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미코 : 눈 감아봐... 뭐가보여? 담백한 이별이었다... 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지만... 사실 단하나뿐이었다 내가 도망쳤다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도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조제를 만나는일은 다시는 없을것이다... |
'길잃은 조개처럼 혼자 깊은 해저를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잠든 츠네오 옆에서 저렇게 넋두리하듯 말하는 조제와 그런 조제 앞에 쉬잉~나타나 눈을 마주하고 없어지던 환상의 물고기가 나오던 장면이 참 맘에 들던걸...
애초에 아무것도 없던곳에서 나를 이 정도로 세상에 나오게해준 츠네오에게
이 정도에도 충분히 만족하다는듯 계속같이 있어달라 떼쓰지 않고
츠네오의 짐이 되지않으려 담담하게 이별을 준비하던
스스로 욕심내지않고 미리 체념을 하는 조제가...
안쓰럽기도 하고... 어른스러움이 부럽기도 하고...
요즘 말하는 '쿨'함이란 저런걸까?...
다리를 얻는대신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처럼
쿠미코는 걷지못하는 다리를 댓가로 무얼 얻었을까?
그녀의 다리대신 츠네오를 만나는 행운을 얻은건가?
그럼... 새로운 세상과 조우를 댓가로 그녀의 사랑을 잃게 된걸까?
굳이 조개침대가 있던 모텔이 아니어도 조제는 인어공주같다...
그녀가 사랑을 말하고나면 사랑을 잃어버릴...
담담한 영화를 보면서 츠네오와 조제의 사랑에 대한 안쓰러움이 생기는건 어쩔수없던걸...
난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제목밖에 생각나지않는 사강의 소설에서 조제가 뭐가 그렇게 좋았던걸까...^^
츠네오를 만나기전엔 장애인손녀가 있는걸 알려지길 꺼려하는 할머니의 걱정(?)으로
할머니가 주워오시는 온갖 책들과
할머니가 겨우겨우 밀어주는 유모차에 몸을 숨기고 이른 새벽에 산책하는게 전부였던 조제...
단지 가난하게 살면서 걷지 못한다는 이유로 보고싶은것도 알고싶은 것도 많은 그녀가 깊고 깊은 바닷속에서 살았다지...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어서 외로운게 뭔지조차 모르고
다만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어둡고 캄캄한 바다속에서 살았다지...
츠네오를 만나 대낮에 거리 구경도 하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호랑이도 보고
궁금해하던 책의 주인도 만나고
바다도 보고 수족관에도 가보고...
결혼얘기가 나와도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던 조제
그런 조제를 츠네오도 알았을까?
독특한 그녀가 좋았지만 장애의 일상을 함께하기엔 부담스러운...
누구나 그랬을만한
처음부터 장애인인 그녀를 편견없이 사랑해준 츠네오가 참 예뻐보였지....
통과의례처럼 겪은 사랑, 이별...
여느 멜로물들처럼 로맨틱하지도 판타스틱하지도 않은 담담한 그들의 젊은 사랑이 참 예뻤다...
이제 전동 휠체어로 혼자서도 거리에 나설수 있게된 조제...
이젠 어떤 사랑이 그녀를 기다릴까...
어떤 인생이 그녀를 기다릴까...
자신이 도망친거라며 아파하던 츠네오도 아픔과 자책을 딛고 어느샌가는 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겠지...
http://sum.freechal.com/soulfree/1_3_189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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