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씨네21 599호 / 칼럼 [투덜군투덜양]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45915&mm=005003001
하나도 안 우아한 인생이여 투덜양, <우아한 세계>를 보며 밥벌이의 지겨움에 한숨을 내쉬다 삼십대 중반을 넘어서니 왕자님을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 그 너머의 쪽박 깨지는 소리만 들려온다. 인생 참 뜻대로 안 돌아간다. 왜 그렇게 사냐. 애당초 우아한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조용히 들어가려고 했는데 투덜군이 안녕의 글을 쓰는 바람에 덩달아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린다.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 특히 <록키 발보아>에 관한 글에 보여주셨던 열화와 같은 성원에 감사드린다. 너무나 많았던 리플과 이메일에 드리지 못한 답장을 대신해 한말씀 올린다. “무뇌충아, 꺼져라”, “된장녀야, 찌그러져 있어”라고 진심어린 권유를 하셨지만 그 말씀을 과감하게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마감이 돌아오면 다시 꾸역꾸역 노트북 앞에 앉아야 하는 이 처지가 바로 인생이 아닐까요? 글 : 김은형 (<한겨레>기자) |
내가 씨네21을 못끊는 이유중 하나는 바로 이런 글때문이다. ^^
어쩜어쩜 이렇게 다들 똑같은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듣고 겪은 얘기들이 꼭 이 잡지속 컬럼에 어김없이 등장한다는거...
거봐거봐~ 또 김은형 기자님 글이지...^^
이러니 내가 팬이 안될수가 없다니까...^^
삼십대 중반을 넘어서니 왕자님을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 그 너머의 쪽박 깨지는 소리만 들려온다.
회사에서 잘리고, 이혼을 하는 건 여기에 끼지도 못한다.
누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더라, 누구는 배우자가 진 빚더미 탓에 외국으로 야반도주했다더라,
---> 정말이지... 듣는 내가 심난할 정도로 이런 얘기들이 도처에 깔려있다.
결혼할땐 삼성맨이네~ SK네 했던 신랑감들이 30대 중반에는 다 백수가 되어있는데 또 대기업 다녔던 쫀심에 아무데나 재취업 안하겠다고 버팅겨서 계속~ 쭉~ 백수로 있다는 얘기들...
검사네~ 의사네~ 예물 몇세트 받았네~하며 결혼하더니 바람나서 이혼까지 갔다더라
아파트로 재테크해서 돈방석에 앉았다더니 주식으로 홀랑 다 날렸다더라
혹은 암으로 뇌졸증으로 사고로 급작스레 유명을 달리했다더라
누구네 집 아이가 무슨무슨 병이라더라...
겨우 돌지난 아이가 죽었다더라... 장애라더라...
듣다보면 내가 결혼 안하고 홀몸으로 있는게 너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부모님 잘 만나서 잔병없이 건강한게 너무너무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연애하고 결혼할때는 세상에 둘도없이 행복한 모습으로 우아를 떨어주던 커플이었는데 결혼한지 10년도 안된 지금은 어찌나 급격하게 변해있는지... '정말 저 사람들이 옛날 그 사람들 맞아?' 하고 의심스러울때가 종종 있기도 한... 그런 사람들도 있더라...
인생역전? 반전? 그거 생활이더라...
손바닥 뒤집는것보다 더 쉽게 아무렇지도 않게 휘딱휘딱 뒤집히는게 사람일이더라...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은 밥벌이의 전사들이 아닌가 --->이 표현에 괜히 급울컥 했었다는...^^;;;
언젠가 드라마에서 '밥 벌어 먹고 살기 드럽고 치사해서 눈물이 난다'는 대사가 나온적이 있었는데 그 대사에 정말 명치끝을 강타당한 기분이었었지...
그때가 또 마침 내게도 무지무지 꿀꿀한 일이 있었던 때였구...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하나... 나는 사람이 아닌걸까... 그런 생각도 들었었구...
그러면서 울아빠는 어떻게 그 오랜세월동안 직장생활을 하셨을까... 아빠도 이러셨을텐데...
딸린 식구가 없는 나도 이런데... 아빠는 어떤 마음이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
그럼에도 나한테는... 우리 남매들에게는 단 한번도 흐트러짐없이 한결같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셨던 아빠가 참 고마웠고 대단해 보였구... 그랬었었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더 원초적으로 따지면 아무리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어도 '돈이 안되면' 계속 할수가 없는일이니... 그게 내 '밥벌이'인건 틀림없는 사실이거든...
대학 입학하고부터 누구한테 손벌려본적 없는 내가 이제와서 나 놀고싶어!!! 이러면서 누구한테 손벌리고 기댄다는건... 성격상 절대루 못할 짓이고...그러고 싶지도 않고...
아무리 요즘 일하기싫고 백수되고 싶다고 노랠부르고 다닌다해도
나 몰라! 배째! 이러면서 놀수있는 성격도 못되고...
그렇다고 벌어놓은게 빵빵해서 만빵 맘놓고 놀수 있는 형편도 아니니...
가끔씩 드럽고 치사해도 이젠 그냥 그려러니~하면서 내 밥벌이를 계속할수 밖에 없는게 내가 선택한 현실이랄까나... ^^
기왕 이렇게 밥벌이 하는거... 그냥 즐겁게 놀면서 하자는게 내 모토인게지...^^;;;
직장생활이라는거 하면서 누군들 마냥마냥 신나고 즐거울껴?? 누가 그런데??? 그런 일터있음 몸바쳐 일해줄테니 나한테 소개를 시켜주던지~^^
생각해보면... 스무살때부터 내 생활의 목표는 어떻게 하면 빠른시일내에 경제적 자립을 할 것인가! 였고...(난 왜 이런게 목표였을까? ㅡㅡa) 내 나름대로는 내가 생각해낼수 있는 방법내에서는 최대한 그렇게 해왔구...
지금의 결과가 그리 만족스럽진않다해도... 그래도 누구에게도 기대거나 짐이 되지는 않았다는 정도만으로도 나쁘진않다... 라는 맘으루 위안삼아(?) 살고있는게 지금의 나 인건가??... ㅡ.ㅡ
쓰다보니 자꾸 안드로메다행이네... ㅡㅡ;;;;;;
왜 그렇게 사냐.
질문은 쉽게 할 수 있다.
왜 빠져나오지 못하고 깡패세계에서 허우적거리는데?
왜 지질한 박봉에 인정도 안 해주는 회사를 때려치우지 못하는데?
왜 알량한 아파트 한채 소유하는 데 그렇게 집착하는데?
왜 머리도 안 좋은 애새끼 유학 보낸다고, 대학 보낸다고 돈을 처바르는데?
대답은 쉽지 않다.
무능해서,
줏대없어서,
속물이야,
라고 잘라서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애당초 우아한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강인구가 깡패세계를 은퇴한다면,
가족을 하나로 묶을 넓은 집을 포기한다면,
남들 다 간다는 조기유학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에게 다른 세계가 펼쳐질까.
어차피 인생은 뜻대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 지옥이 수렁처럼 그의 발을 잡아당길 것이다.
필요한 건 지혜로운 선택과 과감한 결단이 아니라 누군가의 말처럼 어쩔 도리 없는 인생의 악의를 모른 척하고 그냥 묵묵히 사는 것 말고 다른 게 있을까.
왜사냐고...?
영화속 마츠코의 죽은 애인은 그러더라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고...
태어나서 죄송한 인생은... 애초에 시작부터 그런거야? 그런게 어딨는데?
제대로 살지 못한... 자신의 시간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자기 자신이 그렇게 죄송하면 안 죄송하게 살면 되잖아~ 그렇게 살도록하면 되는거잖아...
어쩔 도리 없는 인생의 악의를 모른 척하고 그냥 묵묵히 사는것...?
이런건 진짜... 정말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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