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언냐로부터 문자가 왔길래 무슨공연인지 확인도 안하고 가겠다고 했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필하모닉 이란 이름이 붙지않은 몇몇 오케스트라 중 하나여서 이름은 낯익었지만
도통 이들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필라델피아건 뭐건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인터넷을 뒤지다 얼핏 본 프로그램에서 [불새]를 발견한게 훨씬 더 중요한 의미였고
[불새]를 들을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퇴근후 빛의 속도로 달려갔다.
- 베를리오즈, 로마의 사육제 서곡
귀에 익은 선율이 흐르자 친밀감 급상승!
오오~~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멋진 연주같았다.
몹시도...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연주곡
이것도 역시 아는 곡!
프로그램이 대중적인 곡으로 짜여졌나보군!
하지만... 날카롭지 않은 바이올린 소리에 약한 나는... 중간중간 졸았다.
(이상도 하지? 난 왜 바이올린 독주나 협연을 들으면 잠이 쏟아지는걸까? ㅡ.ㅡ)
유명한 연주인들이 켜는 바이올린 소리는 울림이 다르다.
좋은 바이올린은 소리가 날카롭지 않은걸까? 연주실력의 차이일까?
둘 다 인가?? ^^;;;;
유명 연주인들이 내는 바이올린 소리는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깊이있고 섬세한 소리를 내는 반면
내 친구들이나 누구누구 발표회에 가서 들었던 바이올린은
아무리 실수없이 잘 연주해도 내 귀를 찢을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있었다.
말그대로 깽깽이 소리였달까? ㅡ.ㅡ
오늘 협연한 바이올린 소리는 역시 푸근하고 좋았다.
마치 플랫리스 베이스 기타처럼 뭉근한 웅웅거림이 있었달까?
그 음색에 더 편안해져서 졸았는지도... ㅡ.ㅡ;;;;
-라흐마니노프, 교향적 무곡
-라벨, 라 발스
두 곡 전부... 완전 감동의 물결이었다.
이토록 유려하고 섬세한 연주라니...
피아노와 하프 2대, 타악기 파트 6명 까지 꽉 채운 이 오케스트라가 뿜어내는 음의 향연은 황홀하기 그지 없었다.
전반부는 산뜻하고 화사한 느낌의 풍요로운 색채가 있었다면
후반부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선율이었다.
절정의 화려하고 강렬한 연주가 마치 기계로 다듬은듯 정확히 조율된 느낌이라니...
순간 '알 디 메올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나...
이렇게 빠르고 아름답게 자유자재로 강약이 조율되다니...
마치 바이오리듬 그래프처럼
모든 파트의 악기소리들이 유연하게 높낮이를 왔다갔다 선을 그리며 아름다운 춤을 추는듯... ㅡㅜ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객석의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러번의 커튼콜에 답례를 하며 앵콜연주까지 수락하셨던 마에스트로 께서
자꾸 나오기 힘드셨는지 마지막엔 아예 빠이빠이~를 하며 퇴장을 하셨다는...^^
이들...
정말 다르다.
전에 들었던 브람스의 밤 공연에서 들었던 관현악단의 연주력과 확연히 달랐다.
악기 소리들도 너무 아름다웠다.
음반으로 듣던 소리들과도 또다른 감동이 있었다.
정말 이 사람들 '고수'구나!하는걸 이 문외한도 확연히 느낄수 있었다.
악기도 좋고 연주력도 지휘자도 다 뛰어난거겠지?? ^^
비록 듣고싶었던 [불새]는 오늘 프로그램이 아니라 내일 프로그램에 있었지만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인 연주였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클래식 곡의 연주를 듣고 이토록 감탄을 쏟아내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해서...
집에 오자마자 내일 티켓을 예매했다.
나 내일,
이 '고수'분들이 연주하는 [불새] 전집 들으러 간다.
두근두근...
'뭐좀보고 웅얼웅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레프 도진&말리 극장 : 바냐 아저씨 (4) | 2010.05.07 |
---|---|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불새 (0) | 2010.05.02 |
[무용] 쎄드라베 무용단 Les Ballets C de la B - 아웃 오브 콘텍스트 Out of Contest for Pina (1) | 2010.04.04 |
[콘서트] 브라이언 맥나이트 내한공연 - 브라이언 횽아~ (1) | 2010.04.02 |
[전시] 루오 전 (0) | 2010.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