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람다웠던 사람이 칼을 들게 만드는 곳...
돈이 아니라
명예나 권력이나 명분이 아니라
살인의 이유가 사랑이어서 내 맘에선 살인자의 살인들이 쉽게 용서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잔혹한 살인들을 보고도 결국엔 맘이 뭉클했던게 어울리지않게 감동 비슷한걸 한게 그런 이유일게다...
지난 잘못을 바로잡고자 함이라고?...
7년을 묵인했던 죄를 이제와서야 바로잡고자 한다는건... 그건 정말 핑계일지도...
아니면 뒤늦은 양심의 가책?
아니다...
그건 사랑의 발로였다... (내 기준에선...^^;;;)
그 사랑이 얼마나 깊었으면 저렇게까지 복수를 해줄까 싶던게... 이해도 되던걸...
사랑하던 여인의 죽음을 속수무책으로 눈앞에서 보아야 했던 인권이 너무나 가슴 아프던걸...
죽을듯이 아파하는 그렁그렁한 눈이라니...
조선시대에 그토록 애절하고 아름다운 키스신이라니...
소연의 시신을 수습하며 정성스레 고운 비단옷을 입히다 옷에걸려 빠진 손톱을 꼬옥잡고 눈물 흘리는 모습이라니...
[Three] going home 편의 여명처럼 그런 전설을 알았다면 3년을 하루같이 소연의 시체를 정성스레 닦아주고 보살피며 소연의 환생을 기다리고도 남겠던걸...
그 무엇도 살인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어쩌면 당연했을 그 살인들을 난 이해해주고 싶던걸...
화면은 잔혹했을지언정 정서는 완전 번지점프 그 이상이었다..
이런 끔찍하고 피비린내나는 화면에서 사랑 때문에 가슴이 아파지다니...
홀가분하게 죽은자와
공포에 떨며 죄값으로 죽은자와
살아남은(?) 자
하지만...
그 섬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진정 살아있다고 할수 있을까...
앞으로도 양심으로부터 또 공포로부터 자유로울수없을 그들이 잘 살 수 있을까?
섬에서 나갈수조차 없는 그들이 과연 제정신으로 살 수 있을까?
귀신을 봉인하는 부적따위로?
귀신을 쫓는 미신적 행위따위로?
자신의 신념도 떳떳함도 아버지에 대한 신뢰와 애정조차 무너져버린 이원규 또한 살아도 살아있음이 아니지...
"내 피가 비처럼 쏟아지는 날... 내가 너희들의 피를 말리고 뼈를 바를 것이다!’
은혜입은자들이 사사로운 사욕으로 은인의 무고를 묵인한 죄
양심의 가책을 저버린 죄
입으로 거짓을 말하지 않았어도 때로는 진실을 침묵한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낙향한 사대부의 명예를 저버린 비열한 묵인
그에 동조한 온 섬의 배은망덕한 묵인
출세에 눈멀어 명예를 져버리고 무고한 이를 절차조차 밟지않고 희생양을 처단한 토포사
자신이 말하고 행하던 신조를 차등적용한 어리석음...
(자식가진 부모의 맘은 다 같으련만... 부모가 되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그 맘을 이해시킬순 없는거지...)
저 모든것보다 더 섬뜩했던건 김치성대감의 반상차별에 대한 생각...
그보다 더 소름끼치는건 지금도 아무도 말하지않지만 누구나 다아는 신분차...
법으로 정해져있지는않지만 누구나 다 '당연하다'고 인정하는 그런 신분의 차이들...
아비의 비열함을 알고도 기대어 살 수 밖에 없던
사랑하는 여인을 목숨걸고 살려놓고도 함께 떠나가지 못하고
소연의 가족을 몰살을 묵인한 아비와 함께 살며 죽은자의 뼈를 모으던
심허로 때문에 섬밖에 나가지 못하는... 바다 가까이에조차 가지못하던 인권이 맘아프던걸...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의 안타까움이 생각나던...^^;;;;)
그러고보면 영화속 가장 사람다운 사람은... 가장 사람답게 살던 사람은 오히려 무녀 만신이지 않았을까...
끄트머리에서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팠었다면
그 전까지는 계속 내 양심에 대해 검증하고 싶어지던... 참 올바른(?) 영화...
나는 배은(背恩)을 한적이 없었던가
'저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배신하는 마당에 나혼자 무슨 용가리통뼈라고~' 하며 내 비겁을 정당화 한 적이 몇번이던가...
내가 내 입으로 떠들던 올바름을 나에게는 너무 관대하게 적용하지 않았던가...
나이가 들수록 자꾸 실수를 부끄러워하고 내 실수를 가리려하고 남탓으로 돌리려하고 합리화하려 자꾸 우겨대는... 그런 내모습이 생각나 겁이나더군...
염치를 아는 사람으로 살아야지... 그래야 사람이지...
세 배우의 재발견이라고?
[세기말]에서 비열하고 느물느물한 먹물의 연기를 제대로 해냈던 차승원을 기억한다면
[리베라 메]에서의 정신장애가 있던 섬뜩한 방화범의 눈빛 연기을 기억한다면
[혈의 누]의 좋은 연기가 그리 놀랍진않다...
생각해보면 차승원은 뭘해도 늘 능숙하게 했던 것 같다...
지성... 생각외의 용기...
왕자병 걸린 연기는 어찌할수 없지만 어떻게든 변신해 보려는 노력은 역력히 보인다... 짝짝짝!
그는 천민이어도 가난해도 늘 그 신분에 맞지않게 뛰어난 재능이 있는 인물역이 들어오는듯...
박용우... 드디어 그의 눈빛이 그의 묘한 인상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군!!!
귀여운듯 웃지만 정색하면 살벌하게 올곧고 쳐진 눈꼬리와 한쪽 입꼬리가 조금만 비틀려 올라가도 또 제대로 인상이 변하는... 묘한 얼굴이지...
게다가 촉촉한가 싶으면 질척질척하고 순한웃음이 뚝뚝떨어지는가 하면 또 금새 광기로 번뜩이는 눈이지...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흰자위가 참 맑은 눈이다...
맘 아프게하던 인권의 역할이 박용우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영화 포스터보면서 여인네의 시체가 어찌나 눈에 거슬렸던지...
많은 살인이 있었을텐데 왜 하필 여인네의 시체가 한가운데에????
혹시 삼각? 아님 신분을 뛰어넘지 못하는 사랑? 아님 또 성폭행???
혼자 이런저런 상상에 상상을 했었는데... 그런 이유였군...
온갖 정성이 가득한 진수성찬을 대접받은듯한 영화...
이토록 정성스러운 영화는 참 오랜만인듯...
스토리도 스토리거니와 화면에 가득한 손정성들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던걸...
미술감독이 민언옥씨라고?
가끔 영화보면서 거슬리던 소품들이 이 영화에선 하나도 없다고 하고 싶을만큼 완벽해!!!!
흙을 파먹고사는 사람들의 손이 깨끗하게 손질되어있다거나
흙에서 한바탕 뒹굴고 나왔을법한 민초들의 옷에 얼굴에 손가락으로 칠한 자국나게 뚝뚝 가락가락 흙을 뭍힌 자국같은것도 없고
피가 물에 풀어지면 말갛게 되지도 않고
양반네들의 갓테두리에 플라스틱 광택처럼 번뜩이는것도 없고 상투튼 뒷머리에 삐져나온 짧은머리도 없고
정말 몇십년 그들이 살아온 것 같은 집
그들이 생활했을 것 같은 제지소
몇날며칠 입고 땀흘렸을듯한 옷들...
그 무수한 엑스트라들 조차도 의상이나 분장상의 어색함이 하나도 안보이더군...
금방이라도 살아서 꿈틀댈듯하던 힘있는 병풍의 힘찬 글씨들은 정말 짧은시간동안 잠깐 나왔었지만 굉장히 인상적이었지...
p.s. 박용우...
[올가미]에서 음... 신인이라고? 남자가 참 해사하게도 웃는구나...
[쉬리]에서 낙하산도 인상적이었고
[무사]에서 의리있고 웃긴 역관으로도 좋았지...
그러나 내가 젤 좋아하던 모습의 박용우는 [종이학]의 춤바람난 세탁소 일꾼이 아니라
드라마 [크리스탈]에서의 불우한 환경속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급기야는 스승이 귀한 딸대신 유학을 보낸 수제자였던 -노다메칸타빌레의 치아키를 연상시키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역할이었던 박용우였다! ^^
그 다음은 영화 [동감]에서의 김하늘이 좋아하던 선배이자 유지태의 아빠 역을 했던 박용우...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rene froger 의 the greatest love we'll never know 가 드라마보다 더 떴었지...
그 드라마에서 지금 영화배우로 성공한 염정아의 악녀적 호러성을 엿볼수 있었고
조연으로 나왔던 REF의 이성욱은 연기하면 안되겠구나! 했었고
김남주는 캔디가 정말 안어울리는구나!하는걸 알수 있었지...쿠쿠쿠...
그당시 시청률도 잘 안나오던 [크리스탈]을 넘 좋아한 나머지 녹화까지해서 남겨놓기도 했었지...
김남주를 좋아해서 보기시작한 드라마였는데 나중엔 박용우보느라 열심이었던...^^;;;;;;;
우유부단하기도 조금은 비열해 보일정도로 묵묵하기도했지만 그 드라마에서의 박용우 억울한 그리고 촉촉한 눈빛이 너무 좋았지.
순간순간 감정에따라 멍했다 반짝거렸다 광기와 선악의 경계까지 묘하게 왔다갔다하던 그 눈빛이 넘 좋았었지~^^
아마 그때 이병헌 이후로 TV보면서 눈빛에 찌릿찌릿하기는 첨이라구 헛소리하고 다녔던것같기도해~^^;;;;;;
은평천사원 봉사(?)할때도 은평구청 무대가 드라마 [크리스탈]의 무대였던 그 구청이고 그 공연장이라는 사실에 어찌나 흥분하며 좋아했었는지... 쿠쿠쿠쿠...
어쨌든.... 내 눈에만 그랬었는지 이상하게 참 안뜨던 배우 박용우...
(옛날에 이현균(=제희)도 그랬었구... 감우성도 그랬었구... 유선도 그래... ㅡ..ㅡ
최우제는 언제 뜨려나... ㅡㅡ;;;;
내가 좋아하던 주연급 배우들은 다들 오래 묵혔다가 인정받는 스타일??? ㅡㅡa)
최근 경대승역도 참 멋졌었는데... 경대승하면서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더니 결국 이렇게 사극으로 뜨는군...
---> 양심과 염치에 대해 생각해보다 떠오른 기억--- 고백하나...
난 옛날에 달리기를 참 잘했었다.
것두 육상부와 양궁부가 유명했던 울 학교에서 심심찮게 육상부 입부를 권유받고 학교대표로 나가라고 할 정도로 잘했었다.
두명씩 달려서 기록으로 점수를 매기던 달리기 시험을 볼때면 난 아이들이 함께 달리기를 꺼려하던 기피대상 이었다. ㅡ..ㅡ
고1때던가? 그때도 기말 실기시험에 100m 달리기가 있었찌~
선생님을 결승지점에서 초시계를 들고 계셨었고 출발지점에서 아이들끼리 선생님의 수신호를 보고 출발했었찌~내신성적에 눈멀었던 아이들은 출발선을 어기고 한발한발 나가서 출발하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평소 기록보다 좋게나와 입이 함박만큼 벌어졌었찌~
내차례가 되었을때 나와 함께 출발할 아이도 출발선보다 한두발짝쯤 앞으로 가있었찌~
무식하게 고지식하고 새가슴(?)이었던 나는 원래 출발선에 서있었찌~
그 아이는 나더러 애원조로 앞쪽으로 나오라고 말을 했지만 난 계속 출발선을 고수했찌~ ㅡㅡ;
할수없이 그 아이도 뒤로와서 정직한 출발선에서 출발을 했고 결과는 당연히 다른아이들보다 좋지 않았찌~
공부를 무척 잘했던 그 아이는 그 일로 삐져서 며칠동안 내게 말을 안했었따~
기말시험이 끝난후 첫 체육시간에 우리반은 체육선생님께 엄청나게 혼났고 재시험을 쳤따~
다른반에 비해서 평균 1초이상 빠르다는것이었따~
출발선을 속였느냐고 물었을때 아이들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모두 재시험에 응했따~
재시험이 끝난후 그 아이는 내게 와서 고맙다했었다
선생님께 혼나는 동안 자신은 너무 맘이 편했었다고... 자기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어서 기뻤따고...
난 그아이의 말에 좀 놀랐다가 피식웃어주고 말았었따~
그 아이는 내가 무척이나 양심적인 범생이라 정직한 출발선을 고수한줄 알고있었겠지만
난 출발선 어긴게 들킬까봐 겁나기도 했었지만 그냥 고집을 부린거에 불과했어~
모든 애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한명도 빠짐없이 출발선을 어기니까 확 기분나쁘잖아~
믿었던 반장과 체육부장마저도 출발선을 어기니까 확 실망해서 돌겠던데~
어차피 난 정직한 출발선에서 출발해도 만점 기록이 나오고도 남았기땜에 나라도 지키고 싶은 맘이 컸기도 하고... 그딴 속임수 안써도 난 만점 받을수 있따!하고 잘난척하는 맘도 있었을껄?~
그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나니 오히려 내가 그 아이에게 정말 무슨 못된 속임수를 쓴 것 같은 기분이었지...고맙다는 말이 그렇게 찔리는 기분이었던건 난생 첨이었던것 같아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http://sum.freechal.com/soulfree/1_3_20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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