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예전에...
어딜가도 대체로 어린 나이쪽에 속할때...
나잇값도 못해 보이는 사람들이 내게 "어린 것들이 뭘 알아?" 하는식의 말을 하면
단지 나이 숫자의 많고 적음으로 그런 소릴듣고 평가(?)를 받는다는게 기분 나빴던 때가 많았다.
그러는 당신들은 나잇값 잘 하고 사시는건가?? 라고 묻고 싶었을때도 있었던것 같다.
정작 중요한것에는 소흘해하면서도(ㅡㅡ;)
그런 사소한데에는 자존심이랄지 그런걸 세웠던 나는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그런 소리 듣기 싫어서 일부러
더 생각 깊은척, 어른스러운척, 침착한척 했었던것 같다.
난... 어렸을때 어리고 싶지 않았다.
어려보이고 싶지 않았다.
어리다는 표현이 단지 물리적으로 어린게 아니라
사고(思考)나 가치관, 행동이 덜 성숙해서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한다거나
어떤 사회적인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이해하기 어렵다거나
때에 맞지 않는 실수를 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기에
'어리구나?'라는 얘기를 들을때면 내심 예민하게 신경썼던것 같다.
'어리다=쉽다=가볍다=어설프다' 이런 등식으로 받아들여졌달까?
뭣도 아니면서 스스로 실수하는걸 그냥 실수로 넘기지 못하고
내가 모자라서 그랬다는 식으로 자학을 해대던...
그런 '어린' 나였기에 더 예민하게 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어렸던 나는 '나중에 난 저렇게 나이로 사람을 가늠하는 무례한 얘기를 함부로 하지 말아야지~'하는 다짐 비슷한걸 했던적도 있었었다.
그런데...
저랬던 내가...
언제부턴가
심심하면
"쯧~ 어린 것들~"
하는 말을 남발하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TV를 보거나 연예인들 얘기를 하면서
"어린 것들이 뭘 알겠어? 다 그렇지 뭐~"
"어린 것들이 뭔 생각을 했겠어~"
"확실히 어려서 그런지 귀엽다~ 귀여워~. 하는짓도 예쁘기도 하지~"
"나도 어릴땐 저랬나?~" 이러거나
주위에서 만나지는 80년이후 출생들에게
"어머~! 진짜 어리구나?" 하는 소릴 남발하고 있는 중이다. ㅡㅡ;;;;
(이미 80년생도 30대가 되는 이 마당에... ㅡㅡ;;;;)
갑자기 이런 내 모습을 깨닫는 순간 홀랑~ 깨는 느낌.
앗! 내가 왜 이래?
어머~ 재수없어~
이런 기분?
다짜고짜 내 동생보다 어리면 너무 쉽게 다 어린애 취급을 해오던 내 모습에
내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버렸달까?
나 왜 이러니?
왜 이렇게 재수없게 됐니?
물리적 나이가 어리다고 사람이 어리진 않아.
물리적 나이가 나보다 적다고 다 나보다 사람이 얕은건 아니야.
나이가 어리다고 나보다 덜 알거나 덜 현명하거나 고민이 덜하지 않아.
분명 그 나이에 하는 고민과 겪은 아픔과 경험하는 세파와 통과의례가 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거잖아.
잘 알다시피...
그게 전부는 아니잖아...
아니었잖아...
하지만...
이미 내 입을 떠난 말은 이미 '닭털 베개'겠지?
ㅡㅜ
사람과사람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