 밝힌다 … 벨기에 가로등 성능 시험 1위

by q8393 2009. 12. 21.
한국 LED, 유럽의 밤 밝힌다 … 벨기에 가로등 성능 시험 1위
[중앙일보] 2009년 12월 21일(월) 오전 01:01   가| 이메일| 프린트

[중앙일보 권혁주] 유럽의 밤거리에 한국산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 불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벨기에덴마크 등 유럽에서도 가장 앞서 가로등을 절전형 LED로 교체하는 나라들에 한국의 한 벤처가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

주인공은 아모럭스라는 LED 조명업체다. 이 회사는 최근 벨기에 정부로부터 “1차 연도 LED 가로등 성능 시험에서 1위에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스페인의 인달 등 유럽의 대형 조명업체들을 제쳤다. 1년 추가 시험을 거쳐 내년 말 최종 발표 때 3위 안에 들면 벨기에의 전국 가로등 교체사업에 공급업자로 공식 선정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아모럭스는 덴마크 최대 전력회사인 동에너지의 요청으로 수도 코펜하겐 근처의 작은 도시에 LED 가로등 20개를 세웠다. 덴마크에 LED 가로등이 설치된 것은 처음이다. 성능을 인정받아 LED 가로등 1000개를 추가로 주문받았다. LED 가로등은 기존 가로등보다 전기를 40%가량 덜 쓴다. 그러나 가격이 5~10배 비싸고, 내구성 등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유럽의 일부 국가만 현장 성능 시험을 통해 가능성을 점검하는 단계다.

아모럭스는 2년 전 LED 가로등을 개발했다. 지난해 초 독일에서 열린 국제 조명기기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유럽 LED 가로등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 회사 김병규 대표는 “녹색 바람이 강한 유럽에서 가장 먼저 LED 가로등을 채택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뒤인 지난해 하반기 벨기에 정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LED 가로등 사업자 선정에 참여해 달라는 것이었다. 벨기에 정부는 전시회에 좋은 제품을 선보였던 업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모럭스와 접촉한 것이었다.

벨 기에 정부의 사업은 국내 250여만 개 가로등을 수년에 걸쳐 모두 절전형 LED로 바꾸는 것. 총 비용이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이다. 여기에 40개 업체가 응모했고, 이 중 아모럭스를 포함해 14개 업체가 지난해 11월부터 2년간의 성능시험을 받고 있다.

1년이 지난 올 11월 벨기에 정부가 1차 연도 성능시험 성적을 알려왔다. 아모럭스가 1위였다. 김 대표는 “넓은 지역을 고른 밝기로 비추는 성능이 특히 뛰어나다고 평가받았다”며 “미국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조명 디자이너를 영입한 것이 결실을 봤다”고 말했다.

1차 연도 성적이 알려지면서 이웃 덴마크·네덜란드 등에서도 시험 설치 요청이 왔다. 최근에는 프랑스와 핀란드에서도 제품의 특징 등을 상세히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김 대표는 “내년 11월 벨기에의 최종 발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6000만 개 가로등이 있는 유럽 시장에 상당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펜하겐=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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