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봤던 anima 보다 더 한수위의 홀로그램들... @_@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홀로그램 영상인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봐도 구분할수가 없었다. ㅡ..ㅡa
실시간으로 공연하는 무대위에서 필름처럼 오버랩 페이드아웃이 자유자재로 되다니...
대체 내 눈은 무얼보고 있는건지...
공연 시작한 얼마간은 꼭 두눈 시퍼렇게 뜨고 사기당하는 기분이었달까? ^^
그게 그렇게 기분나빴는지(사소한데 목숨걸고 오기부리는...^^;;;;) 실사와 영상을 구분해보려 굉장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봤었지...
대체 어떻게 사람들이 사라지는건지...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오버랩 되는건지 눈이 빠지게 열심히 보다가 어느순간 내가 그걸 구분해내서 뭘 어쩌자는거지? 하는 생각에 내 눈이 해태눈이어도 좋다! 환상이어도 좋아! 열나 멋지기만한걸!!! 했다는... ㅡ..ㅡ
마네킹이 질투할만한 몸의 여인네가 쇼핑카트를 타고나와 남자들이 잡아두는데로 또각또각 각을 잡고 움직인다.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나와 자신의 생활과 상상을 넘나들며 연기한다.
욤욤공주에 나오던 기하학적 무늬속에 빠져버린 구두수선공처럼
거울미로처럼 무대 전체를 비추는 역동적인 'SHOW' 라는 텍스트안에서 무용수들이 움직인다
라이크라로 만들어진 의상들인지 대단한 신축성을 이용하여 꽤 독특한 비주얼을 만들어낸다
굉장히 익숙한 멜로디들 같으면서도 정작 생각해보면 제대로 아는곡 하나없고
위트있는 장면들마다 푸하~하면서도 무언가 찜찜해 하기도 하고(알아들을수없는 영어 대사때문이었는지도... ㅡㅜ)
음악들 참 좋데...
공연에 사용된 음악들을 음반으로 만들었어도 좋았으련만... 아쉽더군...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성격들을 끄덕끄덕 이해할때쯤 화려한 이미지들로 끝난다.
시각적으로 아주~ 멋졌다
음악도 좋았다
공연자체가 재미있었고 댄서들의 움직임도 아주~ 좋았다
근데...
보고나오면서 이미지들만 머릿속에 남는다...
뒤통수를 치는... 혹은 가슴을 치는 한방이 아쉬웠달까... ^^
자료출처>> LG아트센터 http://www.lgart.com/perfinfo/PerfInfoRead.aspx?seq=1481
작 품 소 개
DV8의 2005년 신작, Just For Show.
DV8은 5년의 공백을 깨고 드디어 신작을 발표한다. 이들의 첫 내한공연은 전세계 무용 팬들이 오래 기다려온 로이드 뉴슨의 신작을 가장 먼저 만나는 세계 초연 무대이기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신작 ‘Just For Show’에서 로이드 뉴슨은 그 특유의 파격적인 방식으로 '좋은 사람' 보다 '잘난 사람'이 더 인정받는 사회, 허영과 환상으로 위장한 개인들을 날카롭게 해부해 낸다. 춤과 연기, 노래까지 소화하는 DV8의 다재 다능한 무용수들과 환상적인 홀로그램 버추얼 영상은 흥미로운 시각적 경험과 함께 우리의 삶에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로이드 뉴슨이 말하는 Just For Show -
Just For Show는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졸음이 오거나 머리가 아플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기 보다는 남들에게 ‘뭔가 많이 가진 사람’, ‘근사해 보이는 사람’, ‘잘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거짓말도 하고 허풍도 떨게 되어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를 허위와 가식으로 포장하게 만드는가를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홀로그램(3차원 영상)이 사용되었습니다. 무용수들은 이 허상의 이미지들과 함께 춤추고 교류합니다. 이 기법으로 ‘무엇이 실제(real) 인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내가 보는 것, 내가 느끼는 것만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님을, 동시에 내가 수많은 환상을 만들어 내며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공 연 안 내
난해하고 지루한 무용은 상상하지 마라! 새로운 춤 연극이 온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공연단체로 손꼽히고 있는 DV8. 이들의 작품은 도저히 무용이라는
이름으로 가둘 수 없다.
영국에서 가장 먼저 스스로를 신체극단(Physical Theatre)이라 이름 붙인 예술감독
로이드 뉴슨(Lloyd Newson)의 DV8은 연극과 무용, 이념과 편견의 모든 벽을 부수며
끊임없이 파격과 일탈을 감행해 왔다.
로이드 뉴슨은 인간의 감정과 심리, 사람들의 상호관계, 그리고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명료한 메시지와 때로 과격하게
느껴질 만큼 직접적인 그의 표현방식은 전세계의 젊은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1986년 창단된 DV8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페스티벌과 세계 유수의 극장들의 위촉으로 제작된
최근작, ‘삶의 댓가(The Cost of Living / 2000 초연, 2003 Restaging)’를 비롯해서
미국 에미상(Emmy Award) 공연예술 부문을 수상했던‘엔터 아킬레스(Enter Achilles / 1995),
그리고 타임 아웃 댄스 어워드(Time Out Dance Award), 이브닝 스탠다드 발레 어워드(Evening Standard Ballet Award) 등의 권위있는 무용상들을 휩쓸었던‘Dead Dreams of Monochrome Men’
(1988) 등 무용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전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DV8의 첫 내한공연. 5년 만의 신작으로 LG아트센터 무대에서 만난다.
단 체 소 개
안무가 로이드 뉴슨(Lloyd Newson)과 DV8 Physical Theatre
로이드 뉴슨은 영국에서 뜻이 맞는 젊은 무용인들과 의기투합하여 1986년 DV8을 창단했다. 당시 영국에서 생소했던 Physical Theatre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알린 로이드 뉴슨. 무용의 추상성을 배격하고 일상적인 제스처, 연극적 동작들을 재구성해 낸 그의 안무는 기존의 무용미학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파격적인 작업이었다.
뉴슨의 작품에서는 그가 하고 싶은 분명하고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그는 그저 아름다운 동작이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의 신체이기에 가능한 모든 표현방법을 이용해 개인의 삶과 관계, 우리를 둘러싼 현실과 사회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대한 언론의 평에는 ‘진실(Truth)’ 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로이드 뉴슨은 무용을 시작하기 전 호주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의 이러한 배경은 작품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 속에 녹아있다. 영국의 Evening Standard 는‘치밀한 탐구와 정신치료학적 관찰력이 결합되어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안무를 보여준다.’고 뉴슨을 평가하기도 했다.
1988년에 발표한 그의 초기작 ‘Dead Dreams of Monochrome Men’ 은 동성애를 다루어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면서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Evening Standard Award), 타임 아웃 댄스 어워드(Time Out Dance Award)를 석권했다. 1995년작 ‘엔터 아킬레스’(Enter Achilles)는 남성들이 모여있는 술집을 배경으로 사회적 관계의 허위와 그 이면에서 개인이 겪는 고통, 약자에 대한 폭력을 간파해 냈다. 이 작품은 1995년 에미(Emmy) 상 공연예술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DV8은 평론가들, 무용계 인사들보다도 공연을 좋아하는 일반 관객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어왔다. 특히 젊은 관객들은 이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 DV8이 공연하는 극장은 마치 유명 팝스타의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이다. 관객들이 집에 가지 않고 로비에서 북적이며 이 젊고 파격적인 작품의 주인공들을 만나려고 안달하는 풍경은 유럽에서 익히 알려져 있는 것이었다. – 김윤정 / 재독 안무가
영국의 많은 현대무용 작품들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을 때 DV8을 발견한 것은 정말 가슴 뛰는 일이었다. 신선하고 과감한 행보를 보여 온 그들에겐 항상 열정적인 관객의 무리가 뒤따른다.’
- The Observer, 영국
마음을 사로잡는 무대 위의 이미지들과 유머,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움직임은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이것은 진정한 종합예술이다.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라.
- Evening Standard, 영국
뉴슨은 유머와 희망과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다. 그의 안무가 지닌 풍부함은 밀물과 썰물처럼 우리에게 밀려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순수하고 투명한 기쁨을 느끼게 한다. - The Guardian, 영국
INTERVIEW
난해하고 지루한 무용은 싫다! DV8의 로이드 뉴슨과 나눈 이야기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Just For Show를 공연하게 될 영국의 신체극단 DV8 디비에잇 피지컬 씨어터.
예술감독 로이드 뉴슨은 DV8을 창단하고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의 공연단체로 이끈 주인공이다.
그가 만들어 내는 작품처럼, 로이드 뉴슨은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솔직하고도 명확하게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5년만의 신작 초연무대로 한국 관객들과 만날 날을 기다리며
마지막 리허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와 이야기 나누었다.
신작 Just For Show는 어떤 작품인가요?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졸음이 오거나 머리가 아플 일은 없을 겁니다.(웃음)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기 보다는 남들에게 ‘뭔가 많이 가진 사람’, ‘근사해 보이는 사람’, ‘잘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거짓말도 하고 허풍도 떨게 되어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를 허위와 가식으로 포장하게 만드는가를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홀로그램(3차원 영상)이 사용되었습니다. 무용수들은 이 허상의 이미지들과 함께 춤추고 교류합니다. 이 기법으로 ‘무엇이 실제(real) 인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내가 보는 것, 내가 느끼는 것만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님을, 동시에 내가 수많은 환상을 만들어 내며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DV8을 Physical Theatre라고 명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Dance’라고 하면 온통 ‘예쁜’ 그 무엇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때론 내가 발 딛고 있는 이 세상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말처럼 느껴지죠. 그러한 한계를 벗어버리고 싶었던 것이 하나의 이유입니다.
DV8의 단원들은 모두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무용수들이고, 우리의 작품은 ‘움직임(movement)’에 기본을 두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텍스트(narrative)’로 직접 표현하면서 상황과 개념을 한정 짓기 보다 ‘움직임(movement)’을 통해 해석의 가능성을 더 많이 두게 됩니다.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기 보다는, 장면 장면을 구성하고 그 각 장면들에 연결성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말, 노래, 영상, 각종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최대한 명확한 표현방법을 찾아내죠. 이러한 우리의 작업방식 때문에 Physical Theater 라는 말이 우리에게 더 적합합니다. 이건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관객들에게 DV8의 작품이 어떤 의미이기를, 어떤 영향을 주기를 바랍니까?
나는 사람들이 DV8의 작품을 본 후에 그 작품에 대해서, 그리고 작품에서 다룬 이슈에 대해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무용작품들이 너무 추상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관객들은 작품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모른 채 객석에 앉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작품에 대해서는 서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없고 비판도 정확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가진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 기인한 것이죠?
내가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reality)’에 대한 관심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정치적, 사회적 표어를 선전하고자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개개인이 그 현실을 어떻게 경험하고, 어떤 고통과 갈등을 겪는지, 그리고 어떤 대응과 자기변화를 해 나가는지를 탐험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현실(reality)’이란 무엇인가요?
우리가 ‘현실’이라고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그 무엇이 아닐 겁니다. 같은 상황에 처해도, 같은 대상을 바라보아도 사람들 각자에게 ‘현실’은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되죠. ‘현실’은 그것을 경험하는 개개인의 감정과 심리, 개인이 만들어내는 스스로의 세계가 어떠한 것인지를 연구하지 않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처음에 어떻게 무용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뉴질랜드 발레단에서 남자 무용수를 뽑는 오디션이 있었습니다. 그 오디션 합격을 계기로 심리치료 일을 그만두고 무용수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정말 무용에 열정이 많았지만 사람들은 나의 스타일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죠. (웃음)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요?
나는 끊임없이 왜(WHY)? 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왜 이 작품을 만드는가, 왜 이것이 여기 놓여져야 하며 왜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가. 왜? 라는 질문이 없다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없어요.
나는 앞으로도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의 현재와 변화에 대해 반응하는 작품을 만들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 대해 응답하는 것, 끊임없이 나와 외부세계를 관찰하고 그것의 상황과 변화를 반영하는 것. ‘Contemporary’, 현대무용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계’는 어떤 것인가요?
항상 개인의 행복과 집단의 행복이 충돌하는 모습을 봅니다. 개인적인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큰 공동체의 행복을 앗아가는 슬픈 일들이 벌어지죠. 조지 부쉬가 대표적인 경우 아닙니까? 나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 사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조절하고 성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진행: LG아트센터
REVIEW
DV8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충격과 감동 -The Cost of Living
글: 김윤정 / 안무가
독일 생활에서 커다란 위안은 이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과 그 흔적을 직접 느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986년 영국에서 창단되면서부터 사회적으로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끊임없이 화제작을 내놓았던 DV8의 공연을 놓칠 수 없었다. 유명한 이름에 기대를 걸고 공연장을 찾지만 결국 실망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고맙게도 DV8의 안무가 로이드 뉴슨과 단원들은 명성에 걸맞는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DV8은 평론가들, 무용계 인사들보다도 공연을 좋아하는 일반 관객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어왔다. 특히 젊은 관객들은 이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 DV8이 공연하는 극장은 마치 유명 팝스타의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이다. 관객들이 집에 가지 않고 로비에서 북적이며 이 젊고 파격적인 작품의 주인공들을 만나려고 안달하는 풍경은 유럽에서 익히 알려져 있는 것이었다.
독일 에센의 Pact Zollverein에서 있었던 The Cost of Living의 5일간의 공연은 모두 매진되었고 표를 구하지 못해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안타까운 눈빛이 기억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페스티벌의 위촉작 ‘The Cost of Living’을 Tour version으로 재구성한 작품이었는데 줄곧 로이드 뉴슨의 음악을 맡았던 Paul Charlier의 매력적인 음악과 무대 뒤쪽으로 펼쳐지는 - 세상의 끝과 연결된 것만 같은 - 언덕, 하체가 없이 두 손으로 걸어 다니는 무용수 David Toole의 활약이 돋보이는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허전한 서커스, 심각한 무게감에 짓눌려 그 깊은 뜻을 이해하기도 전에 집중력을 잃고 마는 무용, 대사가 너무 많아 생각과 상상의 여유조차 주지 않는 연극… 로이드 뉴슨은 이 모든 한계를 뛰어넘어 서커스, 무용, 연극을 조화롭게 하나의 총체극으로 만나게 하는 안무가였다. 이 작품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공연예술에서 부족하기 쉬운 요소들을 모두 충족시킨 드문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즉흥적이면서도 치밀하게 계산된 관객과의 교류, 관객을 자연스럽게 무대로 불러들여 공연에 참여시키는 재치도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조각처럼 아름다운 발레리나를 연상시키는 무용수와 상체뿐인 몸을 두 팔에 의지해 걸어 다니는 무용수와의 듀엣 장면은 공연이 끝난 뒤에 많은 화제를 뿌렸다. 이전에 보았던 그 어떤 듀엣 보다도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장면임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상반신의 무용수는 더욱 추하게 보여지고 발레리나는 상대적으로 더욱 더 아름답게 보여지는 잔인한 장면이기도 했다.
로이드 뉴슨은 역설법의 대가 같았다. 아름답고 매혹적이어야 할 때, 음험한 유머를 곁들이며 이면의 숨은 추함을 드러낸다. 슬퍼야 할 때 웃게 만들고,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은 슬퍼진다.
무한한 창작의 자유는 예술가, 안무가가 누릴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특권이다. 그러나 그 특권을 누리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 자기 내면으로 소화된 작품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치열한 고민과 사색과 계산이 필요하다. 더구나 그렇게 되기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특별한 영감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뉴슨은 인간의 내면을 깊이 관찰할 수 있는 통찰력과 그 특별한 영감까지 가지고 있어 마술을 부리듯이 작품을 풀어간다.
어떤 진실도 확신도 해답도 없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런 삶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게 해주고 느끼게 해주는 뉴슨은 관객의 가슴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온다. 상투적인 미와 거짓으로 포장된 세상에 야유라도 하듯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들어내놓고 보여준다.
The Cost of Living의 마지막 장면에서 한 세상의 낙오자가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쏘고 쓰러졌다. 그리고 곧 그는 다시 일어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세상 속으로 그냥 걸어 들어갔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삶을 지속시켜야만 하리라. ‘완전이란 이미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라 시시각각 새로운 창조’라는 어느 글을 떠올려본다.
그렇게 충격과 감동과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The Cost of Living’ 이후 5년만의 신작이 우리나라 LG아트센터에서 초연 된다니 주체할 수 없는 기대감으로 가슴 설렌다.
http://sum.freechal.com/soulfree/1_5_18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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