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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웅얼웅얼

[마더] 촉촉한 광기(狂氣 )

by soulfree 2009. 6. 8.


1.
난 예전부터 김혜자씨 눈을 보면 무서웠다.
내게있어 그녀는 미저리였다.
사슴처럼 형형한 그 눈에 왠지모를 광기가 보였달까?
촉촉하고 순한 그녀의 눈에서 언뜻언뜻 무언가 억누르고 있는듯한 무서운 감정같은게 있는것 같았달까?
사람들이 그녀를 한국의 대표적인 어머니 이미지라고 손꼽을때도 난 절래절래 했었지.
내게 생각하는 포근하고 다정한 어머니는 나문희씨 나 여운계씨 지 김혜자씨나 고두심씨는 절대 아니었다.
난 화가 날때 화를 내는 사람은 무섭지 않아.
천성이 유순해서 늘 허허거리며 화를 넘기는 사람도 그렇게 무섭진 않다.
근데 화를 꾹꾹 누르는게 보이는 사람,
매우 능숙하다는듯이 감정을 누르는게 언뜻언뜻 비쳐지는 사람이 정말 무서워...
난 김혜자씨가 그런 사람으로 보였거든...
정말 천성이 유순한 사람이 아니라 능숙하게 꾹꾹 누르는 사람...
저 사람은 저렇게 꾹꾹 누른 감정들을 다 어떻게 해버릴까? 하며 생각해보면 괜히 무서웠다.
늘 촉촉하게 젖어있는 그 형형한 눈동자에 조용히 분노가 폭발하는 모습이라니...
으으으.... 무서워...

'위대한 유산'의 노라 여사역을 김혜자씨가 했었다면 그 영화는 정말 무지무지 호러틱 했을거라고 상상하곤 했었지...
내겐 그랬던 그녀 김혜자씨...
마더를 보면서 내가 무서워했던 그녀의 광기를 조금 봤다.
아주 조금...



-쓰다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