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살던 그 나라, 왜 가난해졌을까?>
데이비드 S. 랜즈 '국가의 부와 빈곤' 출간(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수천 년 전에는 낙후된 땅 유럽은 어떻게 근대에 세계를 제패했을까? 인류사를 바꾼 4대 발명품을 내놓은 중국은 왜 서구에 휘둘렸을까? 이슬람 국가들은 석유라는 '노다지'를 안고도 왜 선진국이 되지 못할까?
데이비드 S. 랜즈(85)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최근 번역, 출간된 대표작 '국가의 부와 빈곤'(한국경제신문 펴냄)에서 국가가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거나 가난해진 원인을 역사를 통해 탐구한다.
이 책의 주요 관점은 한 나라가 부국의 길, 빈국의 길 가운데 어느 한 쪽을 걷게 된 것은 국가정책이라는 '선택'의 결과이며, 그 선택은 '문화'에 의해 내려진다는 것이다.
유럽인들은 기원전 1000년 무렵 쇠로 만든 절단 기구들을 쓰면서 평원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도 한참 지나서야 인구에 충분한 식량을 재배하게 됐는데, 세월이 흘러 잉여 식량이 나오게 되자 그 식량으로 교역 도시를 먹여 살리기 시작했다.
외부와 소통하면서 유럽의 힘은 커졌다. 동방에서 향신료를 들여와 따뜻한 지역에서 음식의 부패 속도를 늦췄고 인도산 면화를 들여오면서 속옷을 자주 빨아 입을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건강해졌다. 머지않아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그런 유럽의 침략을 받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침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종횡무진 날아다닌 스페인군을 대한 아스텍 사람들은 이들을 '신으로 생각해야 할지 인간으로 생각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아시아에서도 명암은 엇갈렸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전부터 비단과 면직물 제조뿐 아니라 사케, 미소, 간장 등 주요 식품 가공산업까지 키웠다. 서구를 따라잡을 수 없는 중공업보다 식품과 직물로 비교우위를 노렸고, 전략은 들어맞았다.
그러나 중국은 더 나은 지리적 조건을 갖췄으며 화약과 나침반, 인쇄술 같은 엄청난 발명품을 만들어냈음에도 외부세계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저자는 이런 중국의 정책이 '자부심' 또는 '무관심'이라는 문화에서 비롯했다고 본다. 주변국들이 중국만큼 강하지 않다는 이유로 근대식 무기를 적극적으로 들이지 않았고 문호를 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 국가의 '자부심', 즉 타국에 대한 상대적 우월감을 상당히 경계한다. 그는 현대 프랑스인들의 자부심이 남달리 강하다는 점이 '난제'라고 말하면서 "강력한 기득권과 관대한 사회보장제를 누리면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나 높은 실업률로 젊은이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꼬집는다.
이 책의 결론은 간단하다. 실수를 피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상황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천년왕국은 없다"며 "독단을 피하고, 잘 듣고 잘 보며, 수단을 더 잘 선택하도록 목적을 명확하게 규정하라"고 주문한다.
'국가의 부와 빈곤(The Wealth and Poverty of Nations)'이라는 제목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따온 것이다.
안진환ㆍ최소영 옮김. 918쪽. 3만7천원.
cherora@yna.co.kr
(끝) �
흠, 이 뉴스에는 퍼가지 말라는 말이 안써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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