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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사이81

표정관리 내가 고3 이후로 어제까지 꾸준히 들어오던 말이 있다.술을 마시지 않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내 표정을 표현하는 단어들조차 거의 변함없이 듣게 되는 말. "너 그렇게 세상 다 산 사람처럼 그런 표정 짓지마세상에 아무 미련없는 사람처럼 그런 얼굴로 있지마~" 이 말의 앞 뒤로는 무슨일이 있었냐~ 어디 아프냐~ 뭐 이런 말들이 붙을때도 있고다이렉트로 저 말들만 들을때도 있고...신기하게도 고3 전에는 한번도 들어본 기억이 없었던그때까지의 나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말 이었을텐데... 전혀 다른 상황, 대화의 맥락도 전혀 다를 때조차뜬금없이 저런 똑같은 소리를 듣게 되면'아~ 또 그 표정 얘기인가?' 하게된다. 어제도 그랬다.'또?' 처음에야 난 아무생각 없었다 그냥 멍하게 있었을 뿐인데 왜 그러느냐 변명도.. 2013. 11. 3.
말... 사람과 사람사이... 난... 말에 그 사람의 됨됨이가 있다고... 인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 사이라는게... 특히 우리나라처럼 인맥과 학연이 얽힌 작은 나라는 두세다리 건너면 다 알음알음 아는 사이 아닌가? 이 손바닥 만한 곳에서 나한테 하는 말이 다르고 저 사람 한테 하는 말이 다르면 삼자 대면할땐 어떻게 할건데? 사자 대면할땐? 말이라는게... 조금만 대화해도 그 사람의 됨됨이, 성격이 잘 드러나는거 아니냐? 모르겠다. 10여년의 나이차이에 따른 세대차이일지 몰라도... 난... 적어도 동고동락했던 동료를... 상사를... 팀원을... '객관적'이라는 명분으로 본인에게는 감언이설 같은 상담을... 타인에겐 본심(?)을 담은 비판을 얘기하는... 그런 사람이 싫다. 내가 높이 샀던... 내심 부러움을 넘어 존경심을 가.. 2013. 9. 28.
어떻게 살것인가 내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번 기억된 사람은 무슨일이 있지 않고서야 까먹는 법이 없다. 나름 변명이라고 하는 말이 돌에 조각해 넣는다~라고 생각하고 기억될 때까지 너무 서운해 하지 말라고 하는데.... 여하튼! 핵심은! 내 머리에 입력된 사람은 잘 안 까먹는다는 거. 근데... 오늘... 몇 년 만에 본 지인을 못 알아봤다. 이름이 똑같은데도 '동명이인?' 이라고 생각 할 정도로... 너무 달랐으니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동명이인이 아니라 동일인 이었다. 정말....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헉.... 못 본게 5년 정도 됐을까? 그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흔히 말하는 '망가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마치 오사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처.. 2013. 7. 11.
눈 내린 날 서울에도 눈이 왔다. 쌓이진 않았지만... 내가 본 올 겨울의 첫 눈 돌아가신 날 눈이 왔네요. 좋은 징조 인가요? 그러길 빕니다. 부디... 편안한 길이었기를... 이제 아픔없는 '쉼'이시길... 눈이 올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가 나온 월요일 아침 눈 내리면 만나서 저녁먹자는 친구의 문자와 동시에 지인에게서 부음訃音이 왔다. 부친상 소식... 놀라서 전화를 했더니 차근차근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얘기해 주면서... 기도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그러면서도 목소리에 눈물이 가득했다. 눈 내리는 저녁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갔다. 핼쓱한 상주의 얼굴 눈이 마주치자 약속이나 한 듯 눈물이 그렁그렁 서로 '야~ 울지마~ 울지마~' 이러면서도 덤덤한 상주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우리 말없는 .. 2012. 12. 4.
진리 8살 조카의 너무나 진지하고 진심어린 고민이 적힌 이 쪽지를 보고 내 동생도 나도 박장대소를 했다. 내용도 걸작이지만 저 우는 그림... 집안에 돌아다니는 종이가 얼마나 많은데 출처도 알 수 없는 이런 오래된 메모지는 대체 어디서 찾았니? 푸하하... 한참 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 아마도 내 동생에게 한바탕 혼나고 나서 조카녀석이 혼자 이렇게 끄적거린 모양인데 이 내용은... 자식들은 누구나 한번쯤 했던 생각이 아닐까 싶어. 특히 부모님께서 원하시던대로 살아보지 못한 자식들은... 난 스무살도 한참 지나서 뒤늦게 엄마에게 반항(?)하면서 저런 말을 했던것 같은데 이 꼬맹이는 대체 어떻게 벌써 이 진리를 깨달은걸까? 하하... 2012. 11. 5.
그녀가 세번째 울던 날 그녀와 내가 알고 지낸지... 꽤 오래 됐지. 강산이 변할만큼... 우리의 나이 앞자리 수가 두번이나 바뀔만큼... 그 오랜 세월 만나면서 그녀가 우는걸 딱 두 번 봤다. 두 번 모두 부모님의 건강 때문이었지 오늘 그녀가 3번째로 우는 목소리를 들었다. 전화로 흐느끼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데 가슴이 철렁했다. 부음을 전하는줄 알았다. 그녀의 아버지께서 암 말기 선고를 받으셨단다. 수술이라도 해 볼 수 있을줄 알았는데 수술도 불가능하단다. 치료도 못하고 그저 진통제 정도 처방해 줄 수 있는 그런 상태이신가 보다. 이럴땐 대체 무슨 말을 해야할까? 이런 일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된다고들 한다. 나도 딱히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기도해 달란다. 그러마 하고 대답했다. 벌써 기운빼지 말고 너무 슬퍼하지만.. 2012. 8. 16.