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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좀보고 웅얼웅얼

[책]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 와타샤 리에

by soulfree 2006.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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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런 생각을 했던적이 있었지... 하는 느낌...

신선한 표현들...

과장되지않은 솔직담백한 이야기들...

참... 상큼하고 예쁘다...

흡사 경쾌한 느낌의 파름문고 시리즈 한권을 읽은듯한 기분... ^^

대체 어떤 등짝이기에 발로 차주고 싶었을까? 쿠쿠쿠쿠...

진짜로 발로 등짝을 차는 장면이 나와서 너무 웃었었다는... 쿠쿠쿠쿠...

이 아이가 스물이 되고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면 또 어떤 책을 쓰게될까?

왜 저렇게 섞이고 싶어하는 걸까?

같은 용액에 잠겨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른 사람들에게 용해되어 버리는게 그렇게 기분좋은 것일까?

난 '나머지 인간'도 싫지만 '그룹'에 끼는건 더더욱 싫다.

그룹의 일원이 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나를 꾸며대지 않으면 안되는 아무 의미없는 노력을 해야하니까.

웃는다는 건 마음이 풀어진다는 것이고,

외톨이로서 마음이 풀어진다고 하는 것에는 보통이상의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될수있으면 서클룸의 문을 제일 처음 여는 역할을 피하고 싶다.

아무것도 움직이고 싶지가 않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존재를 지우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존재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을 확인하는건 두렵다.


"난 중학교때 벌써 신물났어, 친구따위."

"너무 극단적이야 하츠는. 애들이랑 깊이 얽히진 않더라고 일단은 같이 있으면 좋잖아"

"그것조차 불가능한걸. 중학교때 참고 참았던게 한꺼번에 폭발한 결관가?"

"참았던거였구나, 우리가 같이 보냈던 시간을..."

 

키누요가 쓸쓸한듯 중얼거렸기 때문에 당황해서 얼른 덧붙였다.

 

"넌 잘 웃고 맞장구 쳐주고 말도 통했으니까 난 아무것도 참을 필요가 없었어. 하지만 같은 그룹의 다른 아이들은, 욧짱이나 야스다 같은 애들은 언제나 입을 다물고 졸린듯 얘기를 듣고 있었잖아? 그건 솔직히 견디기 힘들었어."

"넌 언제나 한꺼번에 이야기를 쏟아놓지? 그것도 듣는 사람이 듣는 역할밖엔 할수없는 자기얘기만. 그러면 듣는쪽은 맞장구 치는것 말고는 할게 없잖아, 일방적으로 얘기하지 말고 대화를 하면 침묵따위는 생기지않아. 만약 생기더라도 그건 자연스런 침묵이니까 초조해지지도 않고."

 

키누요는 타이르듯 말한다.

사람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같은 나이의 친구한테서 배운다는건 그야말로 귀를 틀어막고 싶을만큼 부끄러운 일이다.


인정받고 싶다.

용서받고 싶다.

빗살 사이에 낀 머리카락을 한올 한올 걷어내듯이 내 마음에 끼어있는 검은 실오라기들을 누군가 손가락으로 집어내 쓰레기통에 버러 주었으면 좋겠다.

남에게 바랄뿐이다.

남에게 해주고 싶은것 따위는 뭐하나 떠올리지도 못하는 주제에.



[발로 차주고싶은 등짝]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