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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좀보고 웅얼웅얼

[연극] 사뷔우네 베를린 / 리처드3세 Schaubuhne Berlin "Richard 3"

by soulfree 2018. 6. 16.
사뷔우네 베를린,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연출 "리처드 3세"
Schaubuhne Berlin "Richard 3" by Thomas Ostermeier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재미있는 연극을 관람해서 기분이 좋다.
[리처드 3세]를 보면서 얼마전 관람했던 한태숙 연출의 [엘렉트라]와 3년전쯤 봤던 니나가와 유키오 연출의 [해변의 카프카] 가 떠올랐다.
연출가에 따라서 이렇게 원작과 색다른 연극이 되기도 하는구나 싶었던 작품들 이지만
[엘렉트라]의 연기스타일은 내가 몹시도 부담스러워하는 정통연극 이어서 내가 좋아하긴 힘든 작품이었다.
난 아무래도 정지된 동작에서 발성이 쩌렁쩌렁 하도록 대사를 해대는 정통 연극(?)은 부담스럽고 불편한가보다.


[리처드 3세]는 퍼포먼스 공연이라 해도 좋을 만큼 여러가지로 재미있는 연극이었다.
객석과 몹시도 가까운 무대
펑키스타일(?)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무대 연출과 분위기
팡팡 터져주는 드럼연주와 폭축
공중 마이크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끝없이 보여주면서도
중간중간 유머러스한 상황을 만들어 배꼽을 잡게도 하고
심지어 관객을 극에 참여하게끔 유도를 하기도 했다.
원작이 세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인데 이 무슨 쌍방향 소통 공연인건가? ㅋㅋㅋ
정말 상상못할 유쾌하고 재미있는 조합들이었다.

예상치못한 연기자들의 나체를 보아야했던 강제 안구테러(ㅡ.ㅡ;;;)가 좀 있었지만
나체 연기가 극의 흐름이나 표현상 몹시 적절했으므로 그냥 인정.
죽음의 상황을 인간의 신체 그대로 표현하는게 마치 인간같기도 인격을 포기한 고기(?)같기도 해서...ㅡㅡ;;;;

공연에 대한 정보는... 늘 그렇듯 아무것도 보지않았고
다만 예전에 읽었던 세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고
실제 리처드 3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위키에서 찾아보고
그게 다였다.
예전에 사뷔우네 베를린이 내한공연을 했던 입센의 '인형의 집'을 봤던터라 큰 기대는 없었다.
무대 세트가 심심하진 않겠지. 작품을 현대적으로 잘 각색했겠지.
하는 기대감 정도? 

근데... 이 작품은 무대연출, 음악, 연기 모두가 정말 너무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연기를 못하는 연극배우를 본 적이 거의 없는데도
이렇게 연극마다 임팩트가 다르고 감상이 다른 이유는
역시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힘인걸까?


사실...
공연관람을 안내하는 문자를 받아보고 살짝 섬뜩한 느낌이 있었었다.
쉬는시간 없이 2시간 30분??? @.@
콘서트도 아니고 연극을???
이 얼마만의 대장정 인건가?? 하며 좀 걱정을 했었으나
그런 걱정따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쉴세없이 흥미진진하고 몰입도 100%를 이끌어내는
다이나믹 팡팡 펑키스타일 연극이었다.
오늘 바로 재관람을 하고 싶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