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먹은 아키라에게도 있던 책임감이 어떻게 네아이의 엄마에겐 없었던걸까...
자신이 행복할 권리, 자신이 연애하고 아이를 낳을 권리는 행사하면서 어떻게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은 상실해버린걸까...
고아원이나 경찰서에 가면 넷이 같이 살수없다고 예전에도 그래서 고생했었다며(이런일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더 화가났다!!!) 동냥질을 하는 한이 있어도 어떻게든 동생들과 함께 살아보려는 아키라가 기특하고 안타깝고 감동스러웠지...
엄마없이 지내는 담담한 아이들의 일상에 담담하고 간결한 무척 Gontiti 스러운 음들이 흐른다...
(정말 Gontiti 가 영화음악을 한게 아닐까?? ㅡㅡa)
그 아이들의 기막힌 일상이 너무나 예쁘고 담담해서 차마 소리내서 탄식조차 못하겠던걸...
어른이 없는 자리에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고 사려깊은 아키라가 있다.
드문드문 들어오는 엄마가 있던 가을
엄마가 떠나간 겨울
혹시 돌어오려나 했던 봄
잔인한 여름...
그 1년사이 아이들은 참 많이도 컸다...
엄마가 없어도 세월은 흐르고 아이들은 크지...
엄마가 없어도 배는 고프고 밥은 먹어야 하는거지...
차라리 엄마옷이라도 팔아서 밥을 사먹지...
너희를 버렸어도 그래도 엄마는 엄마인거니?
아님 숱한 실망을하며 안오는 엄마를 무작정 기다리는것보다 엄마가 안올거라 인정해버리는게 더 무서웠니?
망할 여편네!
키우기싫으면 돈이나 제때제때 보내줄것이지...
어떻게 자기 자식이 하나도 아니고 넷이나 되는데 그 지경이 되도록 방치할수가 있는지...
그 어린 딸이 죽었는데도 꿈에서 조차 안나타나나보지?
유령처럼... 애초에 없었던 존재들처럼 살아가는데 익숙해진 아이들
한참 친구들과 뛰놀 나이에 방에서 쳐박혀 창밖조차 맘껏 쳐다보지 못하며 자라는 아이들이라니...
변성기가 되도록 학교 한번 못가보고 친구하나 없는 남자아이라니...
학교에 보내달라고 사정하는 아이들에게 학교가도 재미없고 소용없다며 입학을 안시켜주는 엄마라니...
대체 아이를 넷씩이나 왜 낳았니?
저 아이들 대체 출생신고가 제대로 되어있긴 한건지 의심스럽더군...
세상에 참 어이없는 인간들 참 많다...
12살짜리는 친구랍시고 보다못해 원조교제까지 나서며 돈을 벌어다주려하는데
엄마라는 사람은... 편의점 알바생이며 이웃집 사람들이며 집주인이며... 대체 어른이란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
정말 몰랐을까?
집 몰골을 직접 본 집주인도 몰랐다고 그럴수 있었을까?...
모르고 싶었겠지...
책임감 느끼고싶지 않았겠지...
귀찮았던거겠지...
그나마 집에서 내쫓기지않은게 크나큰 온정이었던걸까?
유통기한 지난 삼각김밥을 주는걸로 "난 할만큼 했어요!"라고 할수 있을까?
신발이 작아지다못해 조리를 발가락에 걸고 다니고
사시사철 헐렁한 7부바지에 티셔츠는 1년새에 구멍이 숭숭나고
갈비뼈 훤히 보일만큼 앙상해진 아이들을보며 정말 몰랐다고 할수 있을까?
하다못해 학대받는게 아닐까하면서 신고라도 해줬어야하는게 아니었을까?
어떻게 일일이 이런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할말 없지...
그래서 더 불편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더 속상했는지 모르겠다...
더 속상한 사실은...
며칠후면 또 다 까먹고 아무일없었다는듯... 영화속 거리풍경처럼... 영화속 행인들처럼... 난 이런 아이들곁을 무관심하게 스쳐지날거라는거다...
영화나 TV에서 볼때만 막 흥분하며 화내고 속상해하며 나는 안그런 사람인척 하지만... 그때뿐이다...
현실속 나도 그 화면속 기막힌 사람들과 다를게 없다는거다...
차라리 화를 내며 나는 안그런 사람인척 인정많고 정의로운 사람인척 하지나말지... 얍삽한 인간 같으니...
참... 이렇게 담담하게 기막힌 영화도 있군...
동생을 뭍고 돌아오는 아키라와 사키의 모습에...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야할 그들의 모습에...
가슴이 멍먹해지던 영화...
그 옛날 다락방 시리즈 책들도 생각나고...
나와 잠시 인연이 있었던 고아원 꼬마도 생각나고... 쩝...
흠...
아직도 냉장고 어딘가에 남아있을 아폴로 초콜렛이 생각난다...
안녕 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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