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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ter Me/나혼자 웅얼-2017

정곡

by soulfree 2017. 6. 17.
"언니는 혼내는데는 재능이 없어~
뭔가 좀 비판하고 막 설명하고 설득하고 할 때는 카리스마가 있는데
애들 혼낼때 보면 영~ "

아마... 그럴거다. ^^;;;;;
잔소리는 집요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
난 내가 혼나는 걸 너무~~ 싫어해서 조카라도 부하직원 이라도 혼내는건 못 했을거다. 어색했을 거다.
뭔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때 따끔하게 혼내주거나 충고를 해주고 뒷끝없는 스타일이 내가 바라는 이상형(?) 이지만...
난... 얘기 꺼낼때부터 쭈삣거리며 눈치를 보거나 어설프게 화를 내고
그 상황 후에는 괜히 상대방한테 미안해지고 쑥스러워져서 나만 계속 불편해진다. ㅡ.ㅡ;;;
 
혼내는 것도 아니고 사정하는 것도 아니고 협상 제안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막... 찌질해 보였을거다. ㅡㅡ;;;
근데 비판할때 카리스마가 있다는건 뭔 소린지는 잘 모르겠다.
뭐가 있긴 있나보지? ㅡㅡa

가끔 내 동생이 나에 대해서 별 뜻 없이 한마디씩 해주는데
정말 나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정곡을 찌를 때가 많아서 깜짝 놀라곤 한다.

예를 들면...
나 같은 엄청난 길치가
그렇게 오랫동안 자주 다니는 인사동 골목도, 홍대 인근 골목도 아직도 헤매고 다니는 언니가
도쿄 시내를 가본데에 한해서(^^;) 서울보다 더 잘 찾아다니는걸 보면
얼마나 긴장하면서 고생하면서 이 길을 익혔을까 짐작이 간다나?

저 얘기 들을때 '어라? 진짜 그러네~' 하면서
일행이 있는데 길 잃어버리고 헤매고 다닐까봐 긴장을 엄청 하고 다니긴 했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괜히 울컥한 기분도 들었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
뉘른베르크는 2번째 갔을때 부터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말도 안 통하는데 영어로 묻고 독어로 대답 듣고 눈치로 여기저기 찾아 다녔었는데
홍콩은 여전히 침사추이와 완차이를 벗어나면 맨날 헤매다니고
심천, 베이징, 광저우 등은 내가 혼자 찾아다니기는 커녕~ 아예 일과 관련된 동선 밖을 나가본적도 없다.
혼자 호텔과 3분 거리에 있는 맥도널드에 갔다가도 길을 잃어서 sos를 했어야 할 정도면 말 다한거지. ㅡㅡ;;

그럼 출장 장소도 맘에 들어야 정신차리고 길을 잘 기억하게 되는건가?

결국... 길에 대한 호기심과 기억력 도
내 소소한 '내 맘 대로, 내 꼴리는 대로' 심리가
찐~하게 깔린 습성이었던 건가? ^^;;;;;
좋아하는건 기대 이상 겁나 잘하고
맘에 안들면 기억을 할애할 공간조차 남겨두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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