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도 하지 말아줘..."
그 순간
여태 양조위가 해왔던 그 눈빛들이 다 떠올랐다
시클로
화양연화
춘광사설
2046 의 그 아프고 아픈... 끝모를 심연속의 슬픔과 고독을 가진듯한 눈...
그의 눈빛 자체가 스펙타클이 되는...
그 눈빛을 보는 순간... 울고싶어졌었다.
거기가 극장이 아니라
집에서 혼자 DVD를 봤었다면
아마 난 울었을거다.
엉엉~ 이 아니라... 그냥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들을 방치하며...
넋놓고 앉아서 울었을거다.
어쩜 저렇게 아픈 눈을 가진걸까...
어쩜... 저렇게 한번에 그 무수한 마음을 표현해내는 걸까...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데 정말... 울고싶었다.
좀 전까지도 와~ 완전 빨라~ 양조위가 날았어~ 이러면서 웃었었는데
막부인의 침대위에 망연자실 걸터앉아 아내가 왔는데도 표정을 미처 수습하지 못하는 이대장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의 고독과 사랑과 아픔이... 살아남은 자의 회한이... 그의 무수한 마음들이 한순간 화악~ 한꺼번에 몰려왔다.
눈물이 살짝 비치는 그 눈에 그 주름에...
흔히들 말하지
"너는 공,사도 구분 못하니?"
쉬운말로 색은 사적인 영역, 계는 공적인 영역...
뱀처럼 그녀의 몸을 파고들어와 마침내 심장까지 점령해버린 그를 인정하고
색을 선택한 그녀는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무수한 외로움과 고독에도 살아남기위해 발버둥 치며살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계를 선택한 그는 살아남아 그녀를 만나기 전처럼 또다시 나무껍질처럼 딱딱해져버린 피딱지로 뒤덮인 심장속으로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겠지...
그게 사람 사는거니...?
하긴... 시간의 위대한 치유력으로 언젠가 그는 또 아무렇지 않은듯 살아가려나?
색 계를 보면서 난 또 생각했지...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 저런 마음의 짐을 가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나 저렇게 젊은 혈기로 무섭고 무모한 일에 휘둘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어디 저 시대에 저런 사랑이 저런 청춘이 한,둘 이었을까...
p.s.
이안과 양조위 라는 이름에 저건 무조건 본다!! 이러면서 벼르다 시간이 나자마자 가서 본 영화인데... 진짜 짝짝짝짝!!!!!
솔직히...
일제치하에서 일본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고위급인사를 노리는 독립군의 미인계
근데 그 둘이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럼 이제 그 둘은 조직과 사랑 중 어떤걸 선택할까??
이거 무지무지 많이 보아온 설정이다.
상황을 서구 열강의 식민지가 된 나라중 하나로 옮겨놔도
혹은 나치에 저항하는 유태인으로 옮겨놔도 다 그럴듯한 드라마가 되는 상황...
무수히 많이 보아온 설정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또다른 울림을 준다는건... 역시 감독의 힘 배우의 힘이 아닐까...
저 두 괴물은 어쩜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낸건지...
나 너무 좋아라~하는거 아냐? ㅡ.ㅡ;;;;;
-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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