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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웅얼웅얼-Q

공공 예절을 지키자~!!!!

by q8393 2012. 5. 17.

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KTX에서 영어공부하는 아기...

... | 조회수 : 3,299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5-16 14:33:28

아침엔 짜증이 왈칵 나서 확 분출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왠지 아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확실히 늙나봐요.

여수엑스포가는 KTX를 타고 가던 중이었어요. 목적지가 여수는 아니었지만요..

여수엑스포덕분에 겨우 자유석을 끊어서 가고 있던 중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애플...맨...."  아이들 영어공부하는 교재같았어요. 기계가 한번 말하면 아기가 따라하고 그랬지요.

분명 귀여운 아가였어요.  근데 점점 못견디겠는 거예요.

아무리 듣지않으려고 애를 써도, 아가와 마찬가지로 제 머리속도 그 영어 단어들을 자꾸 따라하게 되었으니까요.

소리라는 게 한번 꽂히면 참..그 다음엔 너무 예민해지더군요.

제 머리속도 덩달아서..."애플..맨...".....

귀여운 아가는 자상할 할아버지 품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가 영어도 고쳐주고...

그래도 그냥 견디고 앉아있었지요.

그저 제 머리속도 "애플...맨..." 이러면서요.

그 다음엔 아기 엄마가 휴대폰 통화를 시작했는데...

정말 카페에 앉아서 마음껏 대화를  하는 것처럼 휴대폰 통화를 하였어요.

듣지않으려고 귀를 틀어막았기에 통화내용을 다는 모르지만, 아기가 영어를 기특하게도 잘 배운다는 얘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았어요.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을만큼 엄마통화가 길어지기 시작하자 제 인내력도 바닥이 나기 시작했어요. 요즘 하도 휴대폰 매너가 다들 엉망이라 어지간한 긴 통화는 그래도 다 견디는데 이 엄마는 조곤조곤 참 너무 길어지니까 자꾸만 못견디겠다 싶은 심정이 드는 거예요.

승무원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기다리기 시작했는데, 승무원이 분명 올 시간이 되었는데 오지 않고 있었어요...

승무원이나 안내원등을 통하지않고 누군가에게 직접 분출하는 일은 좀처럼 안하는데 오늘 아침은...집에서 기분 나쁜 일도 없었는데.... 직접 아기 엄마에게 "통화가 길어지면 복도에 나가서 해주시겠어요?"하는 말을 하기에 이르렀어요. 그 길고긴 통화가 끝났지요. 저같으면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남길 법도 한데...

엄마를 진정시키고 나니 아까 그 "애플...맨..."하는 기계음이 더 커졌어요. 할아버지가 화가 나서 볼륨을 올리신 것인지 아니면 엄미의 소리가 빠져나가고 나니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인지... 그건 모르겠어요.

그 기계를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시끄러워서 못살겠다"라고 성질을 내며 일어나서는 다른 자리로 옮겨왔어요. 물론 뒤를 돌아보지않은채로 혼자서 성질을 부리며 자리를 옮긴 것이지요.

근데...분명 한참 떨어져서 앉았는데도 그 놈의 "애플..맨..."하는 기계음은 계속 들리는 거예요. 기차안은 생각보다 조용하기 때문에, 역시 생각보다 소음의 효과가 크게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그 놈의 영어기계보다 더 큰 소리로 아이 할아버지가 제 욕을 하고 계신 것을 듣게 되었네요.T.T

별 까다로운 아줌마 다 보겠다, 까다롭게 굴려면 특실을 타지 왜 일반실을 타서 저 유난을 떨고 난리냐... 저도 애키워봤을텐데...

어쩌구저쩌구....

승무원에게 상황을 이야기하는데도 할아버지는 제 욕을 계속 하셨고..

암튼 저는 그때 딱 폭발한 것 같아요. 성질이 나서 아까 그 자리로 다시 가서 "특실이 아니라 일반실에서도 휴대폰 통화를 서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동영상을 보거나 음성을 듣거나 하는 것은 이어폰으로 해야지 스피커로 틀어놓는 것은 상식밖이다..." 하고 맞붙었네요. T.T

제가 보았을때 아가는 참 귀여웠어요. 두살 좀 넘어보였는데 차분해보였고요.

잘 따라하는 것을 보니 똑똑하기도 한 것 같았어요.

하지만 스피커를 켠 것은 아기가 아니쟎아요. 엄마랑 할아버지이지요.

아기가 틀어달라고 떼를 쓴 것도 아니쟎아요. 근데 왜 아이 핑게를 대면서 까다롭다고 하는지...

그 아이는 순하고 귀여운 아기여서 굳이 영어공부 안시키면서 가도 크게 보채거나 할 아이도 아닌 것 같아보였는데 영어공부 시킨다고 스피커를 틀어준건 어른이쟎아요...

멀쩡한 순둥이 아기를 다른 사람 생각안하는 이기적인 아기로 만든건 어른이쟎아요... "애플...맨...."

한시간 정도 그 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 한시간이 아니라 열시간처럼 느껴졌어요. 잠도 안들고, 뭘 해도 아기랑 같이 소리를 따라했으니까요.

그래도 지금은...그냥 참을 것 그랬다 생각해요.


우와~~~!!!


이런얘기 보면 분노와 더불어 걱정이 ㅜ.ㅜ

"요즘 하도 휴대폰 매너가 다들 엉망이라 어지간한 긴 통화는 그래도 다 견디는데"-------> 뭐라고???!!!!! ㅠ.ㅠ.ㅠㅠ


정말 이거쓴분이 이해해주길바란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공개하는거, 이런거는 널리널리 퍼져서,좀 사람들이 정신을 차려야된다!!!!!


http://www.82cook.com/entiz/read.php?num=1267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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