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번에 할머니가 누구를 뽑는지 궁금했었다. 지금 80대중반을 넘기신걸로 안다...
오래전에 할아버지는 아프셔서 병원에 있을때.... 김대중을 뽑으셨었다. (바로 그 입원에서 돌아가셨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다. ㅜ.ㅜ)
할아버지는 아프셔서 선거에 참여를 못하셨지만, 내기억으로 이인제였나??? 암튼 이회창도 김대중도 아닌, 그 중간 사람을
누구를 생각하셨다고 알고 있다.
그다음에는 할머니가 누구를 뽑으셨는지 모르는데.. 그냥 당시 얼핏, 노무현에 대해 그렇게 마땅치않게 보셨던것도 같아서..
(자세한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도 사촌동생한테 전해듣길, 다 마땅치 않아한다.. 이런뉘앙스의 얘기를 들었던것같다. )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는 잘모르겠다...
암튼 엄마와 전화를 하는데.. 내가 물으니, 엄마도 모른다면서... 누구를 뽑을지.
내가 물어보라니, 그걸 왜 묻냐면서. 비밀선거인데, 그런거 말하는거 아니라고. 다 본인이 찍고 싶은 사람을 찍는거라고.
그래서 내가 전에 김대중 뽑지 않았었냐면서 슬쩍 얘기를 꺼냈다. 뭐라도 얘기 들은게 있으면 나올까 싶어서...
그랬더니, 김대중때 김대중을 뽑게 된건... 이회창이 '인상이 안좋다'고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아마도 노무현때도 노무현을 뽑았을거라고. 그떄도 이회창이 나왔었으니...
(에고.. 여기서 난 이회창이 이렇게 두번나왔다는걸 알았다... 나온적이 있다는건 아는데, 누구때 나왔는지조차 싹 잊고 있었으니...)
물론 이건 짐작이다.
김대중을 뽑았으리라는건, 당시 할머니가 말을 하셨기에 어느정도 분명한것이고.
그리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엄마한테 전화로 물어보셨다고 한다. 누구를 뽑는게 좋겠냐고.
경로당에 가면 할머니들이 하나같이 박근혜 뽑아야한다고 열성적으로 얘기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안정되고 살기 좋다고 어쩌고... 그러니 누구를 뽑아야할지 조언을 해달라고 엄마한테 전화를 한거다.
내생각에 아마도 할머니는 딱히 지지자가 없는 상태에서, 물론 문재인이나 여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이렇다하게 아는것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다면 알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니 또 얼른 맘이 안가는데,
경로당에서 할머니들이 그렇게 열성선거운동을 하니, 혼돈이 왔달지.. 누구를 뽑는게 정말 좋은걸지 고민이 오셨던것 같다.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냐고 물으니.
엄마는, 할머니 찍고 싶은 분 찍으라고 하셨다고.
내가 그래? 문재인 뽑으라고 안하고? 하니 ,
아니, 그날 아침에 일어나셔서 투표하러 가셔서 마음 가는 분 찍으라고 했다고 했다고 한다.
그 얘기 듣고 역시 우리 엄마다! 했다.
선거결과 후에도, 내가 실망하지 않얐냐고 하니,
"조금 서운하긴 했지만 괜찮아. 누가 돼든 잘 하려고 애쓰면 되겠지.
지켜보고 기대해봐야지." 가 엄마가 한말이다. 역시 우리 엄마다, 했다.
어디에도 휩쓸리지 않고, 늘 침착함을 잃지 않는 엄마.
소위말하는 아줌마근성과도 나보다도 거리가 더 먼 엄마.
어릴때는 엄마라는 사람에 대해 잘몰랐던것같다.
그리고 조금은 곡해해서 받아들였던 부분도 있었던것 같다.
엄마의 남들과 다른점을 있는 그대로 순수히 받아들이기보다는,
삐딱한 시선으로 보았던것도 같다.
그래서 여왕병이다 이런 농담도 했던것 같고.
어찌보면 엄마에게 있어서는 억울한 일일텐데...
아마 딸이 내가 그리 생각을 했을정도니, 남들에게는 더 그리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는 항상 한결같이 엄마의 진정으로 타인을 상대하고
삻의 태도를 유지했던것 같다. 그것도 꼭 100%도 옳았고 맞다는 얘기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볼때는 때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적어도 엄마는 스스로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는것. 적어도 그것이 어떤 꾀를 부린다거나, 내입장만 생각해 정의롭지 못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신을 높이기 위해, 혹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남을 흉보거나 뒷말을 하는것도 삼가하셨고
물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또 많은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엄정한 엄마는...자식에게도 그러했기에...
하지만 그래도 나이가 들면서... 적어도 엄마가 가끔 투덜대는 나에게 하곤 했던 '억울한소리다' 는
'엄마의 진심을 몰라주는구나'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것도 같다.
자신이 타락하면, 타락한것만 보이는것도 같다.
아직 한국에 있던 대학을 갖 졸업할 무렵, 나에게 직장사회의 안좋은 모습들에 대해 열심히 떠들던 어떤 이...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얘기를 열심히 하던 그의 모습이, 아무말 하지 않던 그 무리에 있던 사람들중에서
가장 그런 그가 말하던 안좋은 모습들에 찌들어있어보였다.
독일에 온 후 다시 갔던 한국방문에서... 만났던 누군가도 그러했다. 그 주위 사람들은 다 변하지 않고, 혹은 더 젊어진걸로만
보였는데... 유일하게 그사람 혼자 '아저씨'의 모습이 되있었다. 근데 그는 열심히 그런 혼탁한 사회에 대해 떠들었다.
어쩌면 그들이 그 구덩이 속에 있기에, 가장 잘 알았던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비판하면서도, 스스로 바로 그 비판하던 대상의 모습이 되어간다.
프랑스 귀족계급을 무너뜨리고 또다른 지배층이 되버어비는 부르쥬아의 모습들 같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야기의 돼지들의 모습들 같이.
우리는 늘 한발자국 물러나서 볼줄 알아야한다.
내가 늘 말하는 난파되는 배. 그 안에 있으면, 그배가 난파된다는걸 깨닫지 못한다.
그렇기에 '우리들끼리'는 의미가 없다.
민주당관계자인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개표전까지만해도 다 된 밥으로 생각했다는것 같다.
그래서 어쩐지, 그 한심한 82에서조차 오전에 노인들이 투표하러 많이 왔더라고 걱정하는데도,
내 지인도 천하태평으로 있었더랬다. 오후에 젊은이들 나온다고.
그날만 그랬을까? 아니다.
박근혜의 '독재자딸'론으로 선거 내내 온갖 옛날일들을 불러내가며 시비를 삼았을때.
독재자는 독재자이고, 그녀는 그 딸인건데, 그냥 박근혜 자체만 갖고 얘기하면 되지,
그건 공정하지 못하고, 또한 의미가 없다고. 그런것같고 표심이 돌아설것 같냐고.
박근혜 지지자들이 독재자의 딸인걸 몰라서 지지하는게 아닌데.
그때도 부동층을 움직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부동층? 그게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부동층도 그걸 모르는건 아니지 않을까?
그건 한나라당쪽에서 예전에 김대중에게 색깔론을 늘 끌고 나오던거나 별반다를바가 없다.
그들이 그러니, 니들도 그러겠다고? 그건 아니지. 적어도 '똑같은 사람'이 될게 아니라면.
그리고 사실 예리하다면, 지금의 결과는 김대중에게서 시작된다는걸 알아야겠지.
그는 이를테면 박정희의 유신 청산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명분과 이유가 있었던 유일한 사람인데,
그런 그가 그들을 다 '화합'이라는 이름으로 풀어주었는데.
오죽했으면 전두환이 전직 대통령중에 청와대에 12번인가나 초대한 가장 좋았던 대통령이였다고 했겠나.
물론 그가 잘한일도 있지만, 하지만 그가 여러가지로 포장된것 또한 사실이다.
그는 똑똑한 대통령이였지만, 정치적 야망이 컸던 사람이다. 이를테면 야욕에 찼던 사람이다.
지금도 기억한다. 정치계를 떠나겠다고 했던 사람이 다시 돌아온것. 어느프로에서 보니 독일과 프랑스의 차이로
이예를 들었다. 독일에서는 이렇게 한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반면, 프랑스에서는 종종 다시 돌아온다고.
그때 돌아오기 전에... 사람들을 동교동으로 불렀던 자리..
그때 아빠가 다녀오셨을때, 아무래도 다시 돌아오려는것 같다고. 그를 위해 사람들을 모았던것 같다고...
했을때 난 어린 마음에 그걸 어찌알까?하고 안믿었더랬지만... 그냥 순수하게 만날 수도 있는게 아닐까...
물론 갔다온 당사자인 아빠가 한 얘기니, 그냥 한 얘기는 아니였겠지만...
그로부터 얼마인가가 지난후, 아빠와 엄마가 나눴던 얘기는 정말로 현실이 되었다.
어쩌면 그 자리에 가지 않았던 사람들 중에서도, 이런 정치인들의 속성이나 정치계의 흐름을 잘 아는 사람들중에는
이런걸 예견했던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87대선때 김영삼과 단일화를 거부했던 사람이다. 그때 많은이들이 욕했다. 물론 두사람 다에 대한 비난이였다.
하지만 그는 97대선에서 바로 또다른 군정권의 핵심인물인 김종필을 끌어들이지 않았던가.
김영삼과는 안됬던게 김종필과는 된다고? 이것이 말이 되나?
능력을 둘째치고, 이를테면 그 역사의식이니 등으로 따지면, 김염삼과의 단일화가 오히려 타당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잊었다. 아니면 보려하지 않는것 같다. 김종필이 누군가를. 그리고 김종필과 단합했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이번에 동교동계사람들이 대거로 박근혜쪽 캠프로 이동이 가능했던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의 정치선생에게 배운대로 간것이다.
박근혜가 어디 숨어있다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이 아니다.
아마도 제2의 박정희뿐 아니라, 제2이 전두환의 출연 또한 불가능하란 법이 없다.
결국 김대중의 이러한 화합정책은 모두에게 표면상
평화를 줬고, 개인으로 훌륭한 사람이 됐을지 몰라도,
결국 박근혜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독재자의 딸을 뽑을 수 있고, 그런 딸이 대통령이 될 수가 있냐고 한탄하지만, 바로 그 독재자의 가장 적수였던 김대중
또한 그들을 용서하고 용인해주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노무현정부도 독재의 역사와, 박근혜를 건드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와서야 대선에 나오니까, 역사의식을 거론하고, 독재자의 딸을 걸고 넘어진다는건,
좀 부당하지 않는가?
어떻게 이런 모순에 대해서 박근혜지지자들에게 설명할것인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박근혜지지자들은 그들을 비난하는 쪽의 말을 빌리자면 '무식하고 아는게 없어서'인지
이런 모순에 대해 질문 하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이들은 그 모순을 적어도 의식적으로 깨닫지는 못할지라도, 무의식적으로나마 체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역사의식, 독재자의 딸 등이 다 문제가 아닌게 되는것이다.
그동안도 문제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른 적과의 동침들이 그냥 넘어왔었으니까.
그들을 어떻게 비난하겠는가?
얼마전 올렸던 한겨레 성한용기자의 글은 나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킬만한 기사였는데,
그 기자가 동교동사람들의 변신에 대해서는 자신도 어떤 이유인지 헷갈린다고 했는데,
아래 기사를 봤는지 모르겠다. 나역시 이소식을 들었을때는 이유가 뭐일까? 였다.
하지만 막연히, 이들은 김대중을 닮은 선택을 한걸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아래 기사를 보니, 그것이 더더욱 분명해졌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선생에게서 배운대로 로 했을뿐이다.
한화갑얘가 나름 솔직한 생각이라고 본다. 이 양자라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5명의 전비서관들,
그리고 처조카까지(그것도 DJ의 당선을 도왔던) 모조리 박근혜밑으로 갔다.
세상이 이유 없는 것은 없다. 다 어떤 결과가 있는데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그럴만한 이유와 근거가 존재 하는 법이다.
결국 역사는 그 순리대로 흘러가는 셈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결국 그런 정당화는 다시 화살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화살을 맞은것일 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1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