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원치 않는 육체노동과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기간.
누군가에게는 긴~~ 휴식.
몇 해 전부터 노동(?)을 포기하고 휴식을 선택하신 오마마마 덕분에
나도 긴~ 휴가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간이 되었다.
명절의 의미라는게 별건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되는거 아님??
그래서 난 이번 추석은 부모님과 함께 강원도 여행중...
삼척을 지나 동해로 가는데 오빠에게서 보이스톡이 왔다.
오마마마, 깜짝 반가워 하심~
"진주가 집에 있으면 괜히 음식 만들고 손님 치레하고 일만 한다고 여행가자고 해서 여행왔다~
아유~ 우리 걱정은 하지도 마라~
나는 좋은데 가서 놀고 맛있는거 사먹고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데 네가 힘들어서 걱정이다~
일이 그렇게 힘들어서 어쩌냐~
요새 어쩐지 전화가 뜸해서 오늘은 내가 전화하려고 시계보고 있었다~
거기 지금 몇시냐? 5시? 6시?"
괜히 콧등이 시큰~
나는 괜히 "오빠! 메리 추석!!!" 드립을...
명절에도 만나기 쉽지않은 가족이 있다는건 아쉽기도 하다.
내년에는 아바마마 말씀대로 추석에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갈까보다.
난...
일가친척 많고, 유난히 가족행사가 잦고, 그 많은 행사를 보통 이상으로 잘 챙기는 우리집에서
손 크고 일 욕심 많은(?) 오마마마의 수석조수(ㅠㅠ)로 자란 탓에
국민학생때 부터 질리도록 명절 손님 및 집안행사를 치렀던터라
결혼같은거 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사랑이,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결혼 후에 내가 겪어야 할 노동의 강도를, 마음고생을 너무 어릴적부터 알았기에
애초에 결혼 같은건 내 인생계획에 끼워넣지 않았는지도... ^^;;;;
(어차피 연애나 결혼은 귀찮다며 관심 1도 없었으면서 괜히 끼워맞추기??? ㅡ.ㅡ;;;;)
난 내 부모님, 내 몸 하나 챙기며 살기도 바빠~
난 우리 부모님한테나 잘하고 살거야~
라는 모토로 지금까지 살아왔지.
일부러 그러진 않았어도
외아들인 오빠가 유학갔다가 아예 미국에 정착한 지금은
맏이겸 아들노릇겸? 까지 하고 있는듯...? ^^
꽤나 조선시대스러운(?)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친가는
집안 대소사에 보통 미혼은 안 끼워줬었는데~^^;
어느새 나는 우리 남매들 대표로 집안 대소사 및 가족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있지.
세월이 흘러 '여자애가 서른 넘어서 결혼도 안하고... 쯔쯔...'하시던
어르신들의 미혼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내 오랜 경제활동(?)과 자유로운 여행,여가활동(?)이
오마마마의 입을 통해 '미혼'의 걱정들이 나름의 이미지 개선(?)을 한 결과 랄지... ^^;;
지금은 사촌동생들이 내 핑계(?)를 대며 결혼을 안하겠다는
철없는 소리들도 한다는 소리도 듣곤 하지만...
그건 그들이 알아서 할 문제지 내 탓은 아니라네. ^^;;;
같은 오마마마 밑에서 자랐어도 다 나처럼 살지는 않아~^^
세상에 둘도 없는 개구장이였던 오빠는
'우리 오빠가 저렇게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캐릭터였나~' 싶을 정도로 가정적인 40대가 되었고,
평소엔 대체로 순하고(ㅡ.ㅡ) 말 잘 듣지만
하기 싫은건 죽어도 안하고 싶어하던 난
결혼을 안하고 몇해전 부터는 드디어 명절에 놀러다니게 되었고,
평소엔 한 성깔하지만
은근 융통성 있던 동생은
결혼을 해서 10몇년째 비슷한 명절 노동을 하고 있는걸 보고 있노라면...
사람 인생은 참 알 수 없달까...^^;;;
+뱀발+
고등학교 친구들이 졸업식 앞두고 모여서 밤새고 놀던 어느날
제일 결혼 먼저 할 것 같은 애
결혼하면 제일 칭찬받는 사위,며느리가 될 것 같은 애로
다들 주저없이 나를 지목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거봐! 내가 너네들 뜻대로 되진 않을거라고 했었지???
푸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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