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가 보고싶다. 물론 허진호 감독에 대한 기대치도 있거니와... 몇해전 한영애씨 콘서트때 '봄날의 간다'를 신윤철씨의 멋진 기타소리와 함께 인상깊게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무엇보다도 내가 보고 싶은 이유는 대숲에 바람 지나는 소리를 녹음하는 장면을 얼핏봐서... 물론 그 소린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멋질것 같지만... 대나무숲에 바람 지나는 소리는 정말 대나무숲에서 들어봐야 그 소리의 느낌을 느낄수 있다. 하얀 산안개가 낀 이른 아침에 부는 바람소리와 한 밤중에 벌레소리와 함께 들리는 바람소리가 다르고 봄에, 여름에, 가을에, 겨울에...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의 소리를 낸다. 차갑고 정직하고... 고독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런 소리. 한산한 작은 암자의 풍경소리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늦가을 갈대숲에 앉아서 듣는 기러기떼 소리 우물에서 졸졸 물이 넘치는 소리 가을 들판에 황금빛 물결을 만드는 바람소리 고즈넉한 시골마을 신작로 멀리서 버스 오는 소리 비오는 여름밤에 듣는 소쩍새 소리 밤이면 더 선명하게 들리는 계곡물 소리 타닥타닥 장작타는 소리 또... 밤바다의 속절없는 파도소리... 내게 이 소리들은 공감각적인 기억들이다. 그리운 소리와 함께 그리운 풍경이...기억이... 그리운 향기들이 한꺼번에 떠올려진다. 울 엄마아빠한테 제일 감사한것 중에 하나가 내게 이런 기억을 갖게 해주셨다는거... 어릴적부터 이런 소리들을... 풍경들을 경험하게 해주신거... 익숙해지게 해주신거... 그래서 내가 가끔씩 이런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맘껏 그리워할 수 있게 해주신거... 예매하러 가야겠다~ ^^ 글 작성 시각 : 2001.09.28 00:49:03 |
봄날은 간다... 갔나? 가더라... 봄날은 간다 보고서 그랬다. "난 은수같은여자 정말 짜증이야!" "왜?" "저렇게 애매모호한 표현 정말...난 짜증나!" 내가 미안했어 도 아니고 우리 다시 생각해보자도 아니고 같이 있을까? 라니... 누가 먼저 옆구리 쿡쿡찔렀나가 그리 중요한건 아니지... 누가 먼저 시작을했건... 중요한건 둘의 감정이 파장이...느낌이 맞아떨어졌던거지... 한쪽감정의 일방통행이 그렇게까지 발전(?)하기는 힘든일이니까... 이혼... 무언가 상우가 모르는 나름의 아픔이 있었겠지. 어쨌든 남자의 시선으로 흐른 영화임엔 틀림없으니까. 하지만... 자신의 아픔때문에 다른사람의 감정을 다치게하는것도 (물론 고의라고 할수도 없지만) 바람직하진 않지... 이미 이혼을 경험한 은수의 감정은 여인의 나른함이고 정신없이 빠져드는 상우는 소년의 열정인가? 그러니까... 둘은 이미 본질적으로 다른 선이었던거다... 변한게 아니라 둘은 다른거다. 나른한 생활리듬의 은수에게 상우의 열정은 버거웠을거다. 감당키 어려웠을거다... 그래도! 그렇다해도 말이지! 난 은수같은 타입 딱! 재수없어 한다. 사랑의 감정이 변하는건지... 사랑이라는 감정에 '현실'이라는 이름의 이물질이 끼는건지... '현실'이라는 이물질이 '사랑'이란 본질을 변화시킬수도 있는건지... 도무지... 사랑이란 언제나 해답없는 우문 아니겠어? 그래서 봄 날은 술술술 잘만 흘러가더라... 어디 봄뿐이랴? 무슨일이 있어도 아무 상관없이... 세월은 무심하게도 정말 술술술 잘만 흘러간다. 글 작성 시각 : 2001.10.05 00:11:55 |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영화를 봤을때보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여운들이 더 시큰시큰한 영화. 시큰시큰....? ^^;;;; '봄날은 간다'....말의 어감같은... 내게는 그런 느낌의 계절. 내가 생각하는 봄에 어울리는 단어는 '화창한'이 아닌 '을씨년스러운'인걸보면... 아마도 내생의 봄날은 을씨년스러웠나보쥐? "비겁하다~ 욕하지마~~" 쿠쿠.... 뭔가 삐툴어져도 단단히 삐툴어진것임에 틀림없는것같은 생각. 알면서도...그럼에두 바뀌지않는 봄에 대한 나의 생각들~,느낌들~ ㅡㅡ; 새로움에 대한 기대에 부푼계절이 아닌... 낯설어서 어색하고... 또... 새롭고자 부단히 고통(?)스러워야하는것 같은... 그런계절. 모르는사이 기분이 조금씩 다운되는것같은 느낌인걸보면... 봄이 오나보다... 으...으... 봄이 오나보다! ㅡㅡ;;; "내 생의 봄날은 간다~~" 그러구보니... 노래방에서 불러보니깐 생각보담 별루 잼없던 노래~ ^^ 걍~ 캔 흉내 내본다구 내봤는데... 갑자기 주위가 이글루로 변해버리던~ ㅡㅡ;;;;; 2002.02.28 15:5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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