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와 소나무]라는 북카페에서 '아름다운 날들' 이란 책을 보다가 상뻬의 얘기를 하게 되었지...
예전 상뻬의 책이라면 환장하며 사대던 나를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를 친구와...
좀머씨이야기, 꼬마 니꼴라...
한때 유행처럼 쏟아지던 상뻬의 이름이 찍힌 새 책을 보면 저 책들을 떠올리며 애장품 수집하듯이 그저 그의 간결하고 경쾌한 스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구입하곤 했지...
알고있다...
좀머씨 이야기와 니꼴라는 상뻬가 삽화만 그렸을뿐 글의 저자는 아니란걸...
그럼에도 그의 그림은 마치 작가가 그림도 직접 그린양 그 글들에 다른 그림은 상상도 안 갈 만큼 글과 너무나 잘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 그 자체였기에
자꾸만 내 눈은 상뻬의 그림을 볼때마다 저 책들을 떠올리며 아무생각없이 Sempe 라는 이름이 찍힌 책들을 사곤했지...
내가 너무나 좋아했던 저 책들의 저자는 정작 따로 있음에도
그 책속에 있던 그림들을 너무나 좋아했기에
자꾸만 난 그 책들이 마치 상뻬의 책 이었던 것인양 착각한다...
상뻬의 책들에 시큰둥해진 이유?
단지 상뻬가 그린 삽화가 실려있다는 사실만으로 책을 구입해대던 시기가 지나고나니
언젠가부터 '책'으로서 상뻬의 책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달까...
딱히 공감이 가지않는 그의 글들... 그의 그림 내용들...
좀머씨 이야기의 환상에 사로잡혀 그림의 느낌에만 빠져있다가 그림옆에 짤막짤막한 메모같은 글들을 어느날 진지하게 읽어보다보니 나와는 너무나 머~언~ 세계의 이야기라 '아니... 이 그림에 원래 이런 글들이 써있었나?' 하며 왠쥐 그림한테 배신당한 기분이 들었달까...
그런 생각을 하고 다시 그림을 보니... 상뻬의 그림속 사람들은 거의 정장과 드레스들이더군...
마치 초기 앨리 맥빌 시리즈에 나오던 의뢰인들 같은...
별로 큰 고민이나 어려움 없이 그냥 그만그만한 자잘한 자기고민(굳이 고민할 필요도 없어보이는 아주 사소한 것들), 자기 일상에 빠져있는...
너무 안정되고(?) 여유로워서 일상을 심심해하고 '내가 왜 심심하지?'하는 따위의 고민을 하는 중상류층 화이트 칼라들의 일상같아...
그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그 책들을 굳이 표현하자면... 돈많고 여유로운 고급 지식층 뉴요커의 이미지였달까?
물론... 그의 그림속에 녹아있는 일상에의 사소함을 놓치지않는 애정어린 시선들
아주 간결한 선 속에서 요점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인물묘사
재치있는 유머들
알지... 나도 그런 그의 세밀하고 위트있는 그림들을 좋아한걸~^^
하지만 잠시 읽고 피식~웃고 넘길 유머 한토막일뿐이야...
책마다 일일이 의미를 부여하고 굳이 진지해질 필요가 뭐가 있을까 싶지만
내가 상뻬의 책들에게 착각(?)하며 기대했던 것들은 그 이상의것이라 생각했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내 책장 한 곳을 버젓이 차지하고 있는 '상뻬의 책들'은
내 마음에도 머리에도 아무런 공감도 인상도 남기지 못하는
그저 '상뻬의 그림' 이라는 브랜드화 된 그 호칭(?)밖에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
그저 난 그의 스케치가 좋은것뿐... 그의 글에는 큰 호감을 못 느낀다는 결론이 나오더군...
그냥... 여전히 그의 스케치가 좋을뿐이야...
그뿐이야...
아직까지도 상뻬의 책들은 꾸준한 스테디 셀러인지 판형이 바뀌고 북커버가 하드커버였다가 양장본이었다가 하면서 계속 나오던데...
저렇게 계속 인기인걸 보면... 나만 상뻬에게 시큰둥해진걸까?
대체 몇판까지 인쇄되고 얼마나 팔린걸까?...
딱 '라울 따뷔랭'과 '얼굴 빨개지는 아이' 까지만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훔... 쥐스킨트의 새 책은 아직 안 나온걸까?????
쥐스킨트는 정말 은둔생활만 하고 글을 안쓰는건가?????
p.s. 혜규!
연극 대본이라도 좋으니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식을 아는대로 갈켜주시오!!!!
http://sum.freechal.com/soulfree/1_5_13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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