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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이강림하사

광기의 해석

by soulfree 2008.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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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님은 참~~~ 좋은책만 번역하는것 같으~^^
전에 레닌그라드의 성모마리아 도 맘에 들었었는데...

앞에 몇장 읽어봤는데 재미있다.
후후훗~
최근에 산 책 중에 제일 맘에 든다.


21세기 대한민국 ‘대중’은 안전한가?

2002년 대한민국 대중은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일을 해냈다.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황제’ 이회창을 물리고 ‘촌놈’ 노무현을 대통령 자리에 앉힌 것이다. 그야말로 대역전 드라마였다. 당시 노무현의 깃발은 ‘개혁’이었고, 이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은 ‘역전’의 전장이었다. 정치개혁, 역사 바로 세우기, 부동산 대책, 행정수도 건설, 사학법·국가보안법 개정… 등 일대 폭풍이 몰아친 것이다.

2007년 대한민국 대중은 다시 놀라운 선택을 했다. 수많은 비리 의혹에도 불구하고 ‘경제인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것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리하여 대한민국은 향후 5년간, 과거 10년 동안 달려온 방향과 반대로 또 한 번 요동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의 깃발은 ‘경제성장’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대한민국 대중은 왜 이처럼 좌충우돌하는가? 이를 두고 혹자는 ‘포퓰리즘’이라 하고, 혹자는 ‘중우정치’라 하고, 혹자는 ‘깃발정치’라 한다지만, 이는 지도자 시선에서 분석한 정치행태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대중의 심리는 과연 무엇인가? 이 책 《광기의 해석 - 프로이트 최후의 2년》(추수밭)은 프로이트가 죽기 전 2년 동안의 삶을 추적하면서, 이처럼 광적이라고 할 만큼 ‘강력한 구호’에 휩쓸리기 쉬운 대중의 심리를 설명한다.


프로이트 최후의 2년(1938년~1939년)…그리고 히틀러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70여 년 전인 1938년, 장소는 프로이트의 삶과 학문의 터전이자 히틀러의 진군을 목전에 두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이다. 당시 프로이트는 암에 시달리는 81세의 노구였고,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은 히틀러는 ‘하나의 게르만’을 외치며 세계 재패의 야욕을 불사르는 49세의 장년이었다. 그해 6월 4일, 프로이트는 히틀러를 피해 영국 런던으로 망명했으며, 이듬해에는 최후의 역작인 《모세와 일신교》를 완성하고 9월 23일, 83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다. 그러는 사이 히틀러는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하기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시켜갔다.

1938년과 1939년은 프로이트 개인적으로나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전환기의 시기였다. 프로이트는 턱 밑에 생긴 암이 더 이상 어찌 해볼 도리가 없을 만큼 악화되는 와중에도, 2차 세계대전으로 치닫고 있는 세계정세를 온몸으로 체현하면서 히틀러의 광기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대중의 비합리적 심리를 탁월하게 분석해냈다.


광기의 해석 - ‘대중’은 왜 지배받기를 갈망하는가?

대중은 왜 지배받기를 원하고, 복종하기를 갈망하는가? 프로이트는 히틀러가 전면에 등장할 무렵인 1921년 《집단심리학과 자아 분석》에서 이미 지도자의 역할과 군중의 행동을 분석해보였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통제할 인물을 찾아서 지배받기를 원하고 복종하기를 갈망한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불안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의심의 여지없이 단 하나의 진실한 비전을 확신하는 지도자에게 대중은 동일화한다. 이때의 지도자는 강경한 방식과 명확한 전략을 갖추었으며, 자신이 싫어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한다. 대중은 그런 지도자를 알아보고, 지도자는 대중의 의지를 숭고하게 표현해낸다. 프로이트는 그 관계가 심지어 신비롭기까지 하다고 했다.

이러한 관점은 ‘모세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는 《모세와 유일신》에도 이어지는데, 프로이트는 죽음을 불과 6개월 앞두고 내놓은 이 마지막 역작에서 모세가 유대인이 아니라 이집트인이며, 선택받은 민족인 유대인이 모세를 살해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세상을 또 한 번 발칵 뒤집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종교적인 논쟁거리를 걷어내면 이 책은 종교와 정치의 가부장적 질서, 즉 권위주의와 대중의 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경고를 담고 있다. 프로이트는 이 책에서 파시스트의 독선적 권위주의와 모세의 인간적 권위주의를 대비시킴으로써 세상의 모든 ‘히틀러들’을 끝낼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대한민국 ‘대중’은 안전한가?

프로이트가 《모세와 유일신》에서 권위주위와 근본주의를 경고한 지 70여 년이 흘렀다. 그러나 세계 도처에서 또 다른 ‘히틀러’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군주제와 귀족정치가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민주주의가 무익하고, 매력적이지도 않으며, 혼란스럽다고 여겨지는 상황은 언제든 조장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상황에서 강력한 권력자를 열망하는 대중의 심리는 언제든 또 다른 히틀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에게, 이 악순환의 고리에서 대한민국 ‘대중’은 과연 안전한지 묻고 있는 듯하다.


기사출처>>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803080048

 프로이트, 히틀러의 광기에 맞서다

◇광기의 해석/마크 에드문슨 지음·송정은 옮김/296쪽·1만3000원·추수밭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와 정신분석의 대가 지크문트 프로이트(아래 사진).

두 사람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광기’를 들 수 있다. 한 사람은 광기를 부렸고, 다른 이는 광기를 해석했다.

또 다른 공통점도 있다. 오스트리아 빈이라는 공간이다. 1938년 히틀러는 빈을 점령했다. 당시 프로이트는 빈에서 암으로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생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었다.

이 책은 프로이트가 사망하기까지 마지막 2년을 다뤘다. 하지만 단순한 프로이트의 전기가 아니다. 책의 상당 부분은 1938년부터 이듬해까지 빈이라는 공간에서 기이하게 얽히는 프로이트와 히틀러의 일상을 교차해가며 짚고 있다.

히틀러는 나치즘을 위협하는 프로이트의 책을 불태웠고, 프로이트는 파시즘에 열광하는 대중의 심리를 분석했다. 프로이트는 이미 히틀러가 독일에서 전면에 등장했을 때인 1921년 ‘집단 심리학과 자아 분석’을 통해 지도자의 역할과 군중의 행동을 분석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는 인물을 찾아서 지배받기 원한다. 불안한 시기에 대중은 단 하나의 확실한 비전을 강조하는 지도자에게 이끌리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프로이트의 연구를 되짚어보면서 한 가지 메시지를 발견한다. 권위를 추종하는 대중의 심리는 결국 역사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말년의 프로이트는 ‘모세와 유일신’을 쓰는 데 남은 힘을 모두 기울였다. 종교와 정치의 가부장적 질서를 분석하면서 권위주의와 대중의 관계에 대한 경고를 담은 책. 저자는 “파시스트의 독선적 권위주의와 모세의 인간적 권위주의를 대비시킴으로써 세상의 모든 ‘히틀러’를 끝낼 방법을 제시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출처] 1909년, 엇갈림 : 히틀러 이야기|작성자 추수밭
http://blog.naver.com/chusubat?Redirect=Log&logNo=90028732831

1909년, 엇갈림 : 히틀러 이야기

1909년 늦은 가을, 세상을 바꿀 두 남자가 오스트리아 빈(Wien)에 살았다. 그들은 거의 모든 면에서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가 말한 ‘영혼의 적’에 가까웠다. 그중 한 사람은 심리 분석의 창시자로 20세기 지성계에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상가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다. 1909년, 프로이트는 53세로 에너지가 정점에 달한 시기였다. 다른 한 사람은 그보다 어리지만 인류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사람이다. 그 젊은이는...

그 젊은이는 건축가와 예술가가 될 꿈을 품고 빈에 왔다. 그는 작은 아파트에서 친구와 함께 살면서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음악을 작곡하고, 미래에 성취할 것들을 꿈꾸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상속받은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최대한 적게 먹고 약소한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검소하게 살았다. 그러나 오페라를 관람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는데, 특히 바그너의 오페라를 좋아했다.

그에게는 실망스러운 일들이 몇 번 있었다.


   국립미술학교에 두 번이나 낙방한 사실은 그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는 교사와 잘 지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미술학교의 교수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교수들은 그의 작품을 비웃으면서 그에게는 재능이 없다고 폄하했다. 젊은이는 보헤미안과 같은 삶을 살면서 부패한 오스트리아의 현실을 넘어 건축가로서, 어쩌면 화가로서, 시인으로서, 작곡가로서 찬란한 성공을 거두리라 결심했다.

   빈으로 향하기 전, 젊은이는 스테파니라는 여자를 짝사랑했다. 그는 고향인 린츠(Linz)에 돌아가 있을 때 산책을 하다가 그녀를 보았다. 그는 말 한 마디 건네지도 못했으면서 그녀만을 생각했다. 그는 그 도시에서 자신이 성취할 수 있는 모든 영광을 그녀에게 바치고 싶었다. 퇴폐적이기 이를 데 없는 빈에서도 그는 도덕적 삶을 견지하려고 애썼다. 창녀를 멀리했고, 자신을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보통 여자들과도 거리를 유지했다. 오페라 공연장에서 그를 발견한 여자들은 그에게 연락을 바라는메시지를 보내곤 했지만, 그는 ‘인생의 불꽃’을 순수하게 간직하기로 결심한 상태였다.

소년 시절부터 극도로 예민하던 젊은이는 쉽게 화를 내거나 비탄에 잠겨 우는 일이 많았다. 그는 동물을 사랑했고, 동물에게 잔인한 행위를 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그는 술을 입에 대지 않았고, 담배가 건강을 해친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을 시인의 기질이 있는 인도주의자라고 생각했다. 빈에서 그는 도시 빈민가에 사는 노동자들을 위해 탁 트인 숙소를 만들고 싶었지만, 가족 말고 그의 이런 계획을 알아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빈에서 함께 살던 그의 친구가 고향에 갔다 왔을 때, 그는 옮긴 집의 주소도 남기지 않은 채 허름한 아파트를 떠나고 난 뒤였다. 그는 길을 잃고 방황하면서 외로움에 빠졌다. 돈도 바닥난 상태였다. 그는 한동안 거리를 전전하며 남의 집 문 앞이나 공원 벤치에서 잤다. 그 무렵에 그는 구걸을 하며 연명했던 것 같다.


   결국 그는 수도원만큼이나 엄격하게 운영되는 보호소에서 거처를 마련했는데, 그곳에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1년 전까지 단순한 삶과 그를 둘러싼 환경이 제공하는 즐거움을 누리며 살았다. 그는 자신이 만든 그림엽서를 거리 매점에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었고, 그 내용을 보호소에서 함께 지내는 사람들에게 얘기해주기도 했다. 그는 휴게실에서 유대인과 공산주의자에 대해, 장차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 위상을 높일 독일의 운명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때때로 그와 한패인 거주자 중 한 명이 그의 코트를 의자에 몰래 묶어놓고는 정치에 관한 질문을 불쑥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 가슴이 요동치는 이 젊은이는 벌떡 일어나 의자를 질질 끌고 다니며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당시 그를 본 사람들은 때때로 그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때문에 이 젊은이가 세상을 뒤흔들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가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 <광기의 해석>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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