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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좀보고 웅얼웅얼

[책] 인간실격 - 번역가는 국어를 잘 하셔야...ㅡㅜ

by soulfree 2009. 2. 25.
책 읽기가 이렇게 힘들줄이야...


현대문학 시간에 읽던 신소설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었다. ㅡㅜ

원래 마음에 드는 책은 단숨에 읽는 편인데
다자이 오사무 소설집은 두꺼운 책도 아니면서 진짜 힘들었다... 헥헥...

이건 번역서가 아니라...
마치 일본어 원문이 인터넷 번역기에서 번역되어 나온듯한 문장을 내가 꿰 맞추면서 읽는 기분이랄까...
사전에서 찾은 낱말들을 그냥 주욱~나열한 듯한 딱딱하고 어색한 기분이랄까...
곳곳에서 발견되는 낯선 구조(?)의 문장과 뜻을 알수없는 외래어와 일본 속담들은 둘째치고
읽다보면 대체 이게 무슨 문장에서 이어진거지? 하고 흐름을 놓칠만큼 알쏭달쏭한 주어의 존재
한국어에는 영~ 어색한 조사 활용(은,는,를,가 등이 어색하게 붙은것이 일본어와 혼동하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등...
그리하여... 같은 문장을 두번, 세번, 네번 곱씹어서 보고 또 보고... 이게 이건가?
앞에 이런 내용이었는데 왜 이런게 이어지지??? 이러면서 앞의 문단까지 다시 훓어보고... ㅡㅜ
번역가가 여과하지 않았는지 곳곳에서 쌩뚱맞게 튀어나오는 일본어 특유의
마침내, 반드시, 틀림없이~~이기 때문에... 이런식의 표현들...
덕분에 책 읽으면서 종종 내가 인터넷 번역기를 보고 있는건가? 하는 기분을 만끽했다. ㅡㅜ

몇개 예를 들자면...

"도깨비 그림이야."
언젠가 다케이치가 내가 있는 이층 방에 놀러 왔을때, 그는 가지고 온 한 장의 원색판 잡지 그림 사진을 의기양양하게 나에게 보이며 그렇게 설명했습니다.
아니? 하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그 순간 내가 떨어져 갈 길이 결정된 것같이, 물론 그건 후에 이르러 그렇게 생각되었던 것입니다.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 그림이 고흐의 자화상에 불과하다는것을 말입니다. 우리들의 소년 시절에는 일본에서 프랑스의 소위 인상파 그림이 대 유행이어서 양화 감상의 첫 걸음은 대개 이런 정도에서 시작이 되었고, 고흐 · 고갱 · 세잔 · 르누아르 등의 그림이라면 시골 중
학생이라도 대개는 그 사진판을 보고 알고 있었습니다.


학교는 결석으로 학과의 공부는 지지부진해도 이상하게도 시험의 답안을 쓰는 데는 요령이 좋았는지 이제까지는 어물어물 고향의 육친들을 속여 왔지만, 그러나 이제는 출석일수 부족 등 학교에서 은밀히 고향의 아버지에게 보고가 가는 모양이었습니다.

매일 밤마다 불면증으로 지옥의 신음을 하느니보다는, 차라리 감옥의 감방 쪽이 편안할지도 모른다고조차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을 만큼 얼마든지 얼마든지 한없이 술을 마셨습니다.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쓰네코와 얼굴을 마주 바라보며 슬프게 미소짓고, 참 그런 소리를 듣고 보니 정말 이상하게도 지쳐 빠지고 가난에 쪼들린, 그런 것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여자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돈없는 사람끼리의 친화-빈부의 불화는 진부한 것 같아도 역시 드라마의 영원한 테마의 하나라고 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바로 그 친화감이 가슴에 북받쳐 올라와서 쓰네코가 사랑스럽고, 난생 처음으로 이때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미약하게나마 연애 감정이 움직이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농담에서 망아지가 나온 격이지요.
(아마도 일본 속담이겠지? ㅡ.ㅡ;;;;;)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이 원래 이런거였는지
아님 번역가의 한국어 어휘력이 부족해서 이런 번역기 같은 문장이 나온건지 당장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내일이든 모레든 서점가서 똑같은 원서를 다른 번역가가 번역한 책을 뒤져볼테다!!!!!!!!!
다른 번역서들의 문체들이 유려하기만 해보셈!!!!!

복수할테야~!!!!

(근데...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ㅡㅡ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