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날에
강윤후
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 더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 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떠는 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을 가끔씩
그래, 아주 가끔씩은 그대에게 알리고 싶다
여전히 의심이 많아서 안녕하고
잠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 더러운 치사함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
그대에게 알려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놓지만
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 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 부질없이
바람에 귀대어 귀를 연다, 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打電(타전)하는 것 같기에
가끔... 소식이 궁금한 사람들이 생각나면
정말 그 사람들에게 내 소식을 흘리고 싶을때가 있지...
그 사람들은 내 소식 들으면 어떤생각을 할까... 그런게 궁금할때가 있지...
일종의... 존재감 확인??같은걸 하고싶달까????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게는 항상 늘 지병처럼 사소한 미련이 많아서
정말 말 그대로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사소한 미련들이 너무 많아서
방금전에 한것도 자꾸만 후회하고 뒤돌아보곤했지...
그러다...
그러다...
언젠가 문득...
후회하느라 앞을 보지못하는 내가 보이더군...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후회하느라 바빠서 미처 앞을 볼 생각도 못해봤을껄?
한치앞도 못보고 넘어지면서 자꾸만 아까 넘어진 상처만 보듬더군...
앞을 보고 안넘어졌으면 덜 돌아봤을텐데... 덜 후회했을텐데...
처음엔 자꾸 뒤만보다 넘어지던 내가 싫어지다가
나를 싫어하는 내모습도 싫어서
어느 순간 다 놓아버렸지...
다 놓아버리면 세상이 다 끝날줄만 알았는데
그 후련함이란!!!!!
갑자기 확 트여버린 시원한 시야를 얻은듯한 그 기분이란...!
내가 대체 왜 여태 이걸 몰랐을까...
대체 뭘 부여잡고 그렇게 자학을 했던걸까...
한심한 기분이 들던걸...
난 이제 그 홀가분함을 후련함을 조금 알지...
그래서 이젠 욕심낼것과 포기할것을 가리는 법도... 놓는 법도 조금은 알지...
그래도...
아직 못버린 미련과 욕심이 많아...
무거워지기전에
너무 무거워져서 내가 버거워하기전에 얼른얼른 비워줘야지...
http://sum.freechal.com/soulfree/1_16_19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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