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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웅얼웅얼

[신기전] 역시! 민언옥!

by soulfree 2008. 9. 30.

나도 살짝꿍 소설가 김진명씨 스러운 '우리가 최고여~! 너네는 다 우리의 적이여~!'하는 막무가내식 민족주의적(?) 성향이 있는지라... ㅡ.ㅡ;;;;
신기전 광고 보면서 '오홀~ 저거 재미있겠네!' 하며 찍어놨던 영화였다.
게다가 민언옥씨가 미술감독으로 참여했다는 기사에 @.@ 꼭 본다!!!했던 영화였다.
근데...
근데...
멋지긴하고... 심심하진 않았는데 뭔가 계속 찜찜하고 속은것 같은 영화랄까?

이렇게 매력적인 소재에~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에~
이렇게 챡챡 감기는 조성우씨의 음악에~
이렇게 멋진 민언옥씨의 프리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이토록 투박하고 촌스런 영화를 만들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ㅡ..ㅡ;;;;;

홍리역의 한은정과 방옥을 제외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영화의 60%가 커버되고
민언옥씨의 뛰어난 감각으로 25%를
훌륭한 음악으로 25%
좀 허접스러웠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특수 효과로 10%... 이렇게 120% 초과달성한 영화를
어색하고 급작스런 대본이 20% 까먹고
투박한 장면 연결이 10% 까먹고
생뚱맞게 저 혼자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방옥과
밑도 끝도 없이 '만백성을 위해서'를 입에 달고 사는 홍리가 25% 쯤 까먹어서
결국 65점짜리 영화가 되어버렸달까? ㅡㅡ;

게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대신기전 폭파후 홀로 살아남은 중국 사신이 머리를 조아리는건 또 뭐냐고!!!!
영화보면서 창피해 죽는줄 알았다!!!!! 진짜!!!!!!
여기가 무슨 공산당이 싫어요도 아니고...

저 조촐한 군사에 무슨 대신기전까지 동원하구...
이게 무슨 영화 '300'풍의 영웅 영화인줄 아나본데... 착각은 금물!  
글구 대체 화살이 몇대인지... ㅡ.ㅡ;;;
'영웅' 보는줄 알았다니까... 아님 '황후 화'?
신기전 1대에 100발씩 이라 했으니... 저게 300개라구? 400개라구?
이러면서 황당하리만치 많이 쏟아지는 화살을 다 세어보고 싶었다니까?

감정의 밀도를 그릴 자신이 없으면 신기전 만드는데에나 열중해주시던가...
그나마 액션씬이 제일 자신있어 보이던데~ 아예 액션영화쪽으로 무게를 두던가...
무거울것 같아서 무서웠으면 유머를 잘 섞어주시던가...
멜로도 우격다짐 억지스럽고 어색해~
(홍리가 잡혀가면서 "당신이 있으니까!" 라고 하는데 영화관 여기저기 풋~!하는 웃음들이 터져나왔다는... ㅡㅡ;;;;)
유머도 쌩뚱맞게 막 튀어나와~
비장한것도 어색해~
이도저도 아니게 모두 다 겉도는 짬뽕으로 만들고... 마지막까지 유머를 날리니
영화보고 나오면서 '이 영화가 원래 그냥 유머스런 멜로영화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냥...
민언옥씨의 의상과 고급스러운 톤을 보며 와~~~~ 하고
신기전이란 대단한 발명품이었구나~~
이거면 족한 영화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