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중산층은 다 어디로 갔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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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중산층입니까>는 스스로 하위 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계급배반 투표’ 이유를 기존 정당들의 능력 부족에서 찾는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모델하우스에 몰린 사람들. 21세기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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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층 늘어난 건 상대적 박탈감
성장 멈추며 ‘지위’ 경쟁 격화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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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김병연·안상훈·이재열·최인철 지음
21세기북스·1만4000원 너도나도 ‘중산층’이라고 자처하던 때가 있었다. 1980년대 후반 각종 조사에서 최소 60%에서 많게는 80%까지 사람들은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인식한다고 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께 그 비율은 40%대로, 최근에는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때 한국 사회의 발전을 이끌 계층으로 꼽혔던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다. 중산층이 주목받았던 배경에 높은 경제성장이 있었다면, 중산층이 몰락하는 배경에는 갈수록 심화되는 계층 사이의 갈등이 있다. <당신은 중산층입니까>는 이처럼 심화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계층 갈등에 대해 각기 다른 전공의 서울대 교수 5명이 학제간 연구를 시도한 결과물이다. 정치학(강원택), 경제학(김병연), 사회복지학(안상훈), 사회학(이재열), 심리학(최인철) 분야가 힘을 합쳤다.
핵심 열쇳말은 ‘계층’으로, 지은이들은 주로 실증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진단과 대안을 찾는 데 주력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러 연구에서 객관적인 잣대에 의한 계층 구분과 주관적인 인식에 따른 계층 구분 사이에 꽤 큰 차이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소득이나 재산 같은 객관적인 지표로 분류한 계층과 스스로 주관적으로 분류한 계층이 서로 다르다는 얘기다. 정치학 분야의 연구를 살펴보면, 주관적으로 자신이 ‘하위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정치적 불신이나 불만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복지 확대나 국가 개입 등 계층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경제 정책을 더 선호하는 반면,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고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객관적인 조건을 따진 계층 구분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경향으로, 주관적 평가에 의한 계층 소속감이 정치적으로 더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분석했을 때 기존의 연구 결과와 다른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하위 계층일수록 보수 정당에 표를 주는 ‘계급 배반 투표’ 현상을 말해왔는데, 주관적 평가에 따른 계층 구분에서는 오히려 그런 특징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또 스스로 하위 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회·안보 등의 정책 영역에서는 보수성을 나타내지만, 경제 정책에서는 그렇게 보수적이지 않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에 대해 지은이는 “주관적 평가에 따른 계층 구분을 보면 ‘계층적 특성’이 확인된다. 그러나 그것이 기존 정당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동원되지 않아서 아직 정치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려하는 중산층 위기의 원인은, 객관적 지표로 구획되는 중산층보다는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여기지 못하게 된 사람들의 인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사회학 분야에서는 이를 두고 “중산층 의식 대신 극도로 과장된 ‘서민의식’이 확산됐다”고 분석한다. 여러 조사 결과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산 10억원, 연봉 7000만원’ 정도를 중산층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사회의 평균을 훨씬 웃도는 기준이다. 실질적으로 ‘중산층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객관적 여건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의 비중은 지난 30여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고 한다. 객관적 조건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근거한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에 대해 영국 경제학자 허시의 표현을 빌려 “성장의 사회적 한계”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한다. 허시는 경제성장이 일정 단계에 이르면 ‘물질재’의 공급이 가져다주는 밀물효과는 그 효과를 상실하게 되고, ‘지위재’의 중요성이 증대하게 된다고 봤다. 무한에 가까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교육, 주거 등이 대표적인 지위재다. 이처럼 지위재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그에 걸맞은 사회적 합의와 운영의 메커니즘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정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늘 상대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오직 집합적인 소통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중산층 확대와 소멸의 중심에 있던 ‘베이비붐 세대’와 최근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에코 세대’와의 비교 속에서 대안을 찾는다. 풍요와 민주화의 ‘역설’을 가장 극단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에코 세대는 기존의 성장 패러다임과는 다른 탈물질적인 가치관을 품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무한경쟁 속에 끊임없는 좌절을 겪고, 정치적으로도 아직 무력한 상태다. 앞으로 이들이 나름의 대안적인 비전을 정치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베이비붐 세대에 압도되어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를 지속해나갈지가 미래의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진단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611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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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소개가 한겨레에 나온건 의외이기도 한데,
"중산층 의식 대신 극도로 과장된 ‘서민의식’이 확산됐다" 는 말에 동감한다.
OECD에서 우리나라 중산층이 몇퍼센트라고 발표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된다고 했지만,
솔직히 유럽에서 여러해 살다 온 입장에서 보면 발표가 너무 당연한걸로 보였기 때문에...
중산층의 기준을 경제적 지표를 갖고 측정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현실적으로 현재 이 기준은 세계에서 다 공통적으로 쓰이고 있고,
물론 이런 통계치라는것이 불합리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볼때는 국가별로 제시한 금액을 보자면 우리 나라 현재 경제수준으로 봤을때
맞다고 보였기 때문에...
요즘 유럽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독일이 OECD기준으로 보통 4인가족 기준 세금후 2500-3000유로정도면
중산층에 속한다. 그리고 실제적으로는 많은 이들이 2000유로면 만족하고 산다고들 얘기한다.
(물론 잘사는 도시에서는 다르겠지만, 문제는 그런 도시에는 아예 잘사는 사람들이 많이 사니까 ;;)
2000유로면 요즘 환율로는 3백만원도 되지 않는다.
실제로 주위에서 봐도 그러하다.
물론 이런 얘기를 하면, 걔네들은 복지가 잘 돼있거나, 뭔가 다르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현실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게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한다는 것이 다른것 같다.
어떻게 만족할 수 가 있나? 그냥 주어진것에 만족하는 거다.
물론 소수이긴 하지만 만족 못하는 사람들이 그곳에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다르게 산다.
우리 나라는 소비수준도 높고, 소비양 자체도 많고, 사교육비니 이런것도 많이 들어가고, 집도 사야되고
등등 하니 만족이 안되는것 같다.
물론 독일에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물론 수입도 엄청 높고, 잘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런 삶을 지향하지를 않고, 결정적으로 잘 알지도 못하고, 어쩌다 알게 되도
나와는 다른 세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게 우리와의 차이인것 같다. 마치 북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장 행복한줄 알고 사는것처럼(요즘도?)
유럽애들도 약간 비슷한데가 있다.
몇년전에인가 학교수업에서 어떤 아파트를 견학했던 일이 있었는데,
집안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욕실에를 들어갔는데, 애들이 오~ 하면서
탄성을 .. 그 아파트가 오래되서 욕실을 최근에 내부수리를 했다고 주인이 그랬는데
그래서 좀 마감재들도 다 새거이고, 또 독일가정들 흔히 그러하듯 깔끔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뭐 특별히 럭셔리한 욕실도 아니였다. 무슨 월풀 욕조가 있는것도 아니고, 샤워부스하고
세면대, 변기가 다인 욕실인데 다들 그런반응을 보이니 같이 갔던 내가 더 놀랐달까?ㅎㅎ
본인이 안살더라도 하다못해 영화나, TV드라마에서라도 못봤나? 싶은 생각이 들었더랬는데..
하긴 독일영화에 좋은 욕실이 등장하는 일이 드문것 같기는 하다.
보통 외국에 살다 온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우리 나라 사람들 너무 잘사는 걸로 보인다는 얘기다.
먹고 살기 힘들다, 힘들다 듣는데, 실제로 와서 보면 다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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