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하느라 토마토 퓨레를 만들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지금 뭐해?"
"왜?"
"바빠?"
"음식 만들다 전화 받는거라~ 길게 못해~"
"추모공연 안가? 모처럼 너희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하는데~ 안가?"
"아! 그게 오늘이었어? 성공회대가 어딘데 우리집 근처래??
"난 지금 아프리카로 보고 있는데(~~~~실황중계 ^^)
가까우니까 너라도 가라고 전화했지~"
"나 지금 못가는데~~~"
난 오랜만에 5인분의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던지라... ㅡㅡ;
조카들은 언제 스파게티 먹냐고 똘망똘망한 눈으로 기다리고 있었고~
그만두기엔 부엌에 식탁에 벌려놓은 여러가지들을 수습하는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고~
뉴스 보는게 힘들어져서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
그 짧은 순간 떠오른 기타등등의 핑계로 오늘의 그 멋졌을 공연을 재꼈다.
어차피 못갈거라 생각하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묵직한 미안함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었다.
저녁먹고 주말 드라마까지 다 챙겨보고 방에 들어와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해철님... ㅡㅜ
헤드라인을 읽지 않아도 사진만으로 알 수 있었어요.
그 죄의식을 공감할 수 있었어요.
뼈저린 자성(自省)의 현신(現身)으로 나타나셨군요...
잘못했어요... ㅡㅜ
이 묵직한 죄책감들... 잊지 않을게요, 불편해하지 않을게요, 지치지 않을게요 하는 다짐을 다시 해봅니다.
또 잊어버리고, 또 지치고 하겠지만
그래도 이번만은 잊지 않겠습니다.
적어도 투표일에는 꼭 기억하겠습니다. 지치지 않겠습니다. 귀찮아하지 않겠습니다.
사진출처>> http://www.segye.com/Articles/Photo/PhotoNews/Article.asp?aid=20090622000044&subctg1=02&subctg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