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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겨보고 웅얼웅얼

2019년, 익선동 나들이

by soulfree 2019. 3. 13.

지하철 1,3호선 종로 3가역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름도 몰랐던 익선동이 이렇게 뜨는 동네가 될 줄은..

오래된 주택의 외관은 유지
내부는 가게별로 색다르게 꾸며진
재미있는, 예쁘고 독특한 동네가 되었고
주말에 이토록 많은 나들이족,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동네가 된 익선동

이 예쁘고 재미있는 동네들을 보며 좋다고 헬렐레~~다니면서도
몰려드는 인파에 불안함도 함께 느낀다.
20여년전 인사동도 이랬지.
인사동 망가트리더니 삼청동 그리고 북촌에 이어 부암동, 서촌까지...
이젠 익선동 차례인가?
익선동을 돌아다니다 보니 2000년대 초반의 삼청동
그 동네가 그리워졌다.
고풍스런 한옥안에 미니멀한 인테리어로 깔끔하게 정리된 와인 레스토랑 과 몇몇 카페와 한식집, 파스타 집이 유명했던
한적하고 고풍스럽게 멋있었던 동네. ㅜㅜ

뭐... 어쨌거나!!
나들이는 뭐다? 먹는게 남는거다!!! ^^

종춘의 떡! 두말하면 입아픔.
바나나무슨 찹쌀떡하고, 유자무슨 찹쌀떡 겁나 맛났음.
오마마마께 흑임자 고물이 뭍은 떡 몇가지와 설기 종류 사다드렸더니 엄청 좋아하심

그리고 만두는???

익선교자!!!!
전주 한옥마을에서 먹었던 그 다양한 만두집 만큼은 아니지만~ 가성비 만족데스!! ^^

밀도의 바삭카레고로케!! (맞나? ㅡㅡa)
운좋게도 빵 고르고 있는데 저 바삭카레가 나와서 3명 다 저 빵을 지목. ^^;;;;
도쿄 모처의 비어드 프랑스에서 먹었던 빵들 생각 난다며~ 동행녀 감탄감탄!
파사삭 하는 식감이 인상적.

밀도의 빵들은 다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다 맛보기에는 넘 비싸... ㅜㅜ
인원수대로 빵을 샀건만~
가게에서 먹으려면 인원수대로 음료를 주문해야한다는 직원분의 말에 잠시 화르륵~!
그럼 빵은 인원수대로 안사도 되나요? 묻고 싶었지만
결국 음료도 인원수대로... ㅜㅜ
생각지도 않게 밥 값보다 비싼 빵과 음료를 먹었다. ㅜㅜ

에일당의 에일맥주?? 먹고싶었지만 너무 많이 이것저것 사먹었던데다
이 가게에 줄이 늘어서 있길래 안감.
(굳이 줄서서 먹는 스타일은 아닌지라... ㅡㅡ)

익선동 참 재미있었는데...
그 좁은 골목들에 해 지면서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니 이건 사람구경인지 가게구경인지 모를 지경이...

예쁘고 독특한 동네가 되고나면 인파가 몰리고,
장사가 된다 싶으면 거대 자본의 프랜차이즈 상점들의 침투와 부동산이 뛰고,
그리고나면 원주민들이 쫓겨나가는 gentryfication
결과는 독특했던 고유의 개성을 잃은 동네가 되어 one of them의 번화가가 되거나 상권이 죽거나...

최근엔 경리단길이 겪었고
홍대 앞과 혜화동이 겪은...ㅜㅜ
(90년대의 혜화동과 홍대앞은 정말 동유럽의 한적한 동네같은 분위기 였는데...
그 동네는 음악이든 미술이든 무용이든 연극이든... 뭐든 예술을 하고싶게 만드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던 동네였는데~ㅜㅜ)
아직은 비교적 잘 방어하는듯한 연남동과 성수동
그리고 이 익선동은 부디 좀더 오래오래 이 예쁘고 독특한 모습들을 유지해줬으면 싶다.

부디... 경리단길처럼 몇년만에 망가지지 말고~
이 가게들이 오래오래 이 자리를 지키고 오래오래 번창하기를...

+뱀발+
내 기억속 종로 3가와 5가 사이 동네의 이미지는 이랬었다.
낙원동 악기상가를 기점으로
인사동, 삼청동은 20대 시절부터 친근하게 잘 놀러오던 고풍스런 공방(?)과 갤러리가 많은 동네
낙원상가 반대편, 이른바 탑골공원 이라 불리던 삼일공원의 뒷쪽은 노인 분들의 아지트
혹은 성소수자들의 아지트(?)가 있는 곳.
낙원상가, 익선동 인근 동네의 얘기는 대부분 대학시절 술자리에서 남자 선배들에게 종종 들어서 대체 무슨 가게들이 있길래? 라는 궁금증이 들곤 했었달까?
그들은 무슨 모험담인양... 멋모르고 그 동네에 혼자 갔다가 같은 남자에게 헌팅 당할뻔 했다는 둥,
여기 그런 곳이니까 아무 생각없이 함부로 혼자 오지 말라는 경고(?)같은 충고를 들었다는 둥 어쩌고저쩌고... ^^;;;
이런 얘기들을 하곤 했었지.

낙원상가는...
낙원상가 꼭대기 영화관에서만 상영하는 예술 영화가 아니었으면
돼지머리들이 쌓인 1층 상가들에서 뿜어내는 고기 누린내가 진동하는 낙원상가를 가는 일이 평생 없을 나였겠지만....(난 채식인 이라 고기 누린내가 정말 괴롭거든... ^^)
난 영화제나 예술영화들을 보러 종종 거길 갔었다.

영화관 맞은편이 무슨 1,2,3 캬바레였나?? 이름이 되게 단순한 캬바레였는데...
영화관을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가끔 광택나는 유행지난 벨벳 자켓을 빼입은 노신사 혹은 몹시 난해하고 화려한 색상의 원피스 드레스를 입은 중년 즈음의 레이디(?)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서  서로 시선돌리기 바쁜 숨막히는(?) 시간을 보내기도... ㅋㅋㅋ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정 반대 방향의 영화관과 캬바레로 향하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