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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ど) Empathy

그리운 얼굴로 돌아보라

by soulfree 2008. 3. 31.

이 기사에서 구구절절 읊어대는 다소 불순(?)한 느낌의 이모가 바로 나다.
골드미스 담론속의 '골드'는 고사하고 브론즈도 힘들겠지만... 여하튼 그런 미스다.
나도 문화상품을 꽤나 지르는 나름 큰 손(?)이며 여전히 만화를 보고 키덜트 상품을 소비한다.
그래서? 어쩔래?
(이렇게 딴지 걸고 싶은 맘이 울컥!! ㅡ.ㅡ;;;;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주구장창 무슨세대 무슨세대로 뭉뚱그려지며 표현되는 우리 세대에 대한 평가(?)가 나올때마다 나는 괜히 기분나쁘다.)
내가 관심있어하는 신윤동욱 기자의 기사이나.. 읽고나니 마치 우리세대 또한 88만원 세대의 목줄을 움켜쥐거나 그들이 누려야 할 것들을 탈취하고 있는듯한 기분...
이 기형적인 가요계 현상을 마치 우리가 조장한듯한 기분...
내가 마치 그토록 싫어하는... 일본만화에 나오는 꽃미남에 목메는 호스트바 단골 손님같은 기분...
연하남이라니? 으아아아~~~~ 넘 싫어~~~!!!!

먼 훗날 흰머리를 휘날리며 여전히 세상을 휘젓고 있는게 아닐까 라니... ㅡㅡ;;;;;
으아아아아~~~~
상상하기도 싫어~~~~

어쨌거나... 파엘라를 봐도 그렇고... 맞긴 맞다.
소위 신세대 혹은 엑스세대라 분류되던 우리 세대는 문화적 욕구가 강하다.
내가 본 우리나라의 그 어떤 세대보다 문화적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보통은 급격하게 문화소비력이 저하되던 30대를 넘겼음에도 아니 이제 40대를 바라보거나 혹은 넘겼음에도 여전히 문화적 소비력이 막강하다.
그리고... 또... 그것도 맞다. 경제력도 어느 정도는 갖추었다.
근데 그게 꼭 우리세대가 운좋게 막차타고 독식(?)하고 있다는 식의 얘기를 들으면 그건 반론을 제기하고 싶어진다.
시대상황이 좋았을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우리가 가진것들을 공짜로 운좋게 얻지는 않았다고 하고 싶다.
우리 나름대로 나이대에 맞는 노력을 했으며 그 노력의 댓가로 얻었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에게 맞춰야 할 부분들은 맞추려 노력하면서 여러가지로 개선의 노력도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세대처럼 무조건 투덜거리고 기존 사회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으며 지금 세대처럼 책임감없지도 않았고 안하무인으로 저 잘난척만 하지도 않았다.
우리 세대의 생존력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생존력이지 누군가 가르쳐주거나 베풀어줘서 생긴 생존력이 아니다.
(우리 또래는 사회 초년생이었거나 취업을 앞뒀을무렵 IMF사태가 터졌었다.
학창시절에 입시때마다 사상 최고의 입시경쟁율을 갱신했고, 재수라도 할라치면 해마다 바뀐 교과서를 새로 공부해야 하고했고 이제 겨우 대학 졸업할만 하니까 IMF가 됐다구...
그래서 그때 우리는 스스로들을 저주받은 70~73년생 이라고 했었다...ㅡㅜ)

우리가 운좋게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세대라고?
참... 기막히게 슬픈 표현이다.
겨우 이 정도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세대라고 칭해지다니...
그럼 덴마크나 노르웨이나 부유하고 안정된 나라에서 태어나 놀면서도 굶지않고 기본적인 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나라의 국민들은 모두 입에 다이아몬드를 물고 태어난 선택받은 국민, 축복받은 인종들이란 말인가???

솔직히 우리가 중고등학생때, 대학생일때... 기자가 말한 '꽃'세대일때 우린 지금의 젊은 세대처럼 무력하지 않았다.
모든탓을 기성세대에게 떠넘기며 그저 헉헉거리며 쫓아가기에 바쁜듯 무조건 순응하지만은 않았다는 말이다.
우리의 책임과 의무에 충실했을 뿐더러 젊은이답게 사회적 부조리와 비정상적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충실히 저항도 했고 최소한 우리세대의 목소리 정도는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중고등학생들은 지금의 20대들의 사회의식은 419세대보다 더 노쇠하거나 유아틱하다.
늘 불만투성이일뿐 자신들이 받는 불이익의 원인을 찾아내고 고쳐보려 하지는 않는다.
투덜거림 뿐이다.
안하면 그만이다~ 귀찮다~라는 식이다.

이 미친 사교육속에 신음하면서도, 콩가루된 공교육 현장에서도 빈번한 입시제도 변경에 대해서도 불안해하고 투덜거리기만 할 뿐 어떻게 고쳐달라는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우리또래가 중고등학교 다닐땐 빈번했던 사립학교내의 투쟁소식은 들어본지 오래다.
그렇다고 그 학교들이 비리가 없어지고 좋아진것도 아니던데 말이다.
이렇게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우편과 전화만으로도 가능했던 전국 학생 연대시위조차 시도해보지 않는다.
그런일을 하게되면 '내신에서 불이익 받을까봐~'에 벌벌 떤다.
뭔가 시도도 해보기도 전에 어차피 해도 소용없을거라는 생각만 하는 세대같다.
아니 자신들은 손톱만큼도 희생하시 싫어하고 불이익 받는거 싫어하면서 남들이 뭔가 해주면 구경하고 있다가 어부지리로 좋아지기만을 기대하는 세대같다.
월드컵이나 있어야 우루루 몰려나와 꺅꺅거리줄 알고 정작 자신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뭉쳐보려 노력조차 않는 바보같은 세대같다.

물가가 2배정도 오른 10년사이 대학 등록금은 7배 8배 이상 올라도 자신이 내는 등록금이 아니라 그런지 등록금 투쟁의 목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모든걸 다 선생님 탓, 부모님 탓, 사회 탓으로 돌려놓고는 그저 투덜거릴 뿐이다.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자신들이 의견을 모아 행동에 나서는건 꿈조차도 안꾸며
그저 어른들이 남들이 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세대로 보인다.

지금의 '꽃'들은 사사로이 투덜거리기만 하고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놓은 함정에 빠지기만 할 뿐
한 목소리를 낼 줄 모른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줄 모르는, 권리를 찾을 줄 모르는 노쇠한 '꽃'들이 안스럽다.


어쩌다 말이 이렇게 또 흘러버렸지만... ㅡ.ㅡ;;;;;
지금 싱어송 라이터들이 없는게 아니다.
민트페이퍼나 파스텔 뮤직만 뒤져봐도 유희열이나 김동률 못지않은 훌륭한 싱어송 라이터들 많다!
미스티 블루만 해도 혈님 뺨치는 감성이다.
대중성이 없다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오랜만에 써본다~^^;;;)
패닉의 초창기보다 토이의 초창기보다 엄청난 대중성도 있는 음악들이다!
다만... 그들이 비빌 언덕이... 그들이 발디딜 토양이 없을뿐이지...
그래서 난... 그들이 10년후 지금의 토이가 김동률이 되길 바라며 꾸준히 음반을 산다.
내 나름대로 그들 노래를 퍼트려 준다. 1년에 한번이라도 사운드데이 공연 간다.
기획사의 아이돌은 아이돌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고
언더의 자양분으로 자란 싱어송 라이터들은 그들만의 매력이 있는거다.
서로서로 공존해서 더 좋은 한국노래들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난 시디를 지른다...,ㅡㅜ

뭐냐 이런 마무리는??? ㅡ.ㅡ;;;;;

여하튼...

우리세대의 스타말고 앞으로 '꽃'세대의 스타들이 꾸준히 꾸준히 등장하길...
연하남 이미지 이런거 말고... ㅡ.ㅡ

글구... 버블세대와 비슷하다고????
표면적으로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아니다! 절대 아니다!!
정권한번 바꿔보지 못하고 '어차피 안되는건 안돼~'감상에 빠져사는 그런 일본 세대와 비교도 하지 말기를...
우린 무기력한 감성세대인 버블세대와는 다르다고!

그리운 얼굴로 돌아보라
기사출처>
http://www.hani.co.kr/section-021015000/2008/03/021015000200803270703002.html

드라마가 패러디하고 어린 가수들이 부르는 90년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30대들이 동생에 열광하고 스타들과 함께 늙어가네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그리워라 1990년대, 노래라도 불러야 할 판이다.
여기도 90년대, 저기도 90년대, 온통 90년대다.
TV를 켜면 90년대의 히로인 최진실이 아줌마 ‘빠마’를 하고 나와서 “아나 초콜릿을 아나”라며 대놓고 90년대 광고를 패러디하고, 라디오에서는 가수 박혜경이 리메이크한 피노키오의 90년대 히트곡 <사랑과 우정 사이>가 흘러나온다.
1998년 데뷔한 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는 최근에 결성 10주년을 맞았다.
오늘도 네이버의 첫 화면엔 김동률과 토이 유희열이 나란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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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방신기는 초기에 청소년의 아이돌 가수였지만, 이모부대의 ‘총애’를 받기 시작하면서 ‘국민 아이돌’ 반열에 올랐다. (사진/ 연합)

80년대는 구리고 90년대는 그리워

이렇게 ‘90년대 싱어송라이터’의 순위를 매기느라 2008년에도 대한민국은 바쁘다.
음반산업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려도, 어떤 90년대 가수들의 음반은 여전히 팔린다.
올해 발표된 토이 유희열의 새 음반은 8만 장 가까이 판매돼 지난해 <텔 미>로 국민가요 열풍을 일으켰던 원더걸스의 음반보다 많이 팔렸다.
대표적인 90년대 가수 이승철 콘서트의 열기가 2000년대 스타 성시경 못지않다.
이렇게 90년대 스타의 귀환은 갈수록 열기가 뜨겁다.
최근엔 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자동차 광고 모델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왔다.
“8집으로 2008년을 접수한다”는 서태지의 호언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다.
한국방송 <해피선데이>의 ‘불후의 명곡’엔 90년대 스타들이 잇따라 출연한다.
신승훈·김건모는 물론이고 박상민의 90년대 노래들이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
90년대 아이돌 스타 S.E.S ‘언니들’과, 90년대 해마다 여름을 쿨하게 해줬던 그룹 쿨이 ‘불후의 명곡’에서 잠시나마 다시 뭉쳤다.

그러니까 90년대엔 80년대가 돌아보기 싫은 ‘구린’ 기억이었다면, 2000년대엔 90년대를 그리운 얼굴로 돌아본다. 때 이른 그리움이다.
이렇게 90년대 대중문화는 힘이 세다.
일찍이 90년대에, 대중문화로 추억하기엔 80년대는 ‘안 좋은’ 기억이 너무도 많은 시절이었다.
독재라는 정치적 장벽이 있었고,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적 추억도 부족했다.

이런 90년대의 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태초에 ‘X세대’ 혹은 ‘신세대’가 있었다.
90년대 초·중반 정치적 강박에서 자유롭고 문화적 표현에서 거침없는 신세대가 등장했다.
70년대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나서 80년대 고도성장기에 중고생 시절을 보내고 90년대 대중문화의 중흥기에 청년기를 보낸 이들이다.
이들은 운 좋게 입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세대다.
입에는 은색 CD를 물고 손에는 리모컨을 들고 성장한, 어쩌면 축복받은 세대다.
역시나 ‘다행히’ 이들의 상당수는 외환위기 한파가 몰아치기 직전에 회사문을 통과해 막차로 정규직 일자리를 얻었다.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알았지만, 90년대는 원형이 만들어지던 시대였다.
돌아보니 한국 드라마의 시원이고, 가요의 황금기였다.
미니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감수성의 ‘트렌디 드라마’가 시작됐고, 100만 장 이상 팔리는 가요 음반이 한 해에 여러 장 나오던 시대였다.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도 그 시절에 시작됐다.
이제는 한자리에 도저히 모으기조차 어려운 장동건과 손지창과 심은하와 신은경이 한 드라마(<마지막 승부>)에 한꺼번에 나오던 시대였다.

이렇게 90년대 초·중반에 데뷔한 배우인 장동건, 배용준, 이영애 등은 ‘아직도’ 혹은 ‘여전히’ 스타 중의 스타다. 이문혁 CJ엔터테인먼트 드라마사업팀 PD는 배용준을 두고 “3번 연임한 대통령 같다”고 표현했다.
이렇게 90년대 스타들은 대중문화 황금기에 선점한 기득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이문혁 PD는 “2000년대 드라마 제작 환경이 어려워지니까 드라마 주연으로 더욱 검증된 스타만 찾게 된다”며 “그렇게 기획이 몰리니까 그들이 계속 최고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90년대에 데뷔한 배우들은 드라마 시청률의 보증수표, 영화의 티켓파워로 인정받는 여전히 ‘팔리는’ 스타다.

90년대 가요계 스타들은 2000년대 기획사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JYP의 박진영,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등은 여전히 가요계의 실력자다.
이것은 80년대까지 가수들이 전성기 이후에 사라졌던 방식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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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고 열풍만 어느덧 10년째. 복고는 이제 잠시의 유행이 아니라 주류 장르가 되었다. 2000년대에 오히려 돋보이는 이승철(왼쪽/루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복고음악·복고댄스로 바람을 일으킨 원더걸스의 투표 참여 캠페인 포스터. (연합/ 황광모)


꽃들은 새로움을 익힐 여력이 없네

이제는 아줌마·아저씨가 됐지만 90년대의 신세대는 여전히 열정적인 문화 소비자다.
특히 30대 여성들은 대중문화를 좌우하는 큰손으로 남아 있다.
이제는 열정과 함께 구매력도 갖춘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콘서트에 기꺼이 10만원을 지불하고 입장한다.
그리하여 이들은 한국에서 스타와 팬들이 함께 나이 들어가는, 대중문화 소비자로 늙어가는 첫 번째 세대가 되었다. 이전의 세대가 30대만 되면 누군가의 팬에서 생활인으로 ‘돌변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이들은 30대가 돼서도 여전히 이승철·신승훈의 팬으로 남는다. 유구한 취향의 단절을 극복한 세대인 것이다.
이렇게 취향의 연속성은 90년대 청년기를 보낸 세대의 특징이다.
이문혁 PD는 “웰빙, 뮤지컬, 와인까지 이들에게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다”며 “X세대의 문화적 헤게모니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분석했다.
골드미스 담론에서 보이듯이 경제적 여유를 가진 30대 여성은 웰빙을 선도하고 뮤지컬을 관람하는 주요 집단이다.
이명석 문화평론가는 “얼리어답터 중에도 30대가 많다”고 전한다.
성인이 돼서도 만화를 즐기고 완구를 모으는 키덜트 현상도 이들 세대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꽃들은 어디로 갔을까.
20대 꽃 같은 청춘은 어디로 갔을까.
90년대 문화의 총아가 10~20대였다면, 오늘날 문화의 총아는 20대가 아니다.
오죽하면 “지금의 20대는 행려병자보다 돈이 없고, 고3보다 시간이 없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겠는가.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에 취직한 세대와 그 이후 세대 사이에 물리적 시간과 경제적 여유의 간극은 크다. 이른바 ‘88만원 세대’ 현상이 문화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이문혁 PD는 “현실이 이러니 20대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현실을 다루면 너무 심란해지고, 현실을 다루지 않으면 뜬금없는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30대는 간신히 간신히 돈과 시간의 여유가 있다”며 “그래서 아줌마 판타지는 그나마 가능하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서 리메이크가 ‘남발’되는 맥락도 다르지 않다. 살기가 팍팍해 새로운 음을 익힐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모와 삼촌은 90년대 신세대의 또 다른 이름이다.
고교생 가수 이승기가 연상녀와 연하남의 사랑을 담은 <내 여자라니까>를 부르자 이승기를 응원하는 ‘이모부대’가 커밍아웃했다.
그로부터 10~20대 스타의 팬들인 30~40대 여성을 뜻하는 ‘이모부대’는 새삼스런 현상이 아니다. 지난해 원더걸스의 <텔 미> 열풍과 함께 ‘삼촌부대’까지 등장했다.
어느새 이모부대·삼촌부대는 국민가수를 ‘점지하는’ 자리에 올랐다. 이모부대가 응원하기 시작하자 동방신기는 ‘국민 아이돌’의 반열에 올랐고, 삼촌부대가 따라하기 시작하자 원더걸스의 <텔 미>는 국민가요가 되었다.
이들에게 ‘어필하지’ 않고는 국민스타 반열에 오르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스타가 되려면 ‘연하남’이 되어라

이제 스타가 되기 위해서 ‘연하남’ 이미지가 필요하다.
예컨대 가수 비의 팬이라면, 오빠부대보다는 누나부대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비에게 투영된 건실한 청년의 이미지는 뒤집어보면 연상녀의 시선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에 인기 있는 남성상인 ‘완소남’에도 연하남의 이미지가 투영돼 있다.
케이블 방송에선 30대 연상녀가 20대 연하남을 보살피며 연애하는 <애완남 키우기-나는 펫>이 인기를 얻었다.
이제 아이돌 스타를 키우는 기획사도 이모부대에 신경쓰는 상황이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30대 팬들이 음반 판매와 콘서트에 영향을 끼칠 만큼 많아졌다”며 “팬클럽 사이트에도 30대 게시판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제 콘서트에 ‘동방신기 이모부대가 왔다’ 같은 펼침막은 예사로이 등장한다.
딸이 동방신기 멤버인 유노윤호의 팬이라면 엄마는 또 다른 멤버인 시아준수의 팬인 경우도 적잖고, 아들과 함께 소녀시대 공연을 보러 가는 부모도 있다.
세븐의 해외 공연을 따라가는 팬들도 열정과 재력을 겸비한 이모부대다.

이들은 90년대 싱어송라이터의 지지 기반이다.
토이, 김동률, 이적의 잇따른 성공은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들은 음반을 사면서 스타와 함께 늙어가는 첫 번째 세대이자 마지막 세대”라고 지적했다.
기획사 시스템이 가요계를 완전히 장악한 2000년대 이후로 싱어송라이터는 인디가 아니면 활동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제2의 김동률, 제2의 유희열은 나오기 쉽지 않다.
더구나 90년대 싱어송라이터들은 80년대 언더그라운드의 음악적 자양분 위에서 자랐다.
하지만 2000년대엔 그러한 토대가 붕괴돼버렸다. 리메이크의 범람이 불러온 결과다.
이제는 심지어 90년대 후반의 노래까지 다시 부른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90년대 가요의 리메이크에 대해 “10대와 20대 초반에겐 새로운 노래, 30~40대에겐 추억의 노래로 들린다”고 말했다.
작사·작곡의 노고를 들이지 않고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는 방법인 것이다.

이들은 공유하는 문화적 자산이 있다.
그러니까 ‘말하지 않아도 알아야’ 가능한 패러디가 통한다.
지금껏 패러디가 특정 관객층이 선택한 영화에서 이들이 이해하는 한도 안에서 이용됐다면, 이제 패러디는 불특정 다수가 보는 드라마로 확산되고 있다.
90년대 코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등에서 이러한 징후가 보인다. 이제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사이에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코드가 있을 만큼 한국의 대중문화가 진화했다는 방증이다.

이들에겐 또한 도구가 있다. 인터넷은 시간을 적게 들여도 문화적 개입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더구나 이들은 PC통신 시절부터 컴퓨터를 시작한,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다. 이렇게 이들은 대중문화를 소비하고 평가하고 공유한다.

일본의 버블 세대와 유사

어쩌면 이들은 68혁명을 경험했던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와 유사하다.
하지만 한국의 X세대에겐 공동체 지향, 탈권위 경향이 68세대만큼 강하진 않다.
그래서 김작가는 “X세대는 스타일과 트렌드로 자신을 증명하는 점에서 오히려 일본의 버블 세대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앞날은 어떠할까.
강명석 〈매거진t〉 기획위원은 “한류를 주도하는 일본의 중·장년 여성들처럼 한국에도 그렇게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할 세대가 등장한 것이 아닐까”라고 전망했다.
욘사마의 팬들처럼 이들도 먼 훗날 흰 머리카락 휘날리며 여전히 세상을 휘젓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